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 내 스크린에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기자회견 모습. 사진=뉴욕 AP, 연합뉴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 내 스크린에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기자회견 모습. 사진=뉴욕 AP, 연합뉴스
뉴욕증시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분명해지면서 주가지수 하락 압력이 커진 것을 풀이된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8.12포인트(0.96%) 밀린 3만1790.87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4.45포인트(1.10%) 내린 3,986.1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34.53포인트(1.12%) 떨어진 1만1883.14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3만2000선 아래로 추락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도 각각 4000과 12000선 밑으로 추락하며 주요 지지선이 붕괴됐다. 3대 지수는 최근 하락하면서 7월 이후 써머 랠리를 이어오는 동안 상승한 부분을 절반 가까이 반납했다.

지난 잭슨홀 심포지엄 이후 Fed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기정사실화되면서 투자심리는 가파르게 위축됐다. 현재는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가 아니지만 연내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빠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미 10년물 국채수익률은 3.11%대, 2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3.45%대를 기록하면서 증시에 부담을 줬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최근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지만 경제지표 호전으로 국채금리가 오르자 기술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전환했다"며 "Fed 위원들이 여전히 금리인상 기조 유지 등 공격적인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한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예상한 대로 빨리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바킨 총재는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한 연설에서 "Fed가 인플레이션을 2%로 언제 되돌릴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대담에서 "긴축은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시행한 후 방향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며 "연준은 내년에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를 아래쪽으로 조정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리인하 기대를 일축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석유 기업인 셰브론과 건설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가 각각 2% 넘게 급락했다. 트위터 주가도 1.8%가량 하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에 인수 철회 서한을 추가로 보냈다는 소식에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 테슬라 주가도 2% 이상 밀렸다.

엔비디아스냅 주가도 각각 2%, 2.5% 정도 하락했다. 스냅은 이날 직원 20%를 해고할 계획을 발표했다. 월가 밈주식으로 주목을 받았던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10% 가까이 내렸다.

업종 지수는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특히 에너지 관련 지수가 3% 넘게 하락했고 임의 소비재와 산업, 소재, 부동산, 기술, 유틸리티 관련 지수는 1% 넘게 빠졌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를 보면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가 집계한 계절 조정 6월 전미 주택가격지수는 연율 18% 올랐다. 지난 5월 19.9%를 기록하며 20%대에 바짝 근접했던 주택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콘퍼런스보드는 8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103.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월 95.3을 크게 웃돈 데다가 WSJ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97.4를 큰 폭 상회한 수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채용공고는 약 1123만9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치였던 1104만건에 비해 소폭 증가한 수준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