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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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과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은행주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왔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올 3분기부터 은행의 대표 수익성지표인 순이자마진(NIM) 상승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증권가에선 NIM 위주의 실적 개선과 높은 배당수익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7월부터 전날까지 KRX은행 지수는 2.22% 하락했다. 같은 기간 KRX300과 코스피 지수가 각각 4.09%, 5.07%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컸다. 하반기 들어 코스피 지수가 2500선을 회복하는 등 반등장이 연출됐지만 은행주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은행주는 한국은행이 '빅스텝(단번에 0.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지난달 15일 52주 신저가도 새로 썼다.

은행주는 통상 금리 인상 수혜주로 꼽힌다. 예대마진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돼서다. 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모습을 보였다. 은행권이 부실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 확대에 나선데다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 간 차이) 공개 제도도 부담이 됐다. '이자 장사' 비판 여론을 의식한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줄이고 수신금리는 올리면서 예대마진과 NIM이 더디게 늘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자료에 따르면 7월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38%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 하락했다. 예대금리차가 좁혀진 건 은행간 금리 경쟁으로 예·적금 금리가 상승해서다. 7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2.93%로 한 달 새 0.52% 급등해 2013년 2월(2.94%) 이후 9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7월 예대금리차 하락은 일시적이라며 NIM 상승이 이끌 은행 실적 개선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 고점 논란, 정기예금 확대, 대출 가산금리 축소, 조달금리 리프라이싱(재산정) 본격화로 인해 NIM 상승에 대한 기대가 전반적으로 높지 않다"면서도 "장기 시장금리 하락 우려는 섣부르고, 장기금리보다 NIM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단기 시장금리는 상승 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수신 경쟁에 따른 수익성 훼손 정도는 시장금리 상승 효과에 비해 작은 만큼 3분기 NIM은 전분기 대비 6~7bp(1bp=0.01%포인트) 상승하고, 연중 NIM은 올해 20bp, 내년 11bp 개선될 전망"이라고 했다.

그는 은행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최선호주는 NIM과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가장 뚜렷한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를 꼽았다.

나민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우려에 휩쓸릴 필요가 없다며, 경기 둔화와 규제 강화 우려에도 올해 은행의 연간 순이익은 평균 16.1% 성장할 것으로 봤다. 그는 "부채 재산정 주기 도래와 예대마진 축소 압력에 따라 NIM 개선폭은 하반기 지날수록 둔화될 전망"이라면서도 "연말까지 금리 인상을 가정하면 하반기 NIM은 은행 평균 8bp 개선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