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세계인 말맛도 잡았다…종영에도 글로벌 인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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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개 언어로 자막 서비스…10개 언어로 시작해 점차 확대
연어유희 뉘앙스 살려 맞춤형 번역…'기러기'·'토마토'→'Kayak'·'deed'
'아재개그' 대사 번역까지…"김민식입니다람쥐"→"Kim Min-sickly prickly" 최근 종영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의 인기가 해외에서도 식을 줄 모른다.
26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우영우'는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 총 31개 언어로 자막 서비스가 되고 있다.
우영우는 처음에는 10개 언어로 번역돼 본방송 직후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 인기가 치솟으면서 언어 자막 서비스도 아시아에서 유럽, 남미 국가 등으로 점차 확대됐다.
영어 더빙판 작업도 진행 중이며 다른 언어 더빙판도 제작될 예정이다.
자막 서비스 확대와 함께 드라마 주간 시청 시간도 계속 늘고 있다.
처음 시청 시간이 집계된 7월 둘째 주(4∼10일)에는 2천395만 시간을 기록했지만, 8월 셋째 주(15∼21일)에는 7천743만 시간으로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로 국내에서 신드롬을 불러온 '우영우'가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었던 데는 현지 문화를 반영해 말맛을 살려낸 번역의 힘이 크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천재적 두뇌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는 언어유희를 활용한 대사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역삼역?"
앞뒤 순서를 바꿔도 똑같은 단어의 나열로 이뤄진 우영우의 자기소개는 각국 언어로도 거꾸로 뒤집어도 동일한 단어로 번역됐다.
영어로는 'Kayak'(카약), 'deed'(행위), 'rotator'(회전), 'noon'(정오), 'racecar'(레이싱카)로 번역됐다.
일본어로는 'キツツキ'(딱따구리), 'こねこ'(아기고양이), 'みなみ'(남쪽), 스페인어로는 'arenera'(모래상자), 'somos'(우리는), 프랑스어로는 'radar'(레이더), 'elle'(그녀), 'ressasser'(반복하다) 같은 표현을 끌어왔다. 영어 자막 중에는 역삼역을 대체할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해 'Yeoksam station'(역삼역)으로 번역됐는데, 이를 두고 번역가의 고뇌가 느껴진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역삼역은 더빙판에서는 'Civic'(일본 자동차 브랜드)으로 번역될 예정이다.
극 중 어이없는 웃음을 터트리게 한 털보 사장의 '아재 개그'도 말장난 특유의 뉘앙스를 잘 살려 번역됐다.
털보 사장은 소개팅 자리에서 "저는 김민식입니다람쥐"라고 하는데, 이 대사는 "I'm Kim Min-sickly prickly"(저는 김민식클리, 프리클리)로 번역됐다.
말미에 비슷한 발음이 나는 'sickly', 'prickly''를 연이어 붙여 장난스러운 느낌을 준 것이다.
"쫄면 먹고 쫄면 안돼"는 "Eat your 'noodles', not your 'strudel'. Don't 'doodle' on your 'noodles'"로 쓰였다.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스트루들'(빵의 한 종류) 먹지 말고 '누들'(국수) 먹어, '누들'(국수) 위에 '두들'(낙서)하지 말고"란 뜻이다.
"바나나 먹으면 나한테 반하나?'라는 대사에서 '반하나?' 부분은 'will you find me a-peeling'(제가 어필하는 걸 알 텐데)로 번역됐다.
바나나 등의 껍질을 깐다는 뜻인 'peeling' 앞에 'a'를 덧붙여 어필한다는 뜻의 'apeeling'을 만든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에는 글로벌 플랫폼을 타고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면서 해외 시상식 등에서 화제가 될 정도로 번역이 주목받는다"며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보다는 현지 문화에 어울리게 의역을 해야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 역시 "말에는 함의가 있고 사회에서 통용되는 의미가 있다"며 "문화권이 달라지면 똑같이 말해도 뜻이 안 통하기도 하는데, 그런 디테일을 반영해 번역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190여개국에 작품을 서비스하는 넷플릭스 역시 번역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넷플릭스는 작품의 특성과 창작자의 의도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도록 '크리에이티브 가이드라인(artistic guideline)'을 개발해 세계 각지 협력사에 공유한 뒤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대사를 단순하게 직역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분위기와 대사의 뉘앙스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둬 적절하게 의역을 하는 것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우영우'의 경우 대본을 통해 한국어 특유의 언어유희가 많다는 점을 인지했고, 이런 말맛이 자막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초기 단계부터 긴밀히 소통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연어유희 뉘앙스 살려 맞춤형 번역…'기러기'·'토마토'→'Kayak'·'deed'
'아재개그' 대사 번역까지…"김민식입니다람쥐"→"Kim Min-sickly prickly" 최근 종영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의 인기가 해외에서도 식을 줄 모른다.
