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주년 구글 스트리트뷰의 비밀 병기는? [서기열의 실리콘밸리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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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의 아이디어에서 출발
2007년 미국 5개 도시에서 처음 시작
15년 동안 100여개국 1600만㎞ 구축
몰입형뷰 곧 출시..컴퓨터 비전과 AI 기술 결합, 생생한 이미지
개발중인 AR 기기와 연계될 듯
고양이 크기 소형 스트리트뷰 촬영 장비로 업그레이드
2007년 미국 5개 도시에서 처음 시작
15년 동안 100여개국 1600만㎞ 구축
몰입형뷰 곧 출시..컴퓨터 비전과 AI 기술 결합, 생생한 이미지
개발중인 AR 기기와 연계될 듯
고양이 크기 소형 스트리트뷰 촬영 장비로 업그레이드
"이 팀에서 일하는 가장 좋은 점은 (수익 창출이 아니라) 이용자들에게 놀라운 경험을 어떻게 선사할지에만 정말로 집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구글이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캠퍼스에 있는 '스트리트뷰 거라지'를 언론에 공개한 지난 29일(현지시간) 스트리트뷰의 상품관리를 담당하는 아만다 무어 디렉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스트리트뷰의 수익모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습니다. 물론 구글 전체로 보면 수익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이 빅테크의 근간에 흐르는 정신은 '소비자 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란 걸 다시 한번 알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구글 스트리트뷰가 출범한지 올해로 15주년을 맞았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 해외여행을 갔을 때 구글맵에 의존하곤 합니다. 한국에선 국내 포털의 지도가 유용하지만 다른 국가에선 구글맵이 참 유용하죠. 특히 거리전체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스트리트뷰는 그곳에 가보지 않고서도 생생하게 거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스트리트뷰의 출발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가 "전세계를 360도 지도로 구성해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생각이 시작부터 있었던 거죠. 2007년 샌프란시스코, 뉴욕, 라스베가스, 마이애미, 덴버 등 미국 5개 도시에서 스트리트뷰는 처음 등장했습니다. 지난 15년 동안 구글은 일반 참여자들과 함께 3D 카메라를 들고 전세계를 다니며 스트리트뷰를 구축했습니다. 100여개국에서 수집한 2200억개 이상의 이미지로 1600만㎞의 거리를 스트리트뷰로 만들어낸 겁니다. 새로운 지역에 가기 전에 미리 답사를 한다거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해외여행을 다니지 못할 때 스트리트뷰는 좋은 대안이 되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인 도시의 거리 뿐만이 아닙니다. 그린란드의 피오르드,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엘캐피탄 등 웅장한 대자연의 모습도 담았습니다. 파리 에펠탑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파리의 풍경을 비롯해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칼리파의 154층에서 바라본 주변의 모습까지 현대의 건축물과 도시의 모습을 한데 담기도 했습니다. 페루 마추피추의 고대사원, 수단의 피라미드, 이탈리아 밀라노의 두오모성당 등 역사적인 건축물의 내외부도 스트리트뷰로 볼 수 있습니다. 구글은 촬영의 경계를 확대했습니다. 남태평양 바누아투에 있는 활화산 암브린의 분화구에 들어가기도 하고, 갈라파고스섬 바다 속에서 다이빙하며 촬영하기도 했고, 심지어 지구 밖 국제우주정거장(ISS) 내부에서 바라본 우주와 지구의 모습을 찍기도 했죠.
