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공연 '실내악'
1·2바이올린·비올라·첼로 '4중주'
실내악 가운데 '최고 가성비' 꼽혀
18세기 유럽 귀족이 즐긴 실내악
2~10명 연주자 '찰떡 호흡' 뽐내
큰 공연장에서 수십 명의 연주자가 화음을 이루는 관현악(오케스트라)과 비교해 웅장함은 떨어지지만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연주자 간의 ‘찰떡 호흡’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관현악이 관·현·타악기가 이루는 하나의 화음으로 조화를 말한다면, 실내악은 악기들이 주고받는 대화로 음악을 완성한다. 실내악 연주자끼리 긴밀하게 호흡을 맞춰 연주하는 것을 듣고 있자면 마치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엿듣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실내악은 연주자 숫자와 악기 종류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두 개의 악기로 이뤄진 2중주(듀오)는 피아노 한 대와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등 선율을 담당하는 악기가 어우러진다. 이때 피아노는 단순히 반주 역할을 넘어 선율 악기와 대등한 위치에서 연주한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가 대표적이다.
3중주(트리오)도 여러 조합이 가능하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로 구성된 피아노 3중주가 가장 일반적이다. 베토벤은 피아노 3중주곡을 모두 7곡 남겼는데, 그중 ‘대공’이 가장 유명하다. 그 밖에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이뤄진 현악 3중주, 플루트 오보에 바순으로 이뤄진 목관 3중주 등 다양한 조합이 있다.
작곡가들이 많이 작곡하고 걸작을 여러 개 남긴 대표적인 실내악 유형은 현악 4중주(콰르텟)다. 제1바이올린 제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이뤄졌다. 4개 현악기의 합이 좋아 최소의 악기로 최대의 음악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가성비 좋은’ 편성으로 여겨진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다. “현악 4중주는 네 명의 지식인이 나누는 대화다.” 그만큼 각 악기의 고유한 특성이 잘 드러나고 매끄럽게 조화를 이룬다는 뜻이다.
실내악 전문 공연장도 있다.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는 실내악 전용 공연장을 갖췄고, 본 베토벤 하우스에도 실내악실이 마련돼 있다. 국내에선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등이 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