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예견 피터 시프 "강달러 붕괴 예상…심각한 경제위기 온다"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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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견한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탈 CEO는 "이미 또 다른 경제 위기가 시작됐다"며 "1930년대 대공황, 2008년 대침체보다 훨씬 더 심각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피터 시프는 한국경제TV의 특집 인터뷰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조만간 연준은 시장의 돈을 거둬들이는 금리 인상 등 긴축 통화 정책을 뒤집을 것이다"며 "이때 달러가 붕괴하면서 인플레이션이 폭주하고,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으로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면 미국을 중심으로 부동산과 주식 시장 등에 끼어있던 거품이 붕괴될 것이라는 의미다.
미국 증시의 전망에 대해서 피터 시프는 "미국을 피하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될 만큼 하방 리스크가 크다"며 "주식 투자의 경우 미국보다 다른 국가의 위험 대비 수익이 훨씬 높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다만 에너지, 기초 자재, 농업 등 인플레이션 헤지 매력이 있는 종목에 대한 투자는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피터 시프는 에너지에 대해 "달러가 하락을 시작하면 유가는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할 것이다"며 "현재로서는 미국보다 유럽 에너지 주식이 가치 대비 더 저렴하다"고 추천했다.
또 "2030년이 오기 전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국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국 증시가 투자자의 피난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끝으로 비트코인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던 시프 CEO는 "비트코인이 1만 달러보다 더 떨어질 것이다"며 비트코인 대신 금을 매수할 것을 권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투자보다 투기에 더 가깝다"며 "지금의 일시적인 달러 강세를 활용해 금을 매수해야 할 때다"라고 밝혔다.
아래는 피터 시프와 나눈 대담의 주요 내용이다. Q.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데 최근에 당신은 미국이 또 한 번의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어떤 위기를 의미하는가.
A. 지난 금융 위기의 원인은 과도한 부채였다. 부채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에 집중돼 있었고, 상당 부분을 갚지 못할 상황이었다. 또 담보물의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현재 미국에는 상환 불가능한 빚이 이때보다 훨씬 많다. 지난 금융 위기보다 더 큰 거품에 직면해 있다. 미국 경제는 신용 거품의 부산물이자 현 상황을 부채질한 값싼 자금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이에 연준은 금리 인상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강경한 통화 정책은 2008년보다 더 심각한 금융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경제 또한 심각한 영향을 받겠다. 지난 위기는 대공황 이후 맞이한 최악의 불황으로 '대침체'라고 불렸다. 이번 불황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보며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 대침체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며 심지어는 대공황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Q. 미국의 위기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과거와 같이 주택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는가.
A. 경제 위기는 역설적이게도 최근 상승했던 달러에서 나타날 것으로 본다. 달러가 붕괴하면서 인플레이션이 폭주하고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는 단순히 자산 가격이 하락한다는 게 아니다. 올라갈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고, 이는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Q. 결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부를 수 있다는 말이다. 연준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금리를 얼마나 올릴 것으로 예상하나.
A. 금리 인상은 이미 시작됐지만 문제는 인상 폭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려면 경제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금리를 높여야 한다. 지금 FED는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는 게 아니라 그 흉내만 내고 있을 뿐이다. 금리를 소폭 인상했으나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머지 않아 FED는 결정을 뒤집고 경제를 활성화하려고 할 것이다. 경제 활성화에는 인플레이션이 뒤따른다. 따라서 경기 부양이라는 명목 하에 실제로는 침체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게 FED가 하게 될 일이며 과도한 경기 부양 자금으로 미국 경제는 쓰러지게 될 것이다. 이는 달러의 폭락으로 이어지겠다.
Q. 최근에 미국 증시가 바닥을 찍었다고 보는 월가의 낙관론자들이 적지 않다. 이 의견에는 동의하는가.
A. 아직은 아니라고 본다. 여전히 시장은 비싸다고 생각하며 현 상황을 봤을 때 주가의 추가 하락이 당연하다. 시장에는 여전히 하락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 물론 FED가 즉시 결정을 뒤집어 금리를 인하하고 많은 자금을 투자한다면 시장이 바닥을 치고 다시 크게 반등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명목상 수치일 뿐이다. 실제 금 시세와 비교하면 증시는 금 시세 대비 폭락을 경험할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금 가격은 상승할 것이라는 뜻이다.
