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오른대요, 있을 때 사세요"…명품 매장 '유혹' 알고 보니 [안혜원의 명품의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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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시계·주얼리 값 줄줄이 오른다
예거르쿨트르·브레게·불가리 등
"곧 인상" 소문 구매 유도도
예거르쿨트르·브레게·불가리 등
"곧 인상" 소문 구매 유도도
“곧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고 전해 들었어요.”
“올해 하반기 인상 가능성이 높으니 물건 있을 때 구매하세요.”
지난 26일 오후 서울 강남의 유명 백화점 명품 주얼리 매장 직원들은 이같이 말하며 구매를 유도했습니다. 최근 명품업체들의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지면서 명품시계와 주얼리도 도미노 가격 인상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명품업계에서는 "가을 혼수철을 겨냥한 전략"이라고 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예거르쿨트르는 다음달 1일부터 인기 제품 중심으로 가격을 최대 12%까지 인상할 예정입니다. 지난 6월 인상 이후 3개월 만입니다. 이 시계 브랜드는 올해 들어 국내 시장에서 세 번이나 가격을 올렸습니다.
가장 인상률이 높은 제품은 예거르쿨트르의 간판 모델인 ‘리베르소’ 제품군입니다. 리베르소 제품은 디자인별로 590만~500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습니다. 가격 인상률을 반영하면 600만원대부터 5500만원선까지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직사각형 모양이 특징인 이 시계는 결혼 예물로 선호도가 높습니다. 최근 럭셔리 제품 가격은 계속 오르는 추세입니다.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브레게도 오는 9월부터 전제품 가격을 6% 이상 인상합니다. ‘레인드네이플컬렉션’의 최고가 모델은 기존 4억6300만원대에서 5억원 수준으로 오릅니다. 앞서 오메가와 까르띠에도 일부 제품 가격을 약 3~5% 인상했습니다.
주얼리 브랜드 중에선 다미아니와 불가리 등이 인상 카드를 예고했습니다. 다미아니는 다음달 1일부터 10~13% 안팎으로 가격을 상향 조정합니다. 올해 5월 인상 이후 4개월 만입니다. 불가리도 내달 5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3~7%가량 인상합니다. 지난해 4차례 가격을 올린 불가리는 올해도 벌써 두 번째 인상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에 가격을 조정하는 브랜드들은 모두 보석과 시계를 주력으로 생산·판매하는 곳들입니다. 가을 혼수철을 앞두고 가격을 인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명품 브랜드는 매년 1~3회가량 가격을 인상하는데 주로 결혼식이 몰린 봄과 가을에 가격을 올립니다.
명품시계나 주얼리 제품은 기본적으로 수백만~수천만원대 고가 제품이라 인상률이 크지 않아도 인상액은 상당히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격이 1~2%만 올라도 소비자 가격이 수십만~수백만원씩 뜁니다. 명품업체들은 가격 인상 이유로 환율 변동과 원자재 상승 등을 꼽습니다. 하지만 수시로 이뤄지는 가격 인상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단 반응입니다. 한편으로는 가격 인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오픈런(Open run·백화점 개장을 기다렸다가 문이 열리기 무섭게 매장으로 달려가는 것)’ 등 사재기 현상이 빚어지는 것을 노린 상술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로 이번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소식은 판매원들이 우수고객(VIP)들에게 정보를 흘리면서 인터넷 명품 커뮤니티를 통해 구전됐습니다. 이날 불가리 매장을 방문한 고객 민모 씨(33)는 "갖고 싶던 귀걸이가 있었는데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을 온라인에서 접하고 지금이 아니면 못 살 것 같아 구매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가격 인상에 대한 ‘본사 지침’은 실제 인상 시점에 임박해 내려오는 탓에 소비자들 피해도 적지 않습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수백만~수천만원을 더 내거나, 가격 인상설을 믿고 구매 시기를 무리하게 앞당기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죠. 지난해 결혼 예물로 롤렉스 시계를 구입했다는 회사원 박모 씨는 “당시 매장 직원으로부터 가격 인상 조치가 있을 것이란 이야기를 듣고 한 달 전 미리 제품을 구입했지만 되레 값이 떨어졌다”고 푸념했습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올해 하반기 인상 가능성이 높으니 물건 있을 때 구매하세요.”
