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9월 매매할 것과 그 위험' JP모건의 친절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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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마지막 거래일인 31일(미 동부 시간) 사흘 연속 급락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다시 한번 0.1~0.6 수준의 소폭 상승세로 출발하며 반등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매수세에는 그다지 강한 힘이 없었습니다. 이번 주 들어 매번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하락 반전했던 상황이 재현됐습니다. 결국, 다우는 0.88%, S&P500 지수는 0.78% 내렸고 나스닥은 0.56%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8월 중반까지 랠리를 벌였던 주요 지수는 최근 2주간 상승세를 반납하며 8월에만 모두 4%대 내림세를 기록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매수자 스트라이크(파업)라고 할 정도로 매수세가 따르지 않고 있다. 그러니 주가가 상승 출발해도 금세 하락세로 바뀐다. 투자자들은 전통적으로 불안한 9월을 앞두고 있는 데다 매파적 미 중앙은행(Fed), 8월 고용(2일)과 소비자물가 발표(13일),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두 배로 증가하는 양적 긴축(QT) 등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위험자산을 추가하길 꺼리는 듯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침 8시 15분 민간 고용정보업체인 ADP가 8월 한 달 동안 민간 고용이 13만2000건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시장 예상 30만 건, 그리고 7월 27만 건보다 훨씬 적게 나온 것입니다. ADP의 넬라 리처드슨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수치는 기업들이 고용을 보수적으로, 고용 속도를 더 늦추는 식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분석했습니다. ADP 수치는 매달 첫째 주 금요일 나오는 미 노동부 월간 고용보고서의 예고편 격으로 여겨지는 자료입니다. 2일 발표되는 8월 신규고용에 대한 월가 컨센서스는 32만 개 증가입니다. 오늘 ADP 수치가 맞는다면 신규고용은 예상보다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이는 지금 시장에는 호재이지요. 뜨거운 노동 시장을 식히려는 Fed가 덜 긴축해도 되니까요.
하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습니다. ADP 수치는 노동부 신규고용과 큰 격차가 나는 적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ADP는 이번에 자료 집계 방법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전날 나온 7월 채용공고(Jolts) 건수는 전달보다 20만 건 늘어난 1120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었습니다. 판테온 이코노믹스는 "지난 12개월 중 5개월 동안 ADP 수치와 노동부 고용 수치의 차이는 20만 개를 넘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투자자들이 ADP 자료를 신뢰할 수 있는 자료라고 믿었다면 시장 전반이 상승해야 했지만, 금요일 신규고용 발표를 앞두고 의구심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ADP 고용보고서는 8월 고용에 대한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부정적 신호로 보이지만, 신규고용에 대한 예측은 35만 개 증가로 바꾸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시장 금리는 잭슨홀 회의 이후 지속 상승하면서 증시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가 연설에서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연 4%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올리고 이를 내년 말까지는 유지해야 한다는 게 나의 견해"라고 말했습니다. 메스터 총재는 FOMC 투표권자입니다. 메스터 총재는 "미 경제가 침체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낮춰야 한다"라고도 강조했습니다. 바클레이스는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대가로 경제적 고통을 수용하기로 한 것은 주식에서 채권과 현금으로의 전환을 가속할 수 있다. 게다가 QT도 속도를 내고 있다. 흐름은 이미 바뀌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유로존의 8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더 높게 나온 것도 영향을 줬습니다. 전년 대비 9.1% 급등했는데 이는 1997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이며, 7월(8.9%), 시장 예상(9.0%)을 모두 상회한 것입니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그동안 에너지 가격 상승이 대부분을 차지했는데요.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도 4.3%나 뛰어 전달(4.0%), 시장 예상(4.1%)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다른 곳으로 퍼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유럽중앙은행(ECB) 위원인 독일 분데스방크의 요아킴 나겔 총재는 이에 대해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ECB가 오는 다음 주(9월 8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50bp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예상이 강해지면서 유럽의 금리가 뛴 게 미국 채권 시장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ECB 멤버들의 매파적 발언,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고려할 때 9월 회의에서 75bp 인상을 예상하고 최종 금리도 2023년 2월 1.75%에 달할 것으로 우리 예측을 상향 조정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시장도 10월까지 ECB가 금리를 125bp 높일 것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미국 채권 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는 2년물이 3.503%까지 올랐고, 10년물은 3.196%까지 치솟았습니다. 