Q. 뉴욕증시에 대해서 비관적인 입장이다. 올해 연말에 뉴욕증시는 얼마나 떨어질까. 구체적 수치를 말해줄 수 있나.
A. 나는 하락을 전망하지만 상승할 수도 있다. 확신할 수는 없다. 떨어진다고 해도 얼마나 일지는 모르겠다. 나는 하락 여지가 크며 여전히 과대 평가 상태라 생각한다. 미국 시장 투자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될 만큼 하방 리스크가 크다고 본다. 주식 투자의 경우 미국보다 다른 국가의 위험 대비 수익이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국제 포트폴리오를 통해 미국 이외의 해외 기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Q. 미국 주식에 접근하는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많다. 8월에는 인텔,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주를 많이 샀다. 앞으로 반도체 주의 전망, 어떻게 예상하나.
A. 대만 반도체에 투자할 수도 있다. 반도체는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고 구매하는 주요 부품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좋은 부문에 속한다고 본다. 언급한 회사들은 미국 정부로부터 상당한 보조금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나는 그게 큰 실수라 생각한다. 자유 시장이 직접 결정을 내려야지, 정치인들이 자본 할당을 결정하는 중앙 계획 경제가 돼서는 안 된다. 자유 시장만이 자원을 최적으로 할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개입하면 이상적인 할당이 어려워지며 결국 모두에게 손해로 돌아가게 된다. 비용은 커지고 생활 수준은 낮아진다. 물론 투자의 결과는 어떤 기업인지, 매수 시점과 주가수익비율 수준에 따라 다를 것이다. 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반도체 주식보다 더 낫다고 되는 분야, 섹터들도 있다. Q. 에너지 주에 대해서 인플레이션 헤지 매력이 있다고 했다.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또 다른 종목이 있나.
A. 우선 농업 회사처럼 전형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업종이 있다. 인플레이션과 함께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귀금속뿐만 아니라 공업용 금속을 채굴하는 기업들도 있다. 에너지, 기초 자재, 농업 부문의 자산을 소유하고 있다면 지금 같은 시기에 더 높은 시장가를 형성하고 있을 것이므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가격 결정력이 있는 회사에 투자하는 게 좋다. 즉 원가가 상승할 때 그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고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는 기업 말이다. 사람들이 늘 필요로 하고, 가격이 올라도 구매할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어야 한다. 다른 부문에서 소비를 줄이더라도 계속 구매하게 될 제품들이 있다. 이런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에 투자해야 한다.
인상된 필수품을 사기 위해 소비자들이 포기할 상품을 파는 기업은 피해야 한다. 이런 추세는 이미 시작됐고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 또한 달러에 관한 내 예측이 맞는다면 미국 인플레이션은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특히 신흥 시장에서는 자국 통화의 구매력 상승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실제 물가는 하락할 것이며 이는 경제에 호황을 가져올 요인으로 작용하겠다. 선견지명을 갖고 이러한 경제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실질 자산을 소유한 기업에 투자한 이들은 수익을 낼 것이다. 해당 경제의 부의 증가로 수혜를 볼 부동산과 같은 자산 말이다.
Q. 최근 또 다른 화두가 유가다,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같은 공급망 차질은 여전하다. 앞으로 유가는 어떻게 전망하나. 또 유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에너지 주 투자에 대한 견해도 궁금하다.
A. 현재는 석유 강세장이며 유가 상승도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때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올라갔던 유가가 현재 조정을 받아 9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추세는 긍정적이며 가격은 더 상승할 것이다. 특히 달러가 하락을 시작하면 유가는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겠다. 우리 역시 지난 2년간 에너지 부문에 비중을 많이 실어왔다. 따라서 추천할 만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미국보다 유럽 에너지 주식이 가치 대비 더 저렴하다고 본다.
Q. 한동안 미국 투자에 대한 대안으로 중국이 꼽혔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중국 시장은 어떻게 보는가.
A. 중국은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이다. 물론 위험도 있다. 정치적인 위험은 늘 존재하지만 경제 기반은 탄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완벽한 투자 대상이라 보기는 어렵지만 말이다. 중국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은 시장이다. 미국과는 다르다. 21세기에는 중국이 패권을 잡으리라 생각한다. 2030년이 오기 전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국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리고 향후 10년 동안 미국과는 상당한 격차를 벌리게 될 것이다.
