학교 "불법 설치물"…추진위 "학교 승인받도록 노력"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기습 설치 두고 학내 갈등
충남대학교 내 평화의 소녀상 기습 설치를 두고 학내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25일 충남대에 따르면 대학 본부는 지난 22일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청하는 공문을 '충남대 소녀상 추진위원회'에 보냈다.

추진위는 지난 15일 교내 서문 삼각지 잔디밭에 기습적으로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했다.

학교 측은 소녀상을 불법 설치물로 보고 공문에 다음달 22일까지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국유재산법 제74조 등 관련 법에 따라 학교가 소녀상을 철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학 본부와 추진위는 소녀상 추진위가 결성된 2017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학교 측은 "소녀상 설치에 앞서 학생·교직원 등 다양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추진위 측은 "학교에서 소녀상을 학교 밖에 설치하라는 의견만 제시하며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충남대 교수회·직원협의회·총학생회·추진위 등으로 이뤄진 교내 협의체가 구성돼 회의를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소녀상이 건립되면 정치적으로 비춰질 가능성 등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도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소녀상 기습 설치와 관련해 다양한 찬반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추진위 측은 이에 대해 "학교 승인을 받아 소녀상이 합법적 조형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그런데도 학교에서 행정적 조치를 하겠다고 강경하게 나온다면 취소 청구도 고려할 예정이지만, 먼저 학교와 대화로 풀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