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악당국'이란 오명이 붙은 중국에서 최근 탄소배출량이 대폭 줄어들었다. 부동산 건설 경기 침체와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고강도 봉쇄 조치, 지방정부의 강제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31일(현지시간) 기후변화단체 카본브리프 자료를 인용해 "올해 2분기(4~6월) 중국의 탄소배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탄소배출량이 최근 4분기 연속 감소하는 와중에 이번 분기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에 의한 경제 타격 직후 탄소배출량이 7% 줄어든 것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중국의 부동산 개발 부문이 부채 위기 등으로 위축된 영향이 크다. 중국의 2분기 신규 건설 프로젝트는 전년 동기 대비 44% 급감했고, 완료된 프로젝트 역시 동기간 33% 줄어들었다. 주로 건설업에 많이 쓰이느 철강 생산 부문은 중국에서 발전산업 다음으로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분야다.

카본브리프는 "부동산 침체로 인한 철강 및 시멘트 생산량 감소,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인한 운송연료 소비량 감소 등이 중국의 공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FT는 "탄소배출량 감소는 중국 경제 성장의 둔화 조짐이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폭염과 가뭄 등 이상 기온으로 전력 수요가 폭발하자 쓰촨성 등 지방정부가 주요 공장들의 가동을 중단시킨 것도 대기질 개선으로 이어졌다. 쓰촨성의 핵심 에너지원은 수력발전이다. 이상 고온 현상으로 발전소 수위가 밑바닥을 드러내자 쓰촨성 정부는 산업 생산시설 등에 사실상 휴업을 강제했다.

이날 쓰촨성 청두시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도시 봉쇄를 결정했다. 청두시 방역당국은 1일 오후 6시부터 오는 4일까지 사흘간 모든 주민의 외출을 금지하고 유전자증폭(PCR) 전수 검사를 한다고 발표했다. 공공 서비스 제공 업체를 제외한 모든 기업은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생필품 판매 업소를 제외한 상업시설의 운영은 중단된다.청두에서는 지난 13일 이후 지난달 31일까지 모두 902명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