이런 스트리트뷰를 가능하게 한 것은 기술의 발전이었습니다. 15년 전 대형 카메라에서 시작한 장비는 스노모빌에 부착돼 스키장 슬로프를 누볐고, 자전거에도 장착이 됐으며, 사람이 어깨에 메고 걸으면서 찍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차량의 루프 위에 장착해 전세계 거리를 누리면서 영상을 찍고 있습니다. 올 5월에는 높이 39㎝ 정도의 최신 장비를 내놨습니다. 무게가 6.8㎏에 불과해 들고다니면서 어디든지 찍을 수 있다고 합니다. 어느 차에나 장착이 가능하고 휴대폰으로도 간편하게 작동할 수 있어 일반인들도 쉽게 영상을 찍을 수 있습니다. 15주년을 맞은 올해 최신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기능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몰입형뷰(immersive view)를 수개월 내 내놓을 계획입니다. 컴퓨터 비전과 AI 기술을 활용해서 스트리트뷰 수십만개 이미지와 공간 이미지를 결합해서 보다 풍부하고 생생한 디지털 이미지을 만들었습니다. 무어 디렉터는 "세계 최고의 랜드마크 100곳의 영상을 이 기술(몰입형뷰)을 이용해서 만들었습니다"며 "몇 달 안에 이 영상을 전부 공개할 예정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시범적으로 영국 런던의 웨스터민스터 인근의 모습을 담은 몰입형뷰의 일부가 공개된 상태입니다. 이런 생생한 몰입형뷰는 향후 증강현실(AR)과 연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글을 비롯해 메타, 애플 등 빅테크업체들은 AR과 가상현실(VR) 기기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죠. 구글도 AR 글래스의 신모델을 현재 일반인을 대상으로 테스트하고 있는중입니다. AR 기기는 실제로 눈에 보이는 장면 위에 증강된 그래픽을 표시해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려운 기술입니다. 이를 구현할 수 있다면 몰입형뷰는 구글의 AR 글래스에 있어 킬러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무어 디렉터는 "지금 현재는 이용자들의 스마트폰을 통한 구글 맵 경험에 더 많이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며 즉각적인 대답은 피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이렇게 매년 찍는 사진 속에서 그 장소에 대한 데이터가 변하는 경우 이를 즉각 구글맵의 데이터베이스에 반영합니다. 이렇게 업데이트한 정보가 지난 3년 동안 250억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했다면 상당한 시간이 들었을 일이죠. 구글 스트리트뷰가 찍은 거리 이미지에 적혀 있는 정보를 AI가 분석해 자동으로 구글맵의 상점 데이터에 업데이트한다고 하니 시간을 상당히 단축하면서도 최신 정보를 축적할 수 있는 것이죠. 심지어 이런 서비스를 사용자들은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스트리트뷰가 어떻게 매출로 연결되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수익 모델이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무어 디렉터는 "이용자들이 세계 방방곡곡에서 길을 찾고, 가상공간에서 어떻게 여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팀에서는 수익성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는 "(구글이) 지도, 상품 광고, 기업 고객 대상 데이터 판매 등의 사업을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용자들에게 대단한 경험을 전달해주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작은 정보기술(IT) 기업이 세계적인 빅테크로 성장한 밑바탕에는 이런 '고객 경험 중심주의'가 있다는 것을 느꼈던 현장이었습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구글이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캠퍼스에 있는 '스트리트뷰 거라지'를 언론에 공개한 지난 29일(현지시간) 스트리트뷰의 상품관리를 담당하는 아만다 무어 디렉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스트리트뷰의 수익모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습니다. 물론 구글 전체로 보면 수익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이 빅테크의 근간에 흐르는 정신은 '소비자 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란 걸 다시 한번 알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100여개국 1600만㎞ 구축
구글 스트리트뷰가 출범한지 올해로 15주년을 맞았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 해외여행을 갔을 때 구글맵에 의존하곤 합니다. 한국에선 국내 포털의 지도가 유용하지만 다른 국가에선 구글맵이 참 유용하죠. 특히 거리전체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스트리트뷰는 그곳에 가보지 않고서도 생생하게 거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스트리트뷰의 출발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가 "전세계를 360도 지도로 구성해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생각이 시작부터 있었던 거죠. 2007년 샌프란시스코, 뉴욕, 라스베가스, 마이애미, 덴버 등 미국 5개 도시에서 스트리트뷰는 처음 등장했습니다. 지난 15년 동안 구글은 일반 참여자들과 함께 3D 카메라를 들고 전세계를 다니며 스트리트뷰를 구축했습니다. 100여개국에서 수집한 2200억개 이상의 이미지로 1600만㎞의 거리를 스트리트뷰로 만들어낸 겁니다. 새로운 지역에 가기 전에 미리 답사를 한다거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해외여행을 다니지 못할 때 스트리트뷰는 좋은 대안이 되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인 도시의 거리 뿐만이 아닙니다. 그린란드의 피오르드,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엘캐피탄 등 웅장한 대자연의 모습도 담았습니다. 파리 에펠탑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파리의 풍경을 비롯해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칼리파의 154층에서 바라본 주변의 모습까지 현대의 건축물과 도시의 모습을 한데 담기도 했습니다. 페루 마추피추의 고대사원, 수단의 피라미드, 이탈리아 밀라노의 두오모성당 등 역사적인 건축물의 내외부도 스트리트뷰로 볼 수 있습니다. 구글은 촬영의 경계를 확대했습니다. 남태평양 바누아투에 있는 활화산 암브린의 분화구에 들어가기도 하고, 갈라파고스섬 바다 속에서 다이빙하며 촬영하기도 했고, 심지어 지구 밖 국제우주정거장(ISS) 내부에서 바라본 우주와 지구의 모습을 찍기도 했죠.