Q.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비트코인은 어떤가. 당신은 최근에 비트코인이 1만 달러 아래로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A. 그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본다. 1만 달러에 이르러서도 줄곧 하락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열렬한 광신자들이 계속 매수하겠지만 결국 그들의 자금도 고갈된다. 여전히 비트코인을 찬양하겠지만 빈털터리가 될 것이다. 중국은 비트코인을 제한해 왔는데 이는 결국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비트코인이 폭락해도 돈을 잃는 중국인들은 별로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미국인이 돈을 잃게 될 것이며 이는 경기 침체 상황에서 추가적인 문제가 될 것으로 본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암호 화폐를 구매한 사람들이 많은데, 결국 그 가치도 폭락하기 때문이다.
Q. 비트코인 대신 금을 옹호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금은 달러화 강세가 금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금 투자, 해도 되는 시점인가.
A. 지금의 일시적인 달러 강세는 금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달러 강세를 활용해 금을 매수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시세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 밖의 상황은 다르다. 금 시세는 현지 통화에서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을 것이다. 달러 통화에서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달러는 하락할 것이며 금 가격은 훨씬 오를 것으로 본다. 어리석은 이들은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생각하고 구매했지만 결국 자신의 실수를 깨닫게 될 것이다. 비트코인은 절대 금의 대안 될 수 없다. 그림의 떡에 불과하며 다단계, 피라미드, 행운의 편지와 다를 바 없다.
많은 이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한 이유는 사실 투기에 더 가깝다. 기술주 투자와도 일종의 상관관계가 있다. 내재 가치가 거의 없는 매우 위험한 자산임에도 사람들은 도박하고 싶어한다. 비트코인을 금이라 생각하고 보유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치 저장 수단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나서도 돈이 아직 남아있다면, 이를 금에 투자하는 데 활용해야 할 것이다.
Q. 끝으로 이 방송을 시청하는 투자자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A. 우선 미국을 피하라. 특히 채권의 경우 나라면 국가와 상관없이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세계적인 현상이며 불행히도 채권 보유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주식 투자가 좋겠지만 적절한 기업을 선택해야 한다.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번창할 기업을 찾아야 하며 그게 우리가 하는 일이다.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
피터 시프는 한국경제TV의 특집 인터뷰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조만간 연준은 시장의 돈을 거둬들이는 금리 인상 등 긴축 통화 정책을 뒤집을 것이다"며 "이때 달러가 붕괴하면서 인플레이션이 폭주하고,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으로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면 미국을 중심으로 부동산과 주식 시장 등에 끼어있던 거품이 붕괴될 것이라는 의미다.
미국 증시의 전망에 대해서 피터 시프는 "미국을 피하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될 만큼 하방 리스크가 크다"며 "주식 투자의 경우 미국보다 다른 국가의 위험 대비 수익이 훨씬 높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다만 에너지, 기초 자재, 농업 등 인플레이션 헤지 매력이 있는 종목에 대한 투자는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피터 시프는 에너지에 대해 "달러가 하락을 시작하면 유가는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할 것이다"며 "현재로서는 미국보다 유럽 에너지 주식이 가치 대비 더 저렴하다"고 추천했다.
또 "2030년이 오기 전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국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국 증시가 투자자의 피난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끝으로 비트코인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던 시프 CEO는 "비트코인이 1만 달러보다 더 떨어질 것이다"며 비트코인 대신 금을 매수할 것을 권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투자보다 투기에 더 가깝다"며 "지금의 일시적인 달러 강세를 활용해 금을 매수해야 할 때다"라고 밝혔다.
아래는 피터 시프와 나눈 대담의 주요 내용이다. Q.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데 최근에 당신은 미국이 또 한 번의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어떤 위기를 의미하는가.
A. 지난 금융 위기의 원인은 과도한 부채였다. 부채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에 집중돼 있었고, 상당 부분을 갚지 못할 상황이었다. 또 담보물의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현재 미국에는 상환 불가능한 빚이 이때보다 훨씬 많다. 지난 금융 위기보다 더 큰 거품에 직면해 있다. 미국 경제는 신용 거품의 부산물이자 현 상황을 부채질한 값싼 자금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이에 연준은 금리 인상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강경한 통화 정책은 2008년보다 더 심각한 금융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경제 또한 심각한 영향을 받겠다. 지난 위기는 대공황 이후 맞이한 최악의 불황으로 '대침체'라고 불렸다. 이번 불황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보며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 대침체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며 심지어는 대공황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Q. 미국의 위기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과거와 같이 주택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는가.
