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 강세를 띠면서 금값이 하락하고 있다. 잭슨홀 미팅이 시작된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Fed) 인사들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내면서 금값과 반대로 움직이는 달러 가치가 상승했다.

25일 오후 9시 25분(현지시간) 기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가격은 전날 대비 3.90달러(0.22%) 하락한 트로이온스(31.1g)당 1767.50달러에 거래됐다. 달러화 강세가 금값 하락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값은 달러와 반대로 움직인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참석하는 잭슨홀 미팅이 개막한 가운데 Fed의 통화 긴축 의지가 재확인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25~27일 열리는 잭슨홀 미팅은 매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린다.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 저명 학자들이 참석한다. 전 세계 통화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한국시간으로 26일 오후 11시에 예정됐다. 파월 의장의 발표를 앞두고 25일 오후 9시 기준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는 전날 대비 0.07% 오른 108.55달러를 기록했다.
25일 금 12월물 추이./사진=블룸버그 캡쳐
25일 금 12월물 추이./사진=블룸버그 캡쳐
현재까지 시장에선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Fed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데 모든 화력을 집중할 것이란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CNBC는 전했다.

시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금리 인상폭에 대한 단서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Fed는 지난 6월과 7월에 두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다음 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도 자이언트 스텝을 이어갈지, 빅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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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Fed 인사들은 매파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금리 인상폭에 대해 시사하진 않았지만 금리 인상 기조를 접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5일 잭슨홀에서 가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기준금리는 연 2.33%로 충분히 높지 않다"면서 "Fed는 연말까지 금리를 연 3.75~4% 범위로 신속히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금리 인상을 앞당겨 시행하는 것을 선호한다"면서 "금리 인상을 늦추기보다 빨리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잭슨홀 미팅을 주최하는 캔자스시티 연은의 에스더 조지 총재는 "Fed가 아직 경제에 부담을 주는 수준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면서 "당분간 연 4% 이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