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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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발생한 최영함(4400t급·DDH-Ⅱ)의 통신두절 사건은 함정과 함대사령부의 근무 태만이 원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함대사령부는 통신이 두절된 최영함의 위성전화 전화번호를 몰라 제때 연락을 하지 못했다.

29일 해군이 발표한 최영함 통신 두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영함은 7월 5일 새벽 태풍을 피해 흑산도 서방에서 항해 중 인공위성 음영 지대에 진입하면서 주통신이 끊겼다.

통신장애는 함정의 자체 구조물에 의해 위성통신 안테나의 전파 송수신이 차단되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벌어졌다.

이에 최영함 근무자는 통신장애 발생을 인지한 후 기동 방향을 변경하거나 대체 통신망으로 전환해야 했으나 통신장애 인지와 대처가 지연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최영함이 항해한 해역 상황을 관할하는 3함대 육상상황실은 최영함과 통신이 장시간 끊기자 위성전화로 통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최신 전화번호를 갖고 있지 않아 즉시 통신을 재개하지 못했다. 최영함이 소말리아 해역 호송전대 '청해부대' 파병 임무로부터 복귀한 뒤 새롭게 할당받은 위성전화 번호를 상급부대에 제대로 전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군 관계자는 "근무 기강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돼 관련자를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말해 징계를 예고했다. 3함대는 이를 해군작전사령부에 보고했으나 해작사는 합동참모본부에 상황보고와 지휘보고를 하지 않았다. 그날 오후에야 '참고보고'로 통신두절이 발생한 사실을 알렸다.

합참 관계자는 "주요 함정과 통신이 장시간 두절됐는데도 상황보고나 지휘보고가 없었던 것은 보고가 미흡했던 것으로 판단했다"며 "유사 상황에서는 보고가 이뤄지도록 지침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군작전사령부 전비태세실과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의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하고, 향후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철저히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