오후 5시께 2년물은 전장보다 5.8bp 오른 3.487%를 기록했고, 10년물은 8.2bp나 급등한 3.192%에 거래됐습니다. 10년물은 오후 3시 이후 상승 폭이 커졌습니다. 월가의 한 채권 트레이더는 "월말 리밸런싱 수요도 있었고, 9월에 10년물 수익률이 4%까지 오를 것이란 얘기가 돌면서 헤지펀드들이 채권을 팔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채권 시장에도 9월에 대한 두려움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시장이 Fed의 매파적 태도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는 주가에 부정적입니다. 생추어리 웰스의 제프 킬버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 인터뷰에서 10년물 금리를 주가의 ‘등대'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주식이 떨어지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국채 수익률, 특히 10년물 금리를 봐야 한다"라며 "10년물 금리는 이제 3.1%를 넘어섰고, 주식은 '가격의 재발견 모드'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10년물 금리가 지난 6월 중순 3.5%에서 이달 초 2.6%까지 떨어지자 주가는 랠리를 벌였지만 이후 3.1%까지 반등하면서 주가는 하락하고 있습니다. 킬버그 CIO는 "10년물 채권은 주가의 단기 경로에 대한 적절한 잣대”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등대가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집니다. 성장 기업이 가진 미래 이익을 덜 매력적으로 만드는 탓입니다. 또 더 높은 금리는 경제 활동을 둔화시켜 기업의 이익 성장을 저해합니다. S&P글로벌은 보고서에서 작년 7월 이후 0.6%를 넘지 않았던 레버리지 대출의 부도율이 2023년 6월까지 2%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레버리지 대출은 사모펀드 등이 기업을 합병, 인수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S&P는 금리 인상에 따른 높은 비용이 회사 마진을 압박하면서 부도가 늘어날 것으로 봤습니다.
달러 강세가 지속하고 있는 것도 증시에 부정적입니다. S&P500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이 많아 매출과 이익이 환율 효과로 인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사실 유럽이 금리를 크게 올리면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는 꺾여야 합니다. 하지만 오늘도 달러 강세는 계속됐습니다. ECB의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이미 어느 정도 시장에 반영된 데다, Fed가 9월 FOMC에서 75bp를 올릴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에 따르면 9월 75bp 인상 가능성은 70%에 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러시아가 독일로 이어지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 파이프라인을 또다시 잠근 것이 유로화에 부정적 영향을 크게 미쳤습니다.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 회사 가스프롬은 보수를 이유로 3일까지 사흘간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유럽은 토요일 이후 가스 공급이 재개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우려는 유럽 경제를 압박하고 유로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입니다. ING는 "노트르스트림 파이프라인이 사흘 동안 폐쇄되면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과 투자자 감정은 또다시 커다란 스트레스 테스트에 직면하고 있으며, 완전한 가스 공급 차단이 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지금 단계에서 유로화의 회복에 대해 너무 흥분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미 달러는 작년 5월부터 상승해 벌써 14% 올랐습니다. 유로, 영국 파운드, 일본 엔과 같은 주요 통화 모두에 대해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월가에서는 이런 달러 강세가 6개월 이상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대다수입니다.
UBS는 "단기적으로 더 많은 미 달러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며 환율 예측을 변경해 연말까지 1유로당 0.96달러, 즉 패리티 수준 이하에 머물 것으로 봤습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Fed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계속 긴축하고 있다 △높은 에너지 가격은 유로에 큰 걸림돌이 된다 △중국의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다 등입니다. 그러면서 향후 6개월 동안 미 달러화가 가치가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찰스 슈왑도 △미 경제의 상대적으로 강한 성장 △Fed의 긴축적 통화 정책 △안전자산(피난처) 수요 등 여러 요인이 달러를 지지한다며 "이런 요인은 2023년까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슈왑은 "미국은 대규모 순 수입국이기 때문에 달러가 14% 상승하면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최근 달러의 급격한 강세에 대해 재무부나 Fed의 반발이 거의 없었던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연구에 따르면 달러가 1% 상승하면 일반적으로 수입 가격(석유 제외)이 6개월 동안 누적적으로 0.3% 하락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각국의 주택 시장 침체가 달러화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부채 수준이 증가했고, 많은 주택 소유자가 변동 금리 주택담보대출로 인해 더 높은 금리에 노출되었다는 겁니다. 이들 국가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이면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고(→환율 하락), 경기 침체가 두려워 긴축하지 않으면 해당국 통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어떻게 하든 해당국 통화 가치는 부정적입니다.
