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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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식 심한 남편 때문에 미치겠어요. 진짜 지긋지긋합니다."

"먹기 싫은 걸 안 먹는 것도 제 취향인데 그걸 존중하지 않는 건 저에 대한 무시 아닌가요?"

까다로운 입맛 때문에 갈등을 겪는 부부가 있다. 아내는 배우자의 편식 문제를 지적하고 고쳐보라 했다가 오히려 이혼 통보를 받았다고 공개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온라인을 통해 확산된 글에 따르면 게시자 A 씨의 남편 B 씨는 채소는 물론 해산물을 일절 먹지 않았다. 고기는 자신이 좋아하는 부위만 고집했으며 소시지 반찬이 없으면 밥을 먹지 않았다고.

A 씨는 "어쩌다 콩밥을 한 날에는 밥솥에서 콩 냄새가 난다고 3일 동안 즉석밥만 먹었으며 나물 반찬을 담은 반찬통에서는 비린내가 난다고 불평해 서로의 반찬통을 따로 쓰기도 했다"고 전했다.

닭요리는 굽거나 볶은 건 식감이 물컹하다며 튀긴 것만 먹고 달걀 후라이를 할 때도 반숙으로 해야지 조금만 더 익어도 식감이 싫다며 쳐다보지도 않았다.

A 씨는 "연애 시절에도 편식 심한 건 알고 있었는데 항상 외식만 하니까 이 정도로 심한지는 몰랐다"면서 "같이 살아보니까 밥 먹을 때마다 그놈의 냄새 타령에 미칠 거 같다. 고칠 방법이 없느냐"고 토로했다.

A 씨가 "편식을 고쳐보라"고 하자 B 씨는 "고칠 마음이 없다"면서 "내가 존중받지 못하는 느낌이다. 같이 살지 못하겠다"며 이혼을 통보했다.

이인철 변호사는 "실제로 부부 가족 간 식습관의 차이로 작은 갈등부터 큰 갈등을 겪는 사례가 있다"면서 "부부가 식습관이 다르거나 특이한 식습관이 있다는 그 자체가 이혼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누구나 각자의 기호나 자유가 있으니까 각자의 식습관이 다를 수 있다"면서 "그러나 가끔 주변에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살겠다는데 남들이 무슨 상관인가?'라고 생각하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본인의 자유와 권리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도에서 인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가족이나 배우자에게 고통을 주거나 이러한 행동으로 갈등이 심해질 경우 이혼 결심까지 갈 수 있다"면서 "헌법상의 기본권이나 법률상 권리도 타인의 기본권이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게 마련이다"라며 "결혼생활에 성공하고 행복하려면 잘못된 습관에서 벗어나 건강한 습관부터 가져야 한다. 가족 간에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변호사는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 법이다. ‘연장은 고쳐 써도 되지만 사람은 고쳐서 쓰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결혼 전 수십 년 동안 살아왔던 환경과 습관, 인격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이고 나쁜 습관이나 인격은 각고의 노력이 없이 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혼과 인생에서 성공하고 행복하려면 잘못된 습관에서 벗어나 건강한 습관 그리고 건전한 인생관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