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2000억원 규모 SI 펀드 설립"
농협금융이 디지털 혁신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략적 투자(SI)펀드인 ‘NH 디지털 얼라이언스 펀드(NH Digital Alliance Fund)’를 설립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펀드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 형태로 결성돼 혁신기술 스타트업과 예비 유니콘, 플랫폼 사업자 등 다방면의 디지털 선도기업을 투자대상으로 한다.

펀드 운용은 NH벤처투자와 NH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맡고 농협은행과 NH농협캐피탈이 출자자로 참여한다.

다음 달 초 1호 펀드(1000억원)를 우선 설립한 뒤 내년에 동일 규모의 2호 펀드를 결성해 모두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은 이번 펀드를 통해 디지털 혁신금융 생태계를 조성하는 한편 최근의 규제혁신 정책과 금융산업·기술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발전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SI 펀드 설립은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사진)의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는 후문이다. 손 회장은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을 맡았던 2015년 은행권 최초로 금융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개방을 주도했다.

API는 출금·입금·조회처럼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의 명령어 묶음을 말한다. API를 개방하면 이 API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을 은행이 아닌 제3자에도 개방하는 것이다.

API를 개방하면 은행만이 갖고 있던 금융 기능과 데이터를 토스·카카오페이 같은 핀테크기업도 이전보다 훨씬 손쉽게 가져다 쓸 수 있게 된다. 손 회장은 금융의 개방과 연결, 협력을 강조해왔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은 “플랫폼 생태계는 개방과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한다”며 “경쟁보다 협력을 통해 구성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건강한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