온통 부정적 소식과 해석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둘기파들이 믿는 건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바로 인플레이션 하락입니다. 9월 13일에 나올 8월 소비자물가가 상당 폭 내려갈 것이란 것이죠. JP모건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기 시작했다. 소비자 구매력에 대한 제약도 약해지고 있고, 소비자 감정도 개선되고 있다. 선진국 시장의 소비자 지출과 소비자 신뢰는 그동안 디커플링되어 왔지만, 우리는 이번 분기에 이런 현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펀드스트랫은 보고서에서 "많은 CPI 구성 요소들이 돌덩이처럼(fall like a rock) 급락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휘발유와 항공권 가격, 렌터카 등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이들의 하락 종목들의 CPI 내 비중은 15~20%에 그칩니다. 문제는 주거비와 주로 임금으로 이뤄지는 서비스 물가가 문제가 되겠지요. 주거비만 해도 헤드라인 CPI의 30%, 근원 CPI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요소입니다. 인플레이션 둔화의 큰 요인은 유가 하락입니다. 유가는 지난 6월 초부터 급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의 대리인(proxy)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8월 중순부터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브렌트유의 경우 8월 16일 배럴당 91달러를 바닥으로 반등해 오늘 2% 넘게 내렸지만 배럴당 96달러 선을 지켰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유가가 인플레이션 프락시인데, 8월 중순까지는 내렸지만, 그 이후에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는데도 보합 선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이 유지된다면 9월 인플레이션 수치는 실망스러울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하락항 이유로 미 정부가 최근 몇 달간 전략 비축유(Strategic Petroleum Reserve)를 풀어 약 1억3000만 배럴을 방출한 것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남은 양은 1984년 후반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비축유 방출은 다음 달에 종료될 예정입니다. 이제 9월입니다. 위험하다고 지켜만 볼 수는 없습니다. 뉴욕생명 자산운용의 윤제성 CIO도 인터뷰에서 "싸지면 매수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JP모건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9월의 위험 요인과 지켜볼 요인들, 어떤 매매를 해야 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적어냈습니다. 이를 옮깁니다. ▶21세기 들어 9월은 계절적으로 가장 약한 달이지만, 4분기는 분기별로 가장 강한 분기였다. 이런 현상은 반복될 수 있다.
① 금리 변동성 증가는 주식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② 금리 변동성은 Fed 이벤트 및 CPI 발표가 있을 때 커졌었다.
③ 9월 21일 FOMC 이후 금리 변동성의 하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주식 매수 적기?)
④ 3분기 실적발표 기간은 2분기와 비슷할 수 있으며 주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어떻게 인플레이션과 강달러 위험에 대응하고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여기에서 오는 위험은 무엇인가?
① 유가 상승 :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유가는 주가에 대한 심리적 약세를 촉발하는 수준이다.
② 주당순이익(EPS) 위험이 핵심이다. 많은 투자자는 2분기를 이익 침체의 시작으로 생각했었다. (그게 3분기가 될 수 있다)
③ 빡빡한 노동 시장이 완화되는 동안, 거시경제 데이터는 성장이 대폭 악화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럼 어떤 거래가 가능할까?
① 10년물 금리가 연고점(3.47%)을 넘지 못하면 기술주가 시장 상승세를 이끌 것이다.
② 전술적으로 에너지 주는 서부텍사스원유(WTI)가 배럴당 90~100달러에서 거래 가능한 범위로 보인다. 또 에너지는 장기 매수 대상으로 남아 있다.
