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약세장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저가 매수에 나설 종목을 고를 때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초체력에는 이상이 없지만 시장이 급락하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진 종목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고수익을 내온 ‘우등생 펀드’의 ‘주력 종목’을 주목할 때라고 조언한다.

코스피지수 압도한 우등생 펀드는?

뭘 담았길래…3년째 코스피 압도한 펀드들
31일 한국경제신문이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3년(2019~2021년)간 액티브주식형 펀드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122개 펀드가 매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넘어섰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둔 펀드는 다올KTBVIP스타셀렉션이었다. 최근 3년 수익률이 88.5%를 기록했다. 작년 한 해에는 34.4% 수익을 내며 코스피지수 상승률(3.62%)을 열 배 가까이 뛰어넘었다.

IBK중소형주코리아도 최근 3년간 74%에 달하는 수익률을 냈다. 작년 한 해 수익률은 25.8%에 달했다. 브레인코스닥벤처(64.2%),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60.7%), 미래에셋장기성장포커스(41%)도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펀드가 투자한 많은 종목은 성장성에 이상이 없지만, 올 들어 시장이 급락하면서 같이 하락했다. 시장이 정상화하면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장기 투자자라면 주가 하락을 기회로 삼아도 좋다”고 말했다.

한솔케미칼, 3개 펀드가 보유

뭘 담았길래…3년째 코스피 압도한 펀드들
이들 펀드가 공통적으로 보유한 종목은 한솔케미칼이다. 다올KTBVIP스타셀렉션, IBK중소형주코리아, 미래에셋장기성장포커스가 이 종목을 담고 있다. 다올KTBVIP스타셀렉션은 한솔케미칼 비중이 10.67%에 달한다. 단일 종목으로 투자할 수 있는 최대치다. 공모펀드는 펀드 규모의 10% 이상을 단일 종목에 투자할 수 없다.

한솔케미칼은 반도체용 과산화수소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을 바탕으로 2차전지 소재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차전지 실적 기여도가 높아짐에 따라 현재 14배인 주가수익비율(PER)이 2차전지 업체 수준(약 50배)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한솔케미칼을 제외하고는 펀드별로 주력 종목에 큰 차이를 보였다. 다올KTBVIP스타셀렉션은 SKC와 솔루엠도 높은 비중으로 보유하고 있다. SKC와 솔루엠은 탄탄한 기존 사업을 바탕으로 2차전지 회사로 변신한다는 점에서 한솔케미칼과 성격이 비슷하다.

IBK중소형주코리아는 오스템임플란트, 뷰웍스, 이수페타시스 등을 담고 있다. 다른 펀드와 달리 개별 종목 비중을 1.5% 내외로 투자하고 있다. 미래에셋장기성장포커스는 삼성전기, 삼성SDI, 엘앤에프 등 2차전지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레인코스닥벤처는 로봇 플랫폼 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 비중이 12.93%로 가장 높다. 바이오 업체 레고켐바이오(9.89%)와 생체인증 전자서명 업체 시큐센(6.6%)도 큰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다.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는 바이오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휴젤과 엘앤씨바이오 비중이 각각 5.22%, 5.02%에 달한다. 게임업체 데브시스터즈(4.92%)와 의류업체 F&F(4.86%) 비중도 높은 편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