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까지 작가 12명 합동 그룹전
'지극히 개인적인 것' 주제 담아
이방인의 삶 표현한 '조각보 작품'
조각-회화 경계 깬 '청동 누드화'

하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주제가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삶’을 담았다는 점.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프리즈 서울의 개막을 맞아 한국을 찾은 티나킴, 앤드루 크랩스, 보르톨라미 등 뉴욕 유명 갤러리들이 소속 작가들의 작품으로 합동전시회를 열었다. 프리즈 기간(2~5일)이 끝난 뒤에도 미술 애호가들이 서울에서 프리즈의 여운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전시회의 타이틀은 ‘누적효과(The Cumulative Effect)’다. 전시회를 주도한 티나킴갤러리의 이단지 디렉터는 “거대한 미술사조나 흐름을 따라가지 않고, 작가 개인의 경험이 삶에 축적되고,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전시에 참여하는 총 12명의 작가는 각기 다른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시장 곳곳에 있는 지팡이는 임민욱 작가의 작품이다. 1950년 6·25전쟁 초기 일어났던 보도연맹사건의 피해자 유품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왔다. 임 작가는 수년간 6·25전쟁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해 연구해왔다. 거칠고 구불구불한 지팡이엔 피해자들의 고독과 슬픔, 분노가 담겨 있다. 중국에서 태어나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는 허샹위는 ‘더 팔레트 원더’(1986년)에서 새로운 언어를 발음할 때마다 바뀌는 자신의 입천장 구조를 회화로 표현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