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증시는 긴축 우려로 4거래일째 부진을 면치 못했다.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수 되돌림 등으로 장 초반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외국인 매수 되돌림 코스피 부담될듯

미국 증시의 지속된 부진과 전일 MSCI 효과에 의한 외국인 매수 되돌림으로 1일 국내 증시는 부진한 흐름이 예상된다. 미 증시가 초반 상승하기도 했으나 장 후반 경기침에 우려가 부각되며 하락 전환 후 낙폭을 확대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속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15%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반등을 보였던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로화 약세가 글로벌 달러 강세를 유발하면서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미국 대형 테크주들의 실적 불안, 신흥국들의 자본 유출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며 "ECB 회의 이후 유로화의 움직임에 따라 전반적인 증시 방향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금일 유럽발 인플레이션 부담, 미국 증시 약세 등 대외 부담 속 전일 기계적인 상승에 따른 일부 되돌림 현상 등으로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다만 개별 기업 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유럽 천연가스 리스크가 완화된 가운데 유가가 급락한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342.02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 환율은 3원 상승 출발, 코스피는 0.5%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美 증시 4거래일째 하락+유가 2.3% 하락

미국 증시가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주가지수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동안 썸머 랠리에서 오른 부분을 절반 가까이 반납했다. 31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280.44포인트(0.88%) 하락한 3만1510.4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1.16포인트(0.78%) 내린 3955.00에 거래를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66.93포인트(0.56%) 내린 1만1816.20에 거래를 끝냈다.

미 증시는 중앙은행(Fed) 긴축 정책이 미칠 부정적인 그림자를 좀처럼 떨치지 못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오하이오 데이튼에서 연설에서 "금리를 내년 초까지 4%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10년물 미 국채수익률도 이날 3.1%대에서 오름세를 보였다. 2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15년 만에 최고치인 3.5%를 기록했다. 채권시장에서 경기 침체 신호로 읽히는 2년물과 10년물 미 국채수익률 역전폭도 여전히 -30bp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전망 완화와 경기 침체 우려에 하락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09달러(2.3%) 하락한 배럴당 89.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무역적자 폭 확대될까

정부가 1일 8월 수출입 통계를 내놓는다. 시장은 수출이 지난달 발표된 전년 대비 9.2%보다 둔화된 5.5%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고 축적 등을 감안 이를 상회할 가능성도 높다.

무역수지는 전월(-48억달러)보다 적자 폭이 커진 -80억달러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장중에 나오는 통계 결과에 따라 국내 수출 업종 주가와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물론 수출 증가율이 하향 조정되고 있 기업이익 추정치가 여전히 하향될 수 있으나 그 속도가 완만해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수입 증가세는 여전해 무역적자 폭이 확대될수 있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2분기 낸드 점유율 SK하이닉스 1.9%p 상승…삼성전자는 하락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이 1분기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SK하이닉스는 다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낸드플래시 매출은 전분기보다 1.1% 증가한 18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분기 공급업체의 비트 단위 출하량은 전분기보다 1.3% 감소했으나 평균판매가격(ASP)은 2.3% 상승했다.

전 세계 낸드플래시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은 전분기보다 5.4% 감소한 59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분기 시장 점유율은 33.0%로 전분기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트렌드포스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유행이 계속 시장 수요를 억제하고 있다"며 "3분기 낸드플래시 계약 가격은 2분기보다 13∼18% 하락하고 전체 매출은 10%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부동산에도 잭슨홀 미팅 후폭풍?

지난주 잭슨홀 미팅에서 미국의 고강도 통화 긴축 의지가 확인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여파도 주목받고 있다. 이미 국내에선 전국 아파트값이 10년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수도권도 주간 기준 9년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미 선반영된 것인지, 더 낙폭이 커질 것인지 이번주 동향에서 드러난다.

수도권 아파트 중에는 공약 파기 논란에 휩싸였던 1기 신도시 일대 약세가 관심사다. 경기 성남 분당은 전주 -0.07%에서 지난주 -0.13%로, 고양은 같은 기간 -0.06%에서 -0.12%로 낙폭을 키웠다. 정부가 1기 신도시 달래기에 나섰지만 위축된 매수세를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값도 13주째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주 낙폭은 -0.11%로, 2019년 3월 첫째주(-0.11%) 이후 3년5개월여 만에 가장 컸다. 전주에 이어 서울 25개 구 아파트값이 모두 떨어졌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