몰입형뷰는 AR에 활용?
이런 스트리트뷰를 가능하게 한 것은 기술의 발전이었습니다. 15년 전 대형 카메라에서 시작한 장비는 스노모빌에 부착돼 스키장 슬로프를 누볐고, 자전거에도 장착이 됐으며, 사람이 어깨에 메고 걸으면서 찍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차량의 루프 위에 장착해 전세계 거리를 누리면서 영상을 찍고 있습니다. 올 5월에는 높이 39㎝ 정도의 최신 장비를 내놨습니다. 무게가 6.8㎏에 불과해 들고다니면서 어디든지 찍을 수 있다고 합니다. 어느 차에나 장착이 가능하고 휴대폰으로도 간편하게 작동할 수 있어 일반인들도 쉽게 영상을 찍을 수 있습니다. 15주년을 맞은 올해 최신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기능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몰입형뷰(immersive view)를 수개월 내 내놓을 계획입니다. 컴퓨터 비전과 AI 기술을 활용해서 스트리트뷰 수십만개 이미지와 공간 이미지를 결합해서 보다 풍부하고 생생한 디지털 이미지을 만들었습니다. 무어 디렉터는 "세계 최고의 랜드마크 100곳의 영상을 이 기술(몰입형뷰)을 이용해서 만들었습니다"며 "몇 달 안에 이 영상을 전부 공개할 예정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시범적으로 영국 런던의 웨스터민스터 인근의 모습을 담은 몰입형뷰의 일부가 공개된 상태입니다. 이런 생생한 몰입형뷰는 향후 증강현실(AR)과 연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글을 비롯해 메타, 애플 등 빅테크업체들은 AR과 가상현실(VR) 기기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죠. 구글도 AR 글래스의 신모델을 현재 일반인을 대상으로 테스트하고 있는중입니다. AR 기기는 실제로 눈에 보이는 장면 위에 증강된 그래픽을 표시해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려운 기술입니다. 이를 구현할 수 있다면 몰입형뷰는 구글의 AR 글래스에 있어 킬러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무어 디렉터는 "지금 현재는 이용자들의 스마트폰을 통한 구글 맵 경험에 더 많이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며 즉각적인 대답은 피했습니다.
"이용자에게 대단한 경험을 제공하자"
구글의 스트리트뷰는 편리한 서비스입니다. 오래된 곳은 2007년부터 지난 15년 동안 축적된 파노라마 사진이 있으니 한 지역의 변천사를 시계열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뉴욕의 명물로 태어난 허드슨 야드가 높이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합니다.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이렇게 매년 찍는 사진 속에서 그 장소에 대한 데이터가 변하는 경우 이를 즉각 구글맵의 데이터베이스에 반영합니다. 이렇게 업데이트한 정보가 지난 3년 동안 250억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했다면 상당한 시간이 들었을 일이죠. 구글 스트리트뷰가 찍은 거리 이미지에 적혀 있는 정보를 AI가 분석해 자동으로 구글맵의 상점 데이터에 업데이트한다고 하니 시간을 상당히 단축하면서도 최신 정보를 축적할 수 있는 것이죠. 심지어 이런 서비스를 사용자들은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스트리트뷰가 어떻게 매출로 연결되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수익 모델이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무어 디렉터는 "이용자들이 세계 방방곡곡에서 길을 찾고, 가상공간에서 어떻게 여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팀에서는 수익성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는 "(구글이) 지도, 상품 광고, 기업 고객 대상 데이터 판매 등의 사업을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용자들에게 대단한 경험을 전달해주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작은 정보기술(IT) 기업이 세계적인 빅테크로 성장한 밑바탕에는 이런 '고객 경험 중심주의'가 있다는 것을 느꼈던 현장이었습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