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비 "이제 무관은 나랑 무관"…LCK 서머 결승, 이변은 없었다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는 게임을 넘어 스포츠, 그리고 문화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인상 깊었던 경기들은 물론, 궁금했던 뒷이야기 나아가 산업으로서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 분석합니다.

2022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의 우승자가 28일 정해졌다. 이변은 없었다. 서머 정규리그를 제패하고 17승 1패로 1위에 올랐던 젠지 e스포츠가 완승을 거뒀다. 2018년 젠지로 팀 명을 바꾼 후 첫 번째 LCK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전신인 삼성 갤럭시 시절인 2014년 LCK 우승 이후로는 무려 8년 만의 우승이다.

이번 우승으로 도란(최현준), 쵸비(정지훈). 룰러(박재혁), 리헨즈(손시우) 등 4명의 선수는 모두 커리어 첫 LCK 우승을 맛보게 됐다. 특히 쵸비는 커리어 첫 우승으로 ‘무관의 제왕’이라는 설움을 털어냈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쵸비 스스로도 "이제 무관이라는 말이 저랑 무관해져서 너무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결승전 시작 전부터 관계자들이 모두 젠지의 우승을 예측하는 등 승리가 점쳐졌다. 하지만 3 대 2, 3 대 1 등 대부분 접전을 예상했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젠지의 3 대 0 압승이었다.

젠지는 모든 라인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단단한 경기력으로 T1을 무너뜨렸다.

1세트에선 젠지의 첫 번째 옵션인 ‘룰러 엔딩’이 나왔다. 드래곤과 바론 남작 등 오브젝트를 둘러싼 한타에서 트리플킬과 쿼드라킬을 연이어 기록했다. 결국 16킬 1데스로 하이퍼 캐리를 선보였다. 상대의 플레이 메이킹을 억제하는 도란과 피넛의 단단함도 승리에 기여했다.

2세트에선 젠지만이 가진 강점이 눈에 띄었다. 바로 리헨즈(손시우)의 챔피언 폭이다. T1에게 유미를 허용한 젠지는 다른 팀은 선택하지 않는 서포터 신지드라는 시그니처 픽으로 이를 파훼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미드 라인 갱킹에 성공하면서 T1의 승리 플랜인 레넥톤의 성장을 막은 젠지의 운영도 빛났다.

3세트에선 T1이 레드 진영을 택하며 변화를 줬지만 경기 결과를 뒤집진 못했다. 중후반까지 T1이 날카로운 갱킹과 바론 트라이로 팽팽한 상황을 이어갔다. 하지만 블루 진영에서 제리-유미 조합을 완성한 젠지는 또 한 번 ‘룰러 엔딩’을 선보였다. 한타 때마다 킬을 가져온 젠지는 상대를 조급하게 만들었고 결국 마지막 바론 앞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고 T1의 넥서스를 파괴했다.

T1은 준우승으로 아쉽게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1세트에는 플레이 메이킹에 집중한 돌진 조합을, 2세트에선 제리-유미라는 메타 챔피언을 기반으로 단단한 조합을 택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T1 역시 다양한 시도로 분전했으나 역대급 폼을 보여준 젠지 선수들의 기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경기 결과 젠지가 서머 시즌 우승을 차지하면서 2022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LCK 1번 시드로 진출하게 됐다. 결승 MVP를 수상한 피넛(한왕호)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롤드컵 성불에 성공하겠다"라며 의지를 밝혔다. 패배한 T1 역시 스프링 시즌 우승, 서머 시즌 준우승으로 젠지에 이어 최다 챔피언십 포인트를 획득해 LCK 2번 시드로 롤드컵에 나선다.

한편 롤드컵 3번과 4번 시드를 결정지을 선발전은 내달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된다. 9월 1일에는 리브 샌드박스와 담원 기아가 맞붙고 2일에는 KT 롤스터와 DRX가 맞대결을 펼친다. 1일 경기의 승자는 바로 3번 시드로 롤드컵에 진출한다. 1일 경기의 패자와 2일 경기의 승자가 3일 최종전을 펼쳐 이긴 팀이 4번 시드로 롤드컵 막차를 타게 된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