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저와 차별대우"…카카오에 '마차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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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게임 유저 집단행동
"日보다 아이템 보상 적어" 불만
200명이 29분만에 950만원 모아
"단기매출에만 열 올려 화나"
엔씨 앞에선 한달째 트럭시위
"BJ에 아이템 지원한 건 불공평"
"과금 모델, 공정성 담보돼야"
"日보다 아이템 보상 적어" 불만
200명이 29분만에 950만원 모아
"단기매출에만 열 올려 화나"
엔씨 앞에선 한달째 트럭시위
"BJ에 아이템 지원한 건 불공평"
"과금 모델, 공정성 담보돼야"
“무책임한 공지, 계속되는 유저 기만, 한국 유저 무시하나” “고객들을 기만하는 프로모션 퇴출하라!”
게임 게시판이나 팬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내용이 아니다. 요즘 게임 기업들의 사옥 인근에서 벌어지는 게임 이용자(유저)들의 현장 시위 문구다. 이용자들이 게임사에 대한 집단행동에 나서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게임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마차는 카카오게임즈의 운영 방침에 항의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두른 채 인근 도로 약 1.5㎞ 구간을 돌았다. 이날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요구사항을 적은 성명서와 불매 서약서를 카카오게임즈에 전달했다.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이 제기한 주요 불만 사항은 △일본 서버 이용자와 국내 서버 이용자 간 차별 △공지 운영 미숙 △부실한 현지화 등 크게 세 가지다. 우마무스메는 이용자가 캐릭터를 육성해 경주에서 승리하는 게 주요 내용인 게임이다. 유료 아이템을 쓰면 경쟁에서 이길 확률이 늘어나는 구조다. 국내 이용자들은 이 유료 아이템 지급 과정에서 일본과 한국 간 운영 방침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일본 서버보다 재화를 덜 지급하거나, 일본 서버에서는 1년간 쓸 수 있는 아이템을 국내 서버에선 한 달간 쓸 수 있는 식이다. 게임의 핵심인 이용자 간 경쟁 이벤트에 대한 공지가 늦게 이뤄졌다는 점, 번역 오류가 많다는 점도 이용자들의 불만을 샀다.
시위 기획에 참여한 박대성 씨는 “게임 운영진이 게임에 대한 이해 없이 단기 매출을 높이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어 이용자들이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이용자들의 요구는 ‘돈 쓰는 재미를 보장하라’는 말로 요약된다. 확률형 아이템 의존도가 큰 이용자 과금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려면 공정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선 이용자들이 계속 꾸준히 아이템을 사야 한다”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이용자의 목소리가 한층 커졌다”고 말했다.
시위 등을 통해 이용자들이 요구를 관철한 사례도 있다. 작년 초 트럭 시위가 이어진 넥슨의 마비노기가 대표적이다. 당시 넥슨은 운영진과 이용자들 간 간담회를 14시간 동안 열고 400여 개 체크리스트를 마련해 게임을 대폭 수정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게임들이 상향 평준화돼 유저들이 옮겨갈 선택지가 많다”며 “불만 유저들이 게임을 떠나면 경쟁이 줄어 남은 이들의 재미도 반감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기 쉬워 게임 기업들이 운영 과정에도 매우 신경 써야 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게임 게시판이나 팬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내용이 아니다. 요즘 게임 기업들의 사옥 인근에서 벌어지는 게임 이용자(유저)들의 현장 시위 문구다. 이용자들이 게임사에 대한 집단행동에 나서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게임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판교 한복판에 등장한 마차
29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인근 카카오게임즈 본사 인근 도로에 마차가 등장했다. 카카오게임즈의 모바일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우마무스메)’ 이용자 200여 명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섭외한 시위 수단이다. 이용자들은 시위 모금을 시작한 지 29분 만에 약 950만원을 모았다. 목표치 280만원을 훌쩍 넘긴 금액이었다.이 마차는 카카오게임즈의 운영 방침에 항의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두른 채 인근 도로 약 1.5㎞ 구간을 돌았다. 이날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요구사항을 적은 성명서와 불매 서약서를 카카오게임즈에 전달했다.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이 제기한 주요 불만 사항은 △일본 서버 이용자와 국내 서버 이용자 간 차별 △공지 운영 미숙 △부실한 현지화 등 크게 세 가지다. 우마무스메는 이용자가 캐릭터를 육성해 경주에서 승리하는 게 주요 내용인 게임이다. 유료 아이템을 쓰면 경쟁에서 이길 확률이 늘어나는 구조다. 국내 이용자들은 이 유료 아이템 지급 과정에서 일본과 한국 간 운영 방침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일본 서버보다 재화를 덜 지급하거나, 일본 서버에서는 1년간 쓸 수 있는 아이템을 국내 서버에선 한 달간 쓸 수 있는 식이다. 게임의 핵심인 이용자 간 경쟁 이벤트에 대한 공지가 늦게 이뤄졌다는 점, 번역 오류가 많다는 점도 이용자들의 불만을 샀다.
시위 기획에 참여한 박대성 씨는 “게임 운영진이 게임에 대한 이해 없이 단기 매출을 높이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어 이용자들이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돈 쓰는 재미 보장하라’ 요구 빗발
근처 엔씨소프트 사옥 앞에서도 약 한 달째 트럭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 홍보를 위해 일부 유튜버에게 비용을 지원했다는 것이 알려지자 리니지2M 유저들이 발끈해 보낸 트럭이다. 유저들은 게임에 돈을 얼마나 썼는지에 따라 우열이 가려지는 게임 구조에서 게임사가 특정 이용자를 지원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리니지2M 개발을 총괄한 백승욱 엔씨소프트 본부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직접 인터넷 방송으로 사과와 해명을 했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게임 이용자들의 요구는 ‘돈 쓰는 재미를 보장하라’는 말로 요약된다. 확률형 아이템 의존도가 큰 이용자 과금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려면 공정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선 이용자들이 계속 꾸준히 아이템을 사야 한다”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이용자의 목소리가 한층 커졌다”고 말했다.
시위 등을 통해 이용자들이 요구를 관철한 사례도 있다. 작년 초 트럭 시위가 이어진 넥슨의 마비노기가 대표적이다. 당시 넥슨은 운영진과 이용자들 간 간담회를 14시간 동안 열고 400여 개 체크리스트를 마련해 게임을 대폭 수정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게임들이 상향 평준화돼 유저들이 옮겨갈 선택지가 많다”며 “불만 유저들이 게임을 떠나면 경쟁이 줄어 남은 이들의 재미도 반감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기 쉬워 게임 기업들이 운영 과정에도 매우 신경 써야 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