③ 중국은 흥미로운 전술적 거래 대상이다. (주택사업자에 대한) 290억 달러의 구제금융 펀드가 리먼브러더스와 같은 사태로 번질 가능성을 없애며, 경기 부양은 기술주 규제 위험을 일부 제거한다. 최근 고객들이 미국 기술주에 대한 노출을 FXI(iShares China Large-Cap ETF), KWEB(KraneShares CSI China Internet ETF) 노출로 대체하는 것을 봤다. 우리는 투자등급 회사채로 헤지하는 것을 좋아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아침 8시 15분 민간 고용정보업체인 ADP가 8월 한 달 동안 민간 고용이 13만2000건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시장 예상 30만 건, 그리고 7월 27만 건보다 훨씬 적게 나온 것입니다. ADP의 넬라 리처드슨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수치는 기업들이 고용을 보수적으로, 고용 속도를 더 늦추는 식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분석했습니다. ADP 수치는 매달 첫째 주 금요일 나오는 미 노동부 월간 고용보고서의 예고편 격으로 여겨지는 자료입니다. 2일 발표되는 8월 신규고용에 대한 월가 컨센서스는 32만 개 증가입니다. 오늘 ADP 수치가 맞는다면 신규고용은 예상보다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이는 지금 시장에는 호재이지요. 뜨거운 노동 시장을 식히려는 Fed가 덜 긴축해도 되니까요.
하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습니다. ADP 수치는 노동부 신규고용과 큰 격차가 나는 적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ADP는 이번에 자료 집계 방법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전날 나온 7월 채용공고(Jolts) 건수는 전달보다 20만 건 늘어난 1120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었습니다. 판테온 이코노믹스는 "지난 12개월 중 5개월 동안 ADP 수치와 노동부 고용 수치의 차이는 20만 개를 넘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투자자들이 ADP 자료를 신뢰할 수 있는 자료라고 믿었다면 시장 전반이 상승해야 했지만, 금요일 신규고용 발표를 앞두고 의구심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ADP 고용보고서는 8월 고용에 대한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부정적 신호로 보이지만, 신규고용에 대한 예측은 35만 개 증가로 바꾸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시장 금리는 잭슨홀 회의 이후 지속 상승하면서 증시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가 연설에서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연 4%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올리고 이를 내년 말까지는 유지해야 한다는 게 나의 견해"라고 말했습니다. 메스터 총재는 FOMC 투표권자입니다. 메스터 총재는 "미 경제가 침체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낮춰야 한다"라고도 강조했습니다. 바클레이스는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대가로 경제적 고통을 수용하기로 한 것은 주식에서 채권과 현금으로의 전환을 가속할 수 있다. 게다가 QT도 속도를 내고 있다. 흐름은 이미 바뀌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유로존의 8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더 높게 나온 것도 영향을 줬습니다. 전년 대비 9.1% 급등했는데 이는 1997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이며, 7월(8.9%), 시장 예상(9.0%)을 모두 상회한 것입니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그동안 에너지 가격 상승이 대부분을 차지했는데요.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도 4.3%나 뛰어 전달(4.0%), 시장 예상(4.1%)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다른 곳으로 퍼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유럽중앙은행(ECB) 위원인 독일 분데스방크의 요아킴 나겔 총재는 이에 대해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ECB가 오는 다음 주(9월 8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50bp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예상이 강해지면서 유럽의 금리가 뛴 게 미국 채권 시장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ECB 멤버들의 매파적 발언,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고려할 때 9월 회의에서 75bp 인상을 예상하고 최종 금리도 2023년 2월 1.75%에 달할 것으로 우리 예측을 상향 조정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시장도 10월까지 ECB가 금리를 125bp 높일 것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미국 채권 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는 2년물이 3.503%까지 올랐고, 10년물은 3.196%까지 치솟았습니다. 오후 5시께 2년물은 전장보다 5.8bp 오른 3.487%를 기록했고, 10년물은 8.2bp나 급등한 3.192%에 거래됐습니다. 10년물은 오후 3시 이후 상승 폭이 커졌습니다. 월가의 한 채권 트레이더는 "월말 리밸런싱 수요도 있었고, 9월에 10년물 수익률이 4%까지 오를 것이란 얘기가 돌면서 헤지펀드들이 채권을 팔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채권 시장에도 9월에 대한 두려움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시장이 Fed의 매파적 태도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는 주가에 부정적입니다. 