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인천 등 수도권 부동산 매매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는 가운데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대규모 미달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3년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4, 25일 청약한 경기 안성 공도읍 ‘라포르테 공도’는 일반 980가구 모집에 38가구만 접수됐다. 전체 공급물량의 96%가 미달한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 특수를 누리는 평택도 매수 심리 위축을 피해가지 못했다. DL건설이 9~11일 평택시 현덕면에 공급한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4BL)’는 816가구 일반 모집에 385가구만 접수됐고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2-BL)’는 953가구를 모집했지만 352가구만 응모했다. 이 두 단지에서만 1000가구 이상의 미달 물량이 발생했다.

수도권 분양시장은 한때 ‘청약불패’ 지역이라고 불렸지만 신규 공급물량이 많은 지역이어서 부동산 조정기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지역은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까지 우려할 처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경기 지역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496가구로, 전달 대비 21.9% 증가했다.

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인식, 경기 침체 우려 등이 겹치면서 시장의 관망세는 짙어지고 있다. 이달 넷째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2.9로, 16주 연속 하락했다. 2019년 7월 첫째주(80.3) 후 3년1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는 전주 88에서 85.2로, 인천도 같은 기간 85에서 83.8로 떨어졌다. 수도권 수급지수는 86.3에서 84.3으로 내렸다. 이 역시 2019년 7월 첫째주 후 3년1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네 차례 연속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서 매수 심리가 그 어느 때보다 위축됐다”며 “집값이 바닥 다지기를 할 때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