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다음달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시사하면서 9월 이후엔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역전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 연말엔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1%포인트까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한·미 기준금리는 연 2.5%(미국은 상단)로 같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8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당분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남은 금통위(10, 11월)에서 기준금리를 연속 올리면 연말 기준금리는 연 3%가 된다.

미국에선 당초 Fed가 올해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9, 11, 12월)에서 금리를 인상해 연말엔 기준금리 상단이 연 3.75%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지지)’ 발언 이후 월가에선 Fed 기준금리가 연 4%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가 늘었다. 당장 9월 FOMC에서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미 기준금리는 지난달 0.25%포인트 차이로 한 차례 역전됐다가 25일 한은의 금리 인상으로 다시 같아졌다. 하지만 9월 이후엔 한·미 기준금리가 상당 기간 역전될 수 있으며 올 연말에는 두 나라의 금리 차이가 0.75~1%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장기화되면 국내 자본시장에서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도 크다. 이렇게 되면 물가에도 부담이 된다. 다만 정부와 한은은 대규모 자본 유출 우려는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최근 “한국의 펀더멘털(기초체력) 등이 양호해 자본 유출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