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쇼크+환율 상승'…외국인 국내증시서 짐쌀까 [증시 개장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국내 증시도 '파월 쇼크'를 피해나가진 못할 전망이다. 미국 증시 급락과 긴축 우려, 달러 강세, 반도체 주가 급락 등의 여파로 순매수세를 보여왔던 외국인이 이번엔 짐을 쌀지, 매수세를 이어갈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파월 쇼크'+환율 상승…외국인 한국증시서 짐쌀까

29일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 급락과 긴축 우려, 달러 강세, 반도체 주가 급락 등의 여파로 하락 출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이 이번에 순매도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이번 파월 Fed 의장의 발언은 사실 새로울게 없는 내용이었지만 금리인하 기대감을 꺾었다는 측면이 있다"며 "그동안 지수 상승의 원동력 중의 하나가 소멸되고 일정 부분 지수 상승을 되돌릴 수 있는 만큼 당분간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국 증시는 상승 폭도 적었고 여전히 저평가된 구간인데다가 유가 하향 안정화, 중국 부양 책 등의 영향으로 하방경직성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이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도 잭슨홀 쇼크를 반영하면서 약세 압력을 받겠지만, 상대적으로 미국 증시에 비해 기대감 반영 정도가 낮았던 만큼 하방 경직성은 유지할 전망"이라며 "주중 주목할 이벤트로는 한국의 수출(예상 6.0%, 7월 9.4%), 미국 ISM 제조업 PMI(예상 52.1, 7월 52.8), 비농업부문 고용(예상 30만, 이전 53만) 등이 있는데 코스피 이익 및 환율 변화와 외국인 수급 환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5.81% 급락해 관련 종목 중심의 매물 출회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8월 인플레이션 하향 조정 기대를 높이는 주요 경제지표 등을 감안할 때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원달러 1개월물(1341.22원)을 반영하면 환율은 9원 상승 출발이 예상되고, 코스피는 1.5% 하락 출발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잭슨홀 회의 여파…美 증시 이번주 변동성 커질듯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제롬 파월 중앙은행(Fed) 의장이 당분간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을 시사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잭슨홀 회의 여파는 이번주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주 후반 나오는 고용 보고서 결과에 따라 시장의 방향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파월 의장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한동안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따라 9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다시 무게가 실렸다.

이번 주 예정된 8월 고용 보고서 발표가 Fed의 판단에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 Fed의 긴축 강도는 더욱 거세질 수 있다.

■ 커지는 중국 경기둔화 우려

지난주 중국 증시는 전국적 전력난에 따른 경기 하강 우려가 지속되며 하락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0.31% 내린 3236.22, 선전성분지수는 0.37% 하락한 12,059.71로 장을 마쳤다.

이번 주에는 기업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8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기업의 구매, 인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PMI는 50을 경계로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 아래면 위축 국면임을 뜻한다.

31일에는 국가통계국이 제조업, 비제조업, 종합 PMI를 발표한다. 이어 9월 1일엔 경제매체 차이신이 민간 제조업 PMI를 내놓는다. 공식 제조업 PMI는 3~5월 석 달 연속 50을 밑돌다 6월에 50.2로 반등했으나 7월에 다시 49로 떨어졌다. 8월 예상치는 49.2다.

■ 비상벨 울리는 영국…에너지 요금 2년 만에 6배로 뛰나

영국의 가계 전기·가스 요금 상승으로 에너지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국가 비상상황이라는 경고까지 나온다. 영국의 표준가구 에너지 요금은 상한이 현재 연 1971파운드(311만원)에서 10월엔 연 3549파운드(560만원)로 80% 올라간다. 1년 전의 연 1277파운드(201만원)와 비교하면 2.8배에 달한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콘월 인사이트 전망치에 따르면 내년 1월엔 5387파운드(850만원), 4월엔 6616파운드(1044만원)로 뛴다. 4월 기준으로 보면 통상 방 3개짜리 주택의 2∼3인 가구의 연간 전기·가스 요금이 2년 만에 180만원에서 1000만원 이상으로 약 6배로 높아지는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지는 사설에서 이를 두고 국가 비상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품목인 에너지 요금이 비싸지면 저소득층이 타격을 크게 받는다.게다가 두자릿수 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주택 대출 이자도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 美 IRA 대응 정부대표단 '전기차 구원투수' 될까?

정부가 오늘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 대표단을 파견한다. 정부 대표단은 안성일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과 이미연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장, 손웅기 기획재정부 통상현안대책반장 등으로 구성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 서명한 IRA는 북미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국내 자동차 업계에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 대표단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과 재무부, 상무부 등 미국 행정부 주요 기관과 의회를 방문해 개정된 전기차 보조금 제도에 대한 한국 정부 및 업계의 우려와 입장, 국내 여론 등을 전달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또 미국에 진출한 자동차·배터리 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