생추어리 웰스의 제프 킬버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 인터뷰에서 10년물 금리를 주가의 ‘등대'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주식이 떨어지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국채 수익률, 특히 10년물 금리를 봐야 한다"라며 "10년물 금리는 이제 3.1%를 넘어섰고, 주식은 '가격의 재발견 모드'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10년물 금리가 지난 6월 중순 3.5%에서 이달 초 2.6%까지 떨어지자 주가는 랠리를 벌였지만 이후 3.1%까지 반등하면서 주가는 하락하고 있습니다. 킬버그 CIO는 "10년물 채권은 주가의 단기 경로에 대한 적절한 잣대”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등대가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집니다. 성장 기업이 가진 미래 이익을 덜 매력적으로 만드는 탓입니다. 또 더 높은 금리는 경제 활동을 둔화시켜 기업의 이익 성장을 저해합니다. S&P글로벌은 보고서에서 작년 7월 이후 0.6%를 넘지 않았던 레버리지 대출의 부도율이 2023년 6월까지 2%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레버리지 대출은 사모펀드 등이 기업을 합병, 인수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S&P는 금리 인상에 따른 높은 비용이 회사 마진을 압박하면서 부도가 늘어날 것으로 봤습니다.
달러 강세가 지속하고 있는 것도 증시에 부정적입니다. S&P500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이 많아 매출과 이익이 환율 효과로 인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사실 유럽이 금리를 크게 올리면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는 꺾여야 합니다. 하지만 오늘도 달러 강세는 계속됐습니다. ECB의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이미 어느 정도 시장에 반영된 데다, Fed가 9월 FOMC에서 75bp를 올릴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에 따르면 9월 75bp 인상 가능성은 70%에 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러시아가 독일로 이어지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 파이프라인을 또다시 잠근 것이 유로화에 부정적 영향을 크게 미쳤습니다.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 회사 가스프롬은 보수를 이유로 3일까지 사흘간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유럽은 토요일 이후 가스 공급이 재개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우려는 유럽 경제를 압박하고 유로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입니다. ING는 "노트르스트림 파이프라인이 사흘 동안 폐쇄되면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과 투자자 감정은 또다시 커다란 스트레스 테스트에 직면하고 있으며, 완전한 가스 공급 차단이 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지금 단계에서 유로화의 회복에 대해 너무 흥분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미 달러는 작년 5월부터 상승해 벌써 14% 올랐습니다. 유로, 영국 파운드, 일본 엔과 같은 주요 통화 모두에 대해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월가에서는 이런 달러 강세가 6개월 이상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대다수입니다.
UBS는 "단기적으로 더 많은 미 달러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며 환율 예측을 변경해 연말까지 1유로당 0.96달러, 즉 패리티 수준 이하에 머물 것으로 봤습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Fed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계속 긴축하고 있다 △높은 에너지 가격은 유로에 큰 걸림돌이 된다 △중국의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다 등입니다. 그러면서 향후 6개월 동안 미 달러화가 가치가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찰스 슈왑도 △미 경제의 상대적으로 강한 성장 △Fed의 긴축적 통화 정책 △안전자산(피난처) 수요 등 여러 요인이 달러를 지지한다며 "이런 요인은 2023년까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슈왑은 "미국은 대규모 순 수입국이기 때문에 달러가 14% 상승하면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최근 달러의 급격한 강세에 대해 재무부나 Fed의 반발이 거의 없었던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연구에 따르면 달러가 1% 상승하면 일반적으로 수입 가격(석유 제외)이 6개월 동안 누적적으로 0.3% 하락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각국의 주택 시장 침체가 달러화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부채 수준이 증가했고, 많은 주택 소유자가 변동 금리 주택담보대출로 인해 더 높은 금리에 노출되었다는 겁니다. 이들 국가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이면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고(→환율 하락), 경기 침체가 두려워 긴축하지 않으면 해당국 통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어떻게 하든 해당국 통화 가치는 부정적입니다.