지난 26일 오후 서울 강남의 유명 백화점 명품 주얼리 매장 직원들은 이같이 말하며 구매를 유도했습니다. 최근 명품업체들의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지면서 명품시계와 주얼리도 도미노 가격 인상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명품업계에서는 "가을 혼수철을 겨냥한 전략"이라고 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예거르쿨트르는 다음달 1일부터 인기 제품 중심으로 가격을 최대 12%까지 인상할 예정입니다. 지난 6월 인상 이후 3개월 만입니다. 이 시계 브랜드는 올해 들어 국내 시장에서 세 번이나 가격을 올렸습니다.
가장 인상률이 높은 제품은 예거르쿨트르의 간판 모델인 ‘리베르소’ 제품군입니다. 리베르소 제품은 디자인별로 590만~500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습니다. 가격 인상률을 반영하면 600만원대부터 5500만원선까지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직사각형 모양이 특징인 이 시계는 결혼 예물로 선호도가 높습니다. 최근 럭셔리 제품 가격은 계속 오르는 추세입니다.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브레게도 오는 9월부터 전제품 가격을 6% 이상 인상합니다. ‘레인드네이플컬렉션’의 최고가 모델은 기존 4억6300만원대에서 5억원 수준으로 오릅니다. 앞서 오메가와 까르띠에도 일부 제품 가격을 약 3~5% 인상했습니다.
주얼리 브랜드 중에선 다미아니와 불가리 등이 인상 카드를 예고했습니다. 다미아니는 다음달 1일부터 10~13% 안팎으로 가격을 상향 조정합니다. 올해 5월 인상 이후 4개월 만입니다. 불가리도 내달 5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3~7%가량 인상합니다. 지난해 4차례 가격을 올린 불가리는 올해도 벌써 두 번째 인상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에 가격을 조정하는 브랜드들은 모두 보석과 시계를 주력으로 생산·판매하는 곳들입니다. 가을 혼수철을 앞두고 가격을 인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명품 브랜드는 매년 1~3회가량 가격을 인상하는데 주로 결혼식이 몰린 봄과 가을에 가격을 올립니다.
명품시계나 주얼리 제품은 기본적으로 수백만~수천만원대 고가 제품이라 인상률이 크지 않아도 인상액은 상당히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격이 1~2%만 올라도 소비자 가격이 수십만~수백만원씩 뜁니다. 명품업체들은 가격 인상 이유로 환율 변동과 원자재 상승 등을 꼽습니다. 하지만 수시로 이뤄지는 가격 인상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단 반응입니다. 한편으로는 가격 인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오픈런(Open run·백화점 개장을 기다렸다가 문이 열리기 무섭게 매장으로 달려가는 것)’ 등 사재기 현상이 빚어지는 것을 노린 상술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로 이번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소식은 판매원들이 우수고객(VIP)들에게 정보를 흘리면서 인터넷 명품 커뮤니티를 통해 구전됐습니다. 이날 불가리 매장을 방문한 고객 민모 씨(33)는 "갖고 싶던 귀걸이가 있었는데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을 온라인에서 접하고 지금이 아니면 못 살 것 같아 구매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가격 인상에 대한 ‘본사 지침’은 실제 인상 시점에 임박해 내려오는 탓에 소비자들 피해도 적지 않습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수백만~수천만원을 더 내거나, 가격 인상설을 믿고 구매 시기를 무리하게 앞당기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죠. 지난해 결혼 예물로 롤렉스 시계를 구입했다는 회사원 박모 씨는 “당시 매장 직원으로부터 가격 인상 조치가 있을 것이란 이야기를 듣고 한 달 전 미리 제품을 구입했지만 되레 값이 떨어졌다”고 푸념했습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