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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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극심한 가뭄에 따른 작황 부진을 이유로 싸라기(부스러진 쌀알) 수출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밀 설탕 등에 이어 싸라기 수출 제한까지 검토하자 인도가 식량보호주의를 자극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8일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100% 싸라기 수출을 제한할지를 논의하고 있다. 곧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싸라기는 동물 사료와 에탄올 원료로 주로 쓰인다. 중국은 소 등 동물 사료의 원료로 인도산 싸라기를 수입하지만 일부 아프리카 빈국에서는 식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인도가 싸라기 수출 제한 카드를 만지작거리게 된 것은 쌀 주요 산지의 강수량 부족으로 작황 부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인도의 쌀 주요 산지인 서벵골, 비하르, 우타르프라데시주 등에선 최근 강수량이 줄어 농부들이 모내기를 못하고 있다. 인도 농업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인도에서 경작 중인 논 규모는 지난해보다 8.3% 줄어든 3437만㏊다. 경작 면적이 줄어 올해 수확하는 쌀의 양도 감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싸라기 수출을 막으면 중국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가뭄으로 쌀농사에 비상이 걸린 중국은 최근 인도산 싸라기 수입을 늘려 왔다. 인도산 싸라기로 식량을 충당해온 세네갈 등 일부 아프리카 국가의 식량위기도 가중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싸라기는 대부분 사료 원료로 쓰이긴 하지만 인도가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만큼 글로벌 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도는 1년에 쌀 2150만t가량을 수출한다. 세계 쌀 수출량의 약 40%를 점유한 최대 수출국이다. 인도의 연간 싸라기 수출량은 360만t이다.

인도 정부는 일반 식용 쌀의 수출 제한까지 검토하지는 않고 있다. 이달 초 인도의 쌀 재고는 4100만t으로 필요 물량(1350만t)보다 많다.

인도는 지난 5월 밀과 설탕 수출을 제한하는 등 최근 식량보호주의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밀가루 수출도 제한했다. 이를 두고 국제 사회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인도 내에서도 장기적인 시장 점유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