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한경 재테크쇼'에서 신현강 부와지식의배움터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한경 재테크쇼'에서 신현강 부와지식의배움터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29일 오후 1시. 선선한 초가을 날씨 속 2022 한경 재테크쇼가 열린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 내부는 투자자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한경닷컴 주최로 열린 '2022 한경 재테크쇼'는 '3高(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시대 내 자산 어떻게 불릴까'를 주제로 진행됐다. 재테크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물가와 금리, 환율이 치솟는 시기, 자산을 늘릴 수 있는 전략을 공유한다는 소식에 사전에 마련된 300석은 모두 채워졌다. 유튜브로 이뤄진 생중계도 동시 접속자가 1500명을 넘어서는 등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날 연사로는 신현강 부와지식의배움터 대표, 이승현 진진세무회계사무소 세무사, 한경스타워즈 상반기 우승자인 김대현 하나증권 부장,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 안시후 트레이더가 참여했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신현강 대표는 부동산 시장이 변곡점에 왔다고 진단했다. 향후 하락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하락장에 적합한 투자 방법을 익혀야 대비할 수 있다는 게 신 대표의 조언이다. 그는 지난 침체기에서 시장이 얼어붙으며 집값이 하락하고 주택 공급이 감소하면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청약 시장도 달아오르는 흐름이 있었다고 복기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이승현 진진세무회계사무소  회계사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변성현 기자
2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이승현 진진세무회계사무소 회계사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변성현 기자
이어 "갭투자, 분양권 투자와 '줍줍(무순위청약)', 재개발·재건축 등 시장 상황에 따른 투자 대상들이 있었다"며 "당장의 상승과 하락보다는 시장 환경에 따라 부각될 투자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똘똘한 한 채'가 대세였다면 향후에는 '가벼운 여러 채'가 인기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 수익형 부동산 비중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로운 투자처를 고르는 것만큼 기존에 투자한 부동산을 효율적으로 처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직접 부동산 투자하고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승현 회계사는 수시로 개정되는 세법을 잘 따져 세금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회계사는 "1주택자는 일시적 2주택 비과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거주요건을 채우지 못했다면 상생 임대인제도를 활용해 세금을 면제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금액 등 정부가 개정을 추진하지만,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부분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현 하나증권 부장이 강연하고 있다.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김대현 하나증권 부장이 강연하고 있다.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매도가 아닌 증여를 선택한다면 올해 안에 하는 것이 세금을 아낄 방법이다. 이 회계사는 "올해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증여 취득세를 계산하지만, 내년부터는 시가 인정액을 기준으로 삼고, 양도세 이월과세 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며 "증여를 생각한다면 서둘러서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이 자리에서는 증권 시장 전문가들의 투자 조언도 이어졌다. 올 상반기 열린 실전 투자대회 '한경 스타워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대현 하나증권 부장은 이해도가 높은 종목에서 역발상 전략을 취한 것과 성장성이 담보된 미래산업 투자를 대회 우승 비결로 꼽았다. 김 부장은 "기업 탐방과 시장 분석, 스터디 활동 등 직접 발품을 팔아 종목을 공부한다"며 "남들보다 많이 알아야 하고, 얼마에 팔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위험 요소에 부닥쳤을 때도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화재 사고가 잇따랐던 BMW 딜러사에 투자했던 사례를 공유했다. 화재 여파로 딜러사 주가는 곤두박질쳤지만, 김 부장은 화재의 책임이 제조사에 있고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분석 아래 꾸준히 매수했다. 그 결과 2019년부터 주가가 우상향하며 큰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김 부장은 "(관심 종목의) 꾸준한 추적·관찰과 분산투자가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이어진 강연에서 '동학개미들의 멘토'인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는 "지금이 주식 매수 기회"라고 진단했다. 박 대표는 지금의 우리 주식시장을 두고 '경기순환적 약세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약세장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시그널은 통상 국채금리 하락"이라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하락 땐 주식시장 반등이 올 것이고 성장주들의 랠리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의 증시 낙관론의 근거는 외국인 수급 개선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달 기관과 개인은 각각 1조9971억원, 7199억원 팔았지만, 외국인은 2조9924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매수로 돌아섰지만 코스피지수는 지난 26일 기준 고점 대비 31.4% 하락한 상태다. 박 대표는 "대체 불가능한 우량기업, 이른바 명품주를 사야 한다"며 "나스닥 3%대 하락은 추세 반전 이후에도 자주 발생한다. 그럴 때마다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안시후 트레이더가 강연하고 있다.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안시후 트레이더가 강연하고 있다.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 전문가도 강연에 나섰다. 유튜브 '매억남' 안시후 트레이더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닷컴버블과 동일한 옥석가리기가 이뤄지는 상태"라며 "성급하게 투자하기보단 시장에 관심을 둘 시기"라고 당부했다.

그는 "아마존은 닷컴버블을 겪으며 5.5달러였던 주가가 0.3달러까지 하락했지만, 현재는 190달러를 오간다"며 "현재는 암호화폐가 위험자산으로 인식돼 다소 기피되고 있지만, 옥석가리기가 끝나면 암호화폐 시장도 대폭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의 수준 높은 노하우에 참석자들도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재테크쇼에 참석한 이모씨는 "부동산 시장을 구체적으로 짚어볼 수 있었고, 일목요연한 세법 강연 덕분에 헷갈렸던 세금 부분도 정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모씨도 "경기가 나빠질 것이란 우려에 연연하기보다 기업의 가치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며 "강연에서 설명한 '좋은 주식'을 꾸준히 매수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간 여러 재테크 강연을 찾아다녔다는 남모씨는 "한경 재테크쇼 연사들의 강연은 다른 강연들과 다르게 매우 세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질의응답 시간에도 질문들에 친절하게 답해줘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세성 / 이송렬 /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