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사진=연합뉴스)
이번주(29일~9월2일) 국내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지속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경기와 무관한 구조적 성장주, 정책 수혜주, 경기방어주 중심의 방어적 포트폴리오 유지를 권고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지수는 2420~2520선 범위 내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77포인트(0.15%) 오른 2481.03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31억원, 1005억원을 순매수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은 2542억원 순매도해 차익 실현에 나섰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당분간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을 시사하면서 하락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3% 급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3.37%, 3.94% 밀렸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열린 잭슨홀 연설에서 Fed가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고 자신할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월가는 파월의 발언이 뚜렷하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었다며 예상보다 일찍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한동안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데 시장이 놀랐다고 평가했다.

7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5조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글로벌 경기 개선 국면에서 외국인 자금이 한국 주식시장으로 유입됐던 과거 경험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스마트 머니의 경기베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경기에 민감한 주식과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주식으로 나눠보면 꾸준히 경기에 민감한 주식 중심의 베팅이 들어오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국인 자금은 경기회복에 강하게 베팅하고 있다기보다는 낙폭과대 주식에 대해 선별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외국인 순매수는 숏커버링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 국면은 역금융 장세와 역실적 장세의 중간 영역으로 판단된다"며 "최근 기술적 반등은 인플레이션이 이미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Fed의 태도가 완화적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기대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물가는 인플레이션 정점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엔 천천히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Fed의 유동성 축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인상의 실물경제 충격이 나타나며 주식시장에는 역실적 장세가 도래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8월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와 과학법 두 법안을 발효함으로써 미국이 IT, Green 두 분야에서 미국산 제품 우선구매, 미국 중심의 첨단 산업 분야 공급망 재편을 중심으로 대외경제정책을 운용할 것임을 천명했다. IT, Green 두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이 미국 중심으로 형성되는 경우 수혜받을 주식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잭슨홀 미팅에 쏠렸던 시장 이목은 미국 컨퍼런스보드 소비자기대지수(8월 30일), 중국 NBS 제조업 PMI(31일), ISM 제조업 지수, 차이신 제조업 PMI, 한국 수출(9월 1일), 미국 실업률(2일)을 위시한 8월 주요 경제지표 발표로 이동해갈 전망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포트폴리오 전략 주도권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 원·달러 환율 1350원대 고점통과를 경계로 모멘텀/액티브 알파에서 인덱스/패시브 베타 플레이 우위로 이동해갈 것"이라며 "이제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은 실적과 정책 모멘텀, 인플레이션 리스크 헤지 가능성 등을 복합고려한 종목대안별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