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A(70)씨는 지난 23일 오후 2시30분쯤 만취 상태로 이웃집을 찾아갔다가 집주인 임 모(70대·여) 씨가 키우는 반려견을 구타해 죽였다.
A씨는 강아지가 자신의 손가락을 물었다는 이유로 강아지를 바닥에 여러 차례 내리치고 주먹과 발로 때린 뒤 달아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임 씨의 반려견은 피투성이가 된 채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조만간 당사자들을 불러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정확한 적용 혐의를 결정할 방침이다.
민박집을 운영하는 임 씨는 딸 내외가 3년 전 동물병원에서 입양한 강아지를 올해 봄 잠시 맡았다가 정이 들어 그때부터 함께 지냈다. 임 씨는 딸이 퇴근하거나 손녀들이 하교하기 전까지 홀로 지냈기에 반려견에게 많이 의지했다고 한다.
임 씨 사위 정 모 씨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경찰의 미온적인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정 씨는 "이웃에 사는 마을회관 노인회장 A씨가 주취 상태에서 고령의 장모님이 홀로 계시는 집에 찾아와 조그만 애완견을 주먹과 발로 무참하게 살해하고 나갔다"면서 "출동한 강동파출소 경찰은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오히려 A씨 손가락에서 피가 난다며 걱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씨는 "경찰에게 무단주거침입, 동물보호법 위반, 재물손괴 등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을 땐 '법에 대해 잘 모른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A씨의 음주 측정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도 답변을 주지 않았다고 정 씨는 주장했다.
그러면서 "처형의 말에 따르면 A씨는 본인도 개에게 물렸다고 손해배상청구를 한다고 으름장을 놨다"며 "장모님과 처가 식구들, 우리 가족은 충격에 빠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두유를 무참히 살해하고도 떳떳한 가해자를 보니 현재보다 엄중한 동물보호법의 제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