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은 대상에 의해 우리에게 감각적으로 주어진 것을 오감(五感)을 통해 받아들이는 능력이다. ‘지성’은 개념을 형성하고, 그 개념에 근거하여 주어진 상황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능력을 말한다. … 상상력이 감성의 내용을 지성으로 전달할 때 결합이 이루어지는 반면, 상상력에 의해 지성의 내용이 감성으로 전달될 때 도식화가 일어난다. (중략)

㉠재생적 상상력은 오감을 통해 느껴지는 다양한 감각들을 재생하여 결합하는 능력으로, 먼저 무질서하고 다양한 감각들을 훑어본 다음 훑어본 것을 재생하여 결합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종합’이라고도 하는데, 서로 다른 시간들에서 경험한 것을 하나의 통일된 것으로 결합하게 한다. 가령 내가 사과를 보았을 때 오감으로 느껴지는 다양한 감각들을 훑어보고 모아서 그 사과를 하나의 상(像)으로 결합해 내는 경우는 재생적 상상력에 의해서 종합이 일어난 것이다.

㉡생산적 상상력은 도식(Schema)을 능동적으로 만드는 능력이다. 도식은 감각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경험 이전에 있으면서 그 경험을 인식하게 하는 선험적 형식을 말한다. 이러한 도식은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인 감각과 연결하여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나아가 생산적 상상력은 도식을 창조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유롭게 응용할 수도 있게 된다.

- 2022학년도 7월 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

감성… 지성

“감성이 참 풍부한 사람이군.” “지성인이라면 그럴 수 없지.”

우리는 슬픈 영화를 보고 눈물짓는 사람을 보거나 뭔가 해서는 안 될 짓을 한 사람을 보면 위와 같이 말한다. 혹은 예술가들은 감성이 풍부하다고 하거나 과학자들은 지성을 갖춘 사람이라고도 한다. 이는 ‘감성’, ‘지성’이라는 말을 제대로 알고 사용한 것일까?

‘감성’은 자극이나 그 변화를 느끼는 성질로, 외계의 대상을 오관(五官: 다섯 가지 감각 기관, 눈 귀 코 혀 피부)으로 감각하고 지각하여 표상을 형성하는 인간의 인식 능력이다. 어떤가? 슬픈 영화를 보고 눈물짓는 것을 감성이라 할 수 있을까? 혹시 그것은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해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을 뜻하는 ‘감정’과 혼동한 것은 아닐까? ‘지성’도 그렇다. 지성은 지각된 것을 정리하고 통일해 이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식을 낳게 하는 정신 작용이다. 이를 사람들은 ‘지식’(어떤 대상에 대해 배우거나 실천을 통해 알게 된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 알고 있는 내용이나 사물)과 혼동하기 쉽다.

지문에서 감성은 대상을 감각하는 것을, 지성은 개념 형성과 개념에 의한 판단을 말한다. 일상생활에서 잘못 사용한 예를 가지고 읽다 보면 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다.

결합… 도식화… 재생적 상상력… 생산적 상상력

개념은 개념으로 정의된다고 했다. 따라서 개념을 이해하려면 그것을 정의하는 핵심 개념, 즉 본질(종차)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지문에서 ‘재생적 상상력’과 ‘생산적 상상력’이라는 개념이 설명돼 있는데, 각각을 이해하려면 ‘결합’과 ‘도식화’라는 핵심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지문에 ‘상상력이 감성의 내용을 지성으로 전달할 때 결합이 이루어지는 반면, 상상력에 의해 지성의 내용이 감성으로 전달될 때 도식화가 일어난다’고 하였다. 이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의미와 혼동해 쓰는 경우 많아
이를 고려하여 ‘재생적 상상력’과 ‘생산적 상상력’을 이해해 보자.

지문에 재생적 상상력은 ‘감각들을 … 결합하는 능력’이고, 나아가 ‘서로 다른 시간들에서 경험한 것을 하나의 통일된 것으로 결합하게 한다’고 하였다. 여기서 ‘통일된 것’은 ‘사과’의 예에서 언급한 ‘하나의 상(像)’을 말한다. 그렇다면 ‘통일된 것’ ‘하나의 상(像)’은 위에서 말한 ‘지성으로 전달’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지문에 생산적 상상력은 ‘도식(Schema)을 능동적으로 만드는 능력’이라 하면서 ‘도식’을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인 감각과 연결하여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라 했다. 여기서 ‘개념을 구체적인 감각과 연결하여 이해’한다는 것은 위에서 말한 ‘지성의 내용이 감성으로 전달’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개념을 설명하는 지문에서는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에 관한 문제가 꼭 출제된다. 따라서 개념을 이해하는 글 읽기는 아무리 훈련해도 지나치지 않음을 명심하자.

경험 이전에 있으면서 그 경험을 인식하게 하는 선험적 형식

신철수 성보고 교사
신철수 성보고 교사
일전에 ‘경험’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뜻하는 ‘자신이 실제로 해 보거나 겪어 봄. 또는 거기서 얻은 지식이나 기능’이 아니라 철학의 인식론에서 사용하는 경험, 즉 ‘객관적 대상에 대한 감각이나 지각 작용에 의해 깨닫게 되는 내용’으로서의 경험을 알아두라 했다. 이와 함께 ‘선험(先驗)’의 의미를 알아두자. 선험은 경험에 앞서 선천적으로 가능한 인식 능력이다. 그래서 지문에 ‘경험 이전에 있다’고 ‘선험적 형식’을 설명했던 것이다. 따라서 선험적 형식은 감각이나 지각 작용에 앞서(이전에) 갖고 있는 인간의 능력이다. ‘경험’과 ‘선험’은 인식론 분야에서 많이 언급되는 개념이므로 알아뒀다가 글 읽기에 이용하면 좋다.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의미와 혼동해 쓰는 경우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