26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우영우'는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 총 31개 언어로 자막 서비스가 되고 있다.
우영우는 처음에는 10개 언어로 번역돼 본방송 직후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 인기가 치솟으면서 언어 자막 서비스도 아시아에서 유럽, 남미 국가 등으로 점차 확대됐다.
영어 더빙판 작업도 진행 중이며 다른 언어 더빙판도 제작될 예정이다.
자막 서비스 확대와 함께 드라마 주간 시청 시간도 계속 늘고 있다.
처음 시청 시간이 집계된 7월 둘째 주(4∼10일)에는 2천395만 시간을 기록했지만, 8월 셋째 주(15∼21일)에는 7천743만 시간으로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로 국내에서 신드롬을 불러온 '우영우'가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었던 데는 현지 문화를 반영해 말맛을 살려낸 번역의 힘이 크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천재적 두뇌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는 언어유희를 활용한 대사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역삼역?"
앞뒤 순서를 바꿔도 똑같은 단어의 나열로 이뤄진 우영우의 자기소개는 각국 언어로도 거꾸로 뒤집어도 동일한 단어로 번역됐다.
영어로는 'Kayak'(카약), 'deed'(행위), 'rotator'(회전), 'noon'(정오), 'racecar'(레이싱카)로 번역됐다.
일본어로는 'キツツキ'(딱따구리), 'こねこ'(아기고양이), 'みなみ'(남쪽), 스페인어로는 'arenera'(모래상자), 'somos'(우리는), 프랑스어로는 'radar'(레이더), 'elle'(그녀), 'ressasser'(반복하다) 같은 표현을 끌어왔다. 영어 자막 중에는 역삼역을 대체할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해 'Yeoksam station'(역삼역)으로 번역됐는데, 이를 두고 번역가의 고뇌가 느껴진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역삼역은 더빙판에서는 'Civic'(일본 자동차 브랜드)으로 번역될 예정이다.
극 중 어이없는 웃음을 터트리게 한 털보 사장의 '아재 개그'도 말장난 특유의 뉘앙스를 잘 살려 번역됐다.
털보 사장은 소개팅 자리에서 "저는 김민식입니다람쥐"라고 하는데, 이 대사는 "I'm Kim Min-sickly prickly"(저는 김민식클리, 프리클리)로 번역됐다.
말미에 비슷한 발음이 나는 'sickly', 'prickly''를 연이어 붙여 장난스러운 느낌을 준 것이다.
"쫄면 먹고 쫄면 안돼"는 "Eat your 'noodles', not your 'strudel'. Don't 'doodle' on your 'noodles'"로 쓰였다.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스트루들'(빵의 한 종류) 먹지 말고 '누들'(국수) 먹어, '누들'(국수) 위에 '두들'(낙서)하지 말고"란 뜻이다.
"바나나 먹으면 나한테 반하나?'라는 대사에서 '반하나?' 부분은 'will you find me a-peeling'(제가 어필하는 걸 알 텐데)로 번역됐다.
바나나 등의 껍질을 깐다는 뜻인 'peeling' 앞에 'a'를 덧붙여 어필한다는 뜻의 'apeeling'을 만든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에는 글로벌 플랫폼을 타고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면서 해외 시상식 등에서 화제가 될 정도로 번역이 주목받는다"며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보다는 현지 문화에 어울리게 의역을 해야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 역시 "말에는 함의가 있고 사회에서 통용되는 의미가 있다"며 "문화권이 달라지면 똑같이 말해도 뜻이 안 통하기도 하는데, 그런 디테일을 반영해 번역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190여개국에 작품을 서비스하는 넷플릭스 역시 번역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넷플릭스는 작품의 특성과 창작자의 의도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도록 '크리에이티브 가이드라인(artistic guideline)'을 개발해 세계 각지 협력사에 공유한 뒤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대사를 단순하게 직역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분위기와 대사의 뉘앙스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둬 적절하게 의역을 하는 것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우영우'의 경우 대본을 통해 한국어 특유의 언어유희가 많다는 점을 인지했고, 이런 말맛이 자막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초기 단계부터 긴밀히 소통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