온통 부정적 소식과 해석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둘기파들이 믿는 건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바로 인플레이션 하락입니다. 9월 13일에 나올 8월 소비자물가가 상당 폭 내려갈 것이란 것이죠. JP모건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기 시작했다. 소비자 구매력에 대한 제약도 약해지고 있고, 소비자 감정도 개선되고 있다. 선진국 시장의 소비자 지출과 소비자 신뢰는 그동안 디커플링되어 왔지만, 우리는 이번 분기에 이런 현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펀드스트랫은 보고서에서 "많은 CPI 구성 요소들이 돌덩이처럼(fall like a rock) 급락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휘발유와 항공권 가격, 렌터카 등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이들의 하락 종목들의 CPI 내 비중은 15~20%에 그칩니다. 문제는 주거비와 주로 임금으로 이뤄지는 서비스 물가가 문제가 되겠지요. 주거비만 해도 헤드라인 CPI의 30%, 근원 CPI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요소입니다. 인플레이션 둔화의 큰 요인은 유가 하락입니다. 유가는 지난 6월 초부터 급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의 대리인(proxy)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8월 중순부터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브렌트유의 경우 8월 16일 배럴당 91달러를 바닥으로 반등해 오늘 2% 넘게 내렸지만 배럴당 96달러 선을 지켰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유가가 인플레이션 프락시인데, 8월 중순까지는 내렸지만, 그 이후에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는데도 보합 선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이 유지된다면 9월 인플레이션 수치는 실망스러울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하락항 이유로 미 정부가 최근 몇 달간 전략 비축유(Strategic Petroleum Reserve)를 풀어 약 1억3000만 배럴을 방출한 것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남은 양은 1984년 후반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비축유 방출은 다음 달에 종료될 예정입니다. 이제 9월입니다. 위험하다고 지켜만 볼 수는 없습니다. 뉴욕생명 자산운용의 윤제성 CIO도 인터뷰에서 "싸지면 매수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JP모건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9월의 위험 요인과 지켜볼 요인들, 어떤 매매를 해야 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적어냈습니다. 이를 옮깁니다. ▶21세기 들어 9월은 계절적으로 가장 약한 달이지만, 4분기는 분기별로 가장 강한 분기였다. 이런 현상은 반복될 수 있다.
① 금리 변동성 증가는 주식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② 금리 변동성은 Fed 이벤트 및 CPI 발표가 있을 때 커졌었다.
③ 9월 21일 FOMC 이후 금리 변동성의 하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주식 매수 적기?)
④ 3분기 실적발표 기간은 2분기와 비슷할 수 있으며 주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어떻게 인플레이션과 강달러 위험에 대응하고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여기에서 오는 위험은 무엇인가?
① 유가 상승 :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유가는 주가에 대한 심리적 약세를 촉발하는 수준이다.
② 주당순이익(EPS) 위험이 핵심이다. 많은 투자자는 2분기를 이익 침체의 시작으로 생각했었다. (그게 3분기가 될 수 있다)
③ 빡빡한 노동 시장이 완화되는 동안, 거시경제 데이터는 성장이 대폭 악화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럼 어떤 거래가 가능할까?
① 10년물 금리가 연고점(3.47%)을 넘지 못하면 기술주가 시장 상승세를 이끌 것이다.
② 전술적으로 에너지 주는 서부텍사스원유(WTI)가 배럴당 90~100달러에서 거래 가능한 범위로 보인다. 또 에너지는 장기 매수 대상으로 남아 있다.
③ 중국은 흥미로운 전술적 거래 대상이다. (주택사업자에 대한) 290억 달러의 구제금융 펀드가 리먼브러더스와 같은 사태로 번질 가능성을 없애며, 경기 부양은 기술주 규제 위험을 일부 제거한다. 최근 고객들이 미국 기술주에 대한 노출을 FXI(iShares China Large-Cap ETF), KWEB(KraneShares CSI China Internet ETF) 노출로 대체하는 것을 봤다. 우리는 투자등급 회사채로 헤지하는 것을 좋아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