A. 경제 위기는 역설적이게도 최근 상승했던 달러에서 나타날 것으로 본다. 달러가 붕괴하면서 인플레이션이 폭주하고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는 단순히 자산 가격이 하락한다는 게 아니다. 올라갈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고, 이는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Q. 결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부를 수 있다는 말이다. 연준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금리를 얼마나 올릴 것으로 예상하나.
A. 금리 인상은 이미 시작됐지만 문제는 인상 폭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려면 경제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금리를 높여야 한다. 지금 FED는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는 게 아니라 그 흉내만 내고 있을 뿐이다. 금리를 소폭 인상했으나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머지 않아 FED는 결정을 뒤집고 경제를 활성화하려고 할 것이다. 경제 활성화에는 인플레이션이 뒤따른다. 따라서 경기 부양이라는 명목 하에 실제로는 침체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게 FED가 하게 될 일이며 과도한 경기 부양 자금으로 미국 경제는 쓰러지게 될 것이다. 이는 달러의 폭락으로 이어지겠다.
Q. 최근에 미국 증시가 바닥을 찍었다고 보는 월가의 낙관론자들이 적지 않다. 이 의견에는 동의하는가.
A. 아직은 아니라고 본다. 여전히 시장은 비싸다고 생각하며 현 상황을 봤을 때 주가의 추가 하락이 당연하다. 시장에는 여전히 하락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 물론 FED가 즉시 결정을 뒤집어 금리를 인하하고 많은 자금을 투자한다면 시장이 바닥을 치고 다시 크게 반등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명목상 수치일 뿐이다. 실제 금 시세와 비교하면 증시는 금 시세 대비 폭락을 경험할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금 가격은 상승할 것이라는 뜻이다.
Q. 뉴욕증시에 대해서 비관적인 입장이다. 올해 연말에 뉴욕증시는 얼마나 떨어질까. 구체적 수치를 말해줄 수 있나.
A. 나는 하락을 전망하지만 상승할 수도 있다. 확신할 수는 없다. 떨어진다고 해도 얼마나 일지는 모르겠다. 나는 하락 여지가 크며 여전히 과대 평가 상태라 생각한다. 미국 시장 투자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될 만큼 하방 리스크가 크다고 본다. 주식 투자의 경우 미국보다 다른 국가의 위험 대비 수익이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국제 포트폴리오를 통해 미국 이외의 해외 기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Q. 미국 주식에 접근하는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많다. 8월에는 인텔,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주를 많이 샀다. 앞으로 반도체 주의 전망, 어떻게 예상하나.
A. 대만 반도체에 투자할 수도 있다. 반도체는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고 구매하는 주요 부품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좋은 부문에 속한다고 본다. 언급한 회사들은 미국 정부로부터 상당한 보조금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나는 그게 큰 실수라 생각한다. 자유 시장이 직접 결정을 내려야지, 정치인들이 자본 할당을 결정하는 중앙 계획 경제가 돼서는 안 된다. 자유 시장만이 자원을 최적으로 할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개입하면 이상적인 할당이 어려워지며 결국 모두에게 손해로 돌아가게 된다. 비용은 커지고 생활 수준은 낮아진다. 물론 투자의 결과는 어떤 기업인지, 매수 시점과 주가수익비율 수준에 따라 다를 것이다. 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반도체 주식보다 더 낫다고 되는 분야, 섹터들도 있다. Q. 에너지 주에 대해서 인플레이션 헤지 매력이 있다고 했다.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또 다른 종목이 있나.
A. 우선 농업 회사처럼 전형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업종이 있다. 인플레이션과 함께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귀금속뿐만 아니라 공업용 금속을 채굴하는 기업들도 있다. 에너지, 기초 자재, 농업 부문의 자산을 소유하고 있다면 지금 같은 시기에 더 높은 시장가를 형성하고 있을 것이므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가격 결정력이 있는 회사에 투자하는 게 좋다. 즉 원가가 상승할 때 그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고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는 기업 말이다. 사람들이 늘 필요로 하고, 가격이 올라도 구매할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어야 한다. 다른 부문에서 소비를 줄이더라도 계속 구매하게 될 제품들이 있다. 이런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에 투자해야 한다.
