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에 투자하는 전문가들은 흔히 나스닥 기업은 임상 결과에, 코스닥 기업은 기대에 주가가 움직인다고들 합니다. 지난주에는 박셀바이오가, 이번주에는 앱클론이 임상 발표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뛰어올랐습니다. 박셀바이오는 다음달 1일 임상 2상의 중간 결과를, 앱클론은 3분기에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신약 벤처들의 임상 소식을 듣다 보면 1상과 2상, 3상 또는 ‘중간 결과’ ‘톱라인’ 같은 단어를 자주 보게 됩니다. 전문가가 아니고는 임상 결과를 정확히 해석하기는 어렵지만, 이들 용어를 알면 약물 개발 진전 여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보통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은 1상, 2상, 3상 순으로 진행됩니다. 임상 1상은 후보물질의 안전성 확인이 최우선입니다. 이 때문에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허가당국은 암과 같은 중증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임상 1상부터 곧장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을 허용해주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엔 임상 1상에서도 후보물질의 효능을 일부 확인할 수 있기도 합니다. 앱클론이 임상 1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기대를 받고 있는 것도 효능 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임상 2상의 주목적은 안전성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약의 효능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임상 1상에 비해 대상 환자도 더 많아집니다. 이번엔 박셀바이오가 말하는 중간 결과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겠습니다. 허가당국에 임상계획 승인을 받을 때 제출한 환자 수가 아니라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얻은 데이터가 중간 결과입니다. 암은 재발 여부 확인을 위한 추적조사 기간이 중간 결과에선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최종 결과와는 다를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합니다. 박셀바이오는 목표한 환자 28명 중 투약을 마친 12명의 중간 결과를 공개할 계획입니다.

톱라인 결과라는 표현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톱라인은 각 임상시험에서 후보물질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허가당국에 제출한 각 평가기준에 대한 결과의 요약입니다. 항암제라면 치료 후 재발까지 걸린 기간(PFS), 종양 크기가 줄어들거나 사라진 환자의 비율(ORR) 등이 대표적인 평가기준이죠. 톱라인을 보면 임상시험의 성패를 알 수 있습니다.

임상 3상은 허가당국의 신약 허가를 받기 위해 진행하는 대규모 임상입니다. 임상으로는 최종 단계라고 보면 됩니다. 환자도 1상과 2상에 비해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듭니다. 항암제는 수천억원이 소요되기도 합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