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빅테크·핀테크가 운영하는 플랫폼이 ‘종합 금융상품 백화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공덕동 프론트원에서 빅테크·핀테크 관계자 11명과 간담회를 하고 “플랫폼이 소비자에게 예금, 보험, P2P(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다양한 금융사 상품을 비교·추천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중심지지원센터를 통해 핀테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비즈니스 전반에 걸친 컨설팅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했다. 다만 “수수료는 시장 참여자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될 사안”이라며 금융당국이 가격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원가 공개’ 논란에 대해선 “수수료의 근거가 되는 원가 역시 기업의 고유한 비밀로 간여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가격 통제’를 받고 있는 신용카드업계와의 규제 형평성과 시장 투명성 확보 등을 고려할 때 수수료 공시 정도의 규제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책임 있는 금융혁신’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금융상품 추천의 핵심인 알고리즘이 플랫폼의 이익이 아니라 소비자의 이익을 최우선시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며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경우 앱 화면 등에서 정보 동의 철회권도 쉽게 행사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고령층 등에서 디지털 소외와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포용해달라고도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 정현경 뮤직카우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