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하락세를 멈추고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베어마켓 랠리(하락장 속 일시적 상승)가 끝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추세 하락보다는 당분간 2400~2500선에서 움직이는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베어마켓 랠리 끝났다" vs "연말께 코스피 2800"
26일 코스피지수는 0.15% 상승한 2481.03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저점 대비 10.08% 오른 뒤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3거래일째 반등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지난달 이후 이어진 베어마켓 랠리가 다시 재현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예상보다 호실적을 기록한 지난 2분기와 달리 3분기부터는 기업 실적 하향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 합계가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종을 제외해도 5.6%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최근 1개월간 4.9% 하향 조정됐다.

둔화되는 중국 경기도 국내 증시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부동산 부문이 너무 취약한 상태인데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되지 않는 한 성장세는 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당 133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 역시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베어마켓 랠리는 미 중앙은행(Fed)이 내년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시작됐지만 최근 다시 이런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다”며 “반등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증시는 금리 인상에 따른 할인율에 취약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추가적인 급락세가 진행되기보다는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는 미 잭슨홀 미팅 등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상태”라며 “다음달 2일 발표될 미 고용지표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기다리며 당분간 2400~2500 사이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상태지만 한국의 재무 건전성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어서 증시가 추가 급락하진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5년물은 2009년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국내 증시는 추세 하락보다 조정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랠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9월 말 코스피지수가 2600선에 안착하고 연말 2800선 탈환을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달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금리가 피크아웃(정점 통과)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증시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