인상된 필수품을 사기 위해 소비자들이 포기할 상품을 파는 기업은 피해야 한다. 이런 추세는 이미 시작됐고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 또한 달러에 관한 내 예측이 맞는다면 미국 인플레이션은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특히 신흥 시장에서는 자국 통화의 구매력 상승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실제 물가는 하락할 것이며 이는 경제에 호황을 가져올 요인으로 작용하겠다. 선견지명을 갖고 이러한 경제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실질 자산을 소유한 기업에 투자한 이들은 수익을 낼 것이다. 해당 경제의 부의 증가로 수혜를 볼 부동산과 같은 자산 말이다.
Q. 최근 또 다른 화두가 유가다,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같은 공급망 차질은 여전하다. 앞으로 유가는 어떻게 전망하나. 또 유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에너지 주 투자에 대한 견해도 궁금하다.
A. 현재는 석유 강세장이며 유가 상승도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때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올라갔던 유가가 현재 조정을 받아 9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추세는 긍정적이며 가격은 더 상승할 것이다. 특히 달러가 하락을 시작하면 유가는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겠다. 우리 역시 지난 2년간 에너지 부문에 비중을 많이 실어왔다. 따라서 추천할 만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미국보다 유럽 에너지 주식이 가치 대비 더 저렴하다고 본다.
Q. 한동안 미국 투자에 대한 대안으로 중국이 꼽혔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중국 시장은 어떻게 보는가.
A. 중국은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이다. 물론 위험도 있다. 정치적인 위험은 늘 존재하지만 경제 기반은 탄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완벽한 투자 대상이라 보기는 어렵지만 말이다. 중국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은 시장이다. 미국과는 다르다. 21세기에는 중국이 패권을 잡으리라 생각한다. 2030년이 오기 전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국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리고 향후 10년 동안 미국과는 상당한 격차를 벌리게 될 것이다.
Q.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비트코인은 어떤가. 당신은 최근에 비트코인이 1만 달러 아래로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A. 그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본다. 1만 달러에 이르러서도 줄곧 하락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열렬한 광신자들이 계속 매수하겠지만 결국 그들의 자금도 고갈된다. 여전히 비트코인을 찬양하겠지만 빈털터리가 될 것이다. 중국은 비트코인을 제한해 왔는데 이는 결국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비트코인이 폭락해도 돈을 잃는 중국인들은 별로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미국인이 돈을 잃게 될 것이며 이는 경기 침체 상황에서 추가적인 문제가 될 것으로 본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암호 화폐를 구매한 사람들이 많은데, 결국 그 가치도 폭락하기 때문이다.
Q. 비트코인 대신 금을 옹호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금은 달러화 강세가 금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금 투자, 해도 되는 시점인가.
A. 지금의 일시적인 달러 강세는 금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달러 강세를 활용해 금을 매수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시세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 밖의 상황은 다르다. 금 시세는 현지 통화에서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을 것이다. 달러 통화에서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달러는 하락할 것이며 금 가격은 훨씬 오를 것으로 본다. 어리석은 이들은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생각하고 구매했지만 결국 자신의 실수를 깨닫게 될 것이다. 비트코인은 절대 금의 대안 될 수 없다. 그림의 떡에 불과하며 다단계, 피라미드, 행운의 편지와 다를 바 없다.
많은 이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한 이유는 사실 투기에 더 가깝다. 기술주 투자와도 일종의 상관관계가 있다. 내재 가치가 거의 없는 매우 위험한 자산임에도 사람들은 도박하고 싶어한다. 비트코인을 금이라 생각하고 보유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치 저장 수단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나서도 돈이 아직 남아있다면, 이를 금에 투자하는 데 활용해야 할 것이다.
Q. 끝으로 이 방송을 시청하는 투자자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A. 우선 미국을 피하라. 특히 채권의 경우 나라면 국가와 상관없이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세계적인 현상이며 불행히도 채권 보유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주식 투자가 좋겠지만 적절한 기업을 선택해야 한다.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번창할 기업을 찾아야 하며 그게 우리가 하는 일이다.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