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판정 취소 신청 검토…배상금 마련 방안엔 "재정 당국과 협의"
"현재까지 쓴 소송비용 478억원…론스타는 더 많이 지출"
[일문일답] 한동훈 "소수 의견대로면 배상액 0원…다퉈볼 만"(종합)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31일 론스타에 약 2천800억원을 배상하라는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판정에 대해 "비록 론스타 청구액보다 감액됐으나 수용하기 어렵다"며 판정 취소 신청 등 후속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판정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열어 "중재판정부 소수 의견이 정부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것만 봐도 이번 판정은 끝까지 다퉈볼 만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장관은 "이 소수 의견에 따르면 우리 정부의 배상액은 0원"이라며 "이런 부분이 판정 취소 검토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다음은 한 장관 및 법무부 관계자들과의 일문일답.
[일문일답] 한동훈 "소수 의견대로면 배상액 0원…다퉈볼 만"(종합)
-- 론스타가 요구한 청구액보다 감액됐지만 판정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

판정에 불복하기로 한 것인가.

▲ 오늘 오후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회의가 열린다.

거기서부터 논의를 해야 한다.

판정문 분석도 선행돼야 해서 판정 취소 신청 여부에 대한 결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진행 상황은 기회가 될 때마다 국민들께 설명해 드리겠다.

-- 판정 취소 신청을 한다면 향후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
▲ 판정으로부터 120일 이내에 취소신청을 하면 ICSID에서 3명의 재판부로 이뤄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

거기서 서면 공방·심리 등을 진행하는데,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 판정 취소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판정 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야 한다.

이번 판정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나.

▲ 판정 취소 신청 사유는 중재판정부의 명백한 권한 유월(逾越), 중재판정의 이유 누락, 절차 규칙의 심각한 위반 등 5가지로 제한된다.

이 중 어떤 사유를 적용할지는 소송 대응 전략과 관련된 부분이고, 판정문을 충분히 분석한 뒤에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 자세한 설명은 어렵다.

-- 판정문에 대한 분석 작업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벌써 판정 취소 신청을 고려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지난 10년간 판정 취소 사례를 분석해봤다.

판정이 내려진 사안 중 10% 정도에서 판정 일부 또는 전부가 취소됐다.

많은 해에는 20∼30%가 취소되기도 한다.

취소 사유가 있다면 판정 취소 신청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만하다.

-- 단순 통계치 외에 판정 취소 신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이유가 있나.

▲ 전체 분량 400페이지가량인 판정문에서 한국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소수의견만 약 40페이지다.

상당한 분량이고 흔치 않은 경우다.

-- 지난 10년간 론스타와의 분쟁에 든 소송비용은 모두 얼마인가.

또 판정 취소 신청을 한다면 앞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얼마인가.

▲ 변호사 보수 등 중재 비용을 모두 포함해 약 478억원을 썼다.

향후 들어갈 비용은 상황이 유동적이라 지금 말하기 어렵다.

참고로 론스타 측은 현재까지 한국 정부보다 많은 소송비용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

[일문일답] 한동훈 "소수 의견대로면 배상액 0원…다퉈볼 만"(종합)
-- 론스타에 지급해야 하는 배상액은 어떻게 마련할 계획인가.

예비비를 사용하나, 아니면 별도 추가경정예산 편성까지 고려하나.

▲ 아직 판정 취소 신청 여부도 정하지 않아 당장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재정 당국과 협의해 나가겠다.

-- 배상금 외에 10여 년 치 이자(지연손해금)도 배상해야 한다.

이자는 얼마로 파악하고 있나.

▲ 한 달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을 적용해 2011년 12월 3일부터 약 10여 년 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과거 미국 국채 수익률을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이자는 약 185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 론스타 측이 ISDS가 진행 중이던 2020년 손해배상 청구액의 절반 수준인 협상안을 한국 정부에 제안했다고 들었다.

거절한 이유가 무엇인가.

▲ 지난 2020년 11월경 '론스타 고문'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약 8억7천만 달러(약 1조1천700억 원)의 협상안을 정부에 제시한 적이 있다.

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다만 해당 인물이 론스타 측 대리인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불분명했기 때문에 협상안을 론스타 측의 공식적 제안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 중재판정부의 판정 결과 발표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졌다.

이유가 있나.

▲ 판정문 전달이 늦어진 이유를 확인해보니 '드물지 않은'(Not unusual) 상황이라는 답을 받았다.

특별한 상황은 아니라고 이해해달라.
[일문일답] 한동훈 "소수 의견대로면 배상액 0원…다퉈볼 만"(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