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 카톡 따로 만든다고요?"…신형 갤럭시로 2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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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업무톡 해방"…신형 갤럭시로 카톡 2개 쓴다
이통사 e심 요금제 출시 예정…자급제 '반사이익' 기대
이통사 e심 요금제 출시 예정…자급제 '반사이익' 기대
퇴근 후 업무 연락을 피하기 위해 개인용 휴대폰과 업무용 휴대폰을 두 개 사용 중인 방문 판매업 종사자 양모 씨(38)는 9월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다음달 스마트폰 한 대로 두 개의 전화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e심(eSIM)' 이 도입되면 휴대폰을 하나만 이용해도 되기 때문이다.다음달 1일부터 e심이 상용화되면서 듀얼심 기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듀얼심은 기존 유심과 e심을 동시에 이용하는 기능으로 하나의 휴대폰에 2개의 전화번호를 이용할 수 있어 일상과 업무가 분리되는 장점이 있다.
양 씨는 "정신 없이 출근하는 날에는 업무용 휴대폰을 빠뜨리고 나와 곤혹스러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제는 한 개의 휴대폰으로 다 해결할 수 있게 됐다니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번호도 2개, 카카오톡도 2개씩 만들어 사용할 것"이라며 웃음 지었다.
"퇴근 후 업무톡 해방"…신형 갤럭시로 카톡 2개 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사는 9월부터 e심 서비스를 본격 제공할 계획이다. e심 도입으로 하나의 스마트폰에 기존 유심과 e심이 동시에 탑재되면서 이용자들은 하나의 단말기에 2개의 휴대폰 번호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 갤럭시 이용자들은 이번 달에 출시된 '갤럭시Z플립4'와 '갤럭시Z폴드'부터, 애플의 아이폰 이용자들은 2018년 출시된 아이폰10부터 현재 주력인 아이폰13까지 모두 e심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그동안 국내 이동통신사는 부가 서비스를 통해 '투 넘버 서비스' '투폰 서비스' 등 유사 서비스를 내놨지만 사용 방법이 번거롭고 통신 오류가 발생하는 사례가 발생하곤 했다. 전화를 걸거나 받을 때 특정 번호를 먼저 누른 뒤 상대방 번호를 입력해야 두 번째 번호로 통화가 가능했다. 또 문자·통화내역 열람 시에도 어떤 휴대폰 번호를 이용한 것인지 제대로 표시가 안 돼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e심 도입으로 이 같은 단점들이 개선될 전망이다. e심은 휴대폰 개통 시 유심(USIM)처럼 끼웠다가 빼는 작업이 필요 없고, 단말기에 내장된 칩에 이용자가 QR코드 등을 내려받으면 즉시 휴대폰 개통이 가능하다. e심을 이용하려는 가입자는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 통신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스마트폰 개통이 가능해진다.
갤럭시 이용자들은 e심으로 도입으로 카카오톡과 인스타그램, 라인 등 메신저 계정을 두 개씩 만들 수 있게 된다. e심 가입 후 설정 기능을 통해 '듀얼 메신저' 기능을 켜면 된다.
다만 아이폰의 경우 '듀얼 메신저' 기능을 차단하고 있어 '1폰 2카톡' 활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애플 관계자는 "해당 사항에 대해 답변할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통사 e심 요금제 출시 예정…자급제 '반사이익' 기대
e심이 상용화되면서 국내 이동통신 업계는 관련 요금제 출시 준비에 분주하다. 가장 먼저 e심 요금제를 내놓은 곳은 KT로, 지난 28일 '듀얼번호' 요금제 출시를 예고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일반 요금제 가입자들은 월 8800원에 데이터 1기가바이트(1GB)를 제공하는 '듀얼번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KT의 e심 요금제 출시로 경쟁 사업자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관련 상품 출시를 위해 요금제를 손질 중이다. 이들은 다음 달 초 e심 요금제를 내놓을 전망이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이통사의 e심 전용 요금제 출시를 금지하고 있어 KT와 유사하게 부가 서비스 형태의 e심 요금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e심 상용화로 자급제 및 알뜰폰 시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의 e심 요금제가 대부분 같은 통신망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어 5세대(5G) 이용자들의 경우 두 번째 번호로 LTE(4G) 요금제에 가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기술적으로 다른 통신망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지만, 같은 망을 써야 네트워크 수·발신 차원에서 관리가 용이하다는 게 이동통신사의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이통사와 알뜰폰 요금제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1폰 2번호 서비스를 이용해도 되지만, 단말기 할부금에 묶여 있는 요금제를 생각하면 차라리 자급제 폰을 구매한 다음 두 번호 모두 알뜰폰 요금제를 이용하는 게 가성비가 높다"며 "알뜰폰과 자급제 결합이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