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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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재출범을 위한 당헌 개정안을 의결하고자 전국위원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히자 법원에 '전국위 개최 금지' 가처분을 추가로 신청했다. 추석 연휴 전까지 새 비대위를 꾸리겠다는 당의 '속전속결' 방침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이 전 대표 대리인단은 1일 "금일 헌법수호를 위해 추가 가처분을 제기했다"며 "이는 당의 민주적 기본질서를 유지하고 헌법 가치를 지키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 사건 신청은 '최고위원 4인의 사퇴'를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는 당헌 제96조 제1항 개정안을 의결할 전국위는 개최돼선 안 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개정안은 비상 상황을 자의적으로 규정하고 처분적 성격의 조항을 소급 적용하는 조항이며 모든 당원의 민주적 총의를 모으는 전당대회 추인 없이 소수의 대의기관인 전국위 의결만으로 당헌 개정을 확정시키려는 반민주적·반헌법적 조항"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개정안을 논의할 전국위는 당원들의 총의를 모으지 않은 매우 중대한 실체적·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며 "선행 가처분 사건 결정 이후 현재까지 논의되는 과정들은 법리적으로 헌법 및 정당법은 물론 국민의힘 당헌 자체에 의하더라도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 의총을 열고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궐위된 경우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이 가능한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는 당헌 개정안을 추인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일과 5일 각각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개최해 해당 당헌 개정안을 의결, 이르면 추석 연휴 전인 오는 8일 새 비대위를 출범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일 오후 정점식 상임전국위원 등 20인이 상임전국위 소집 요구서를 당 기획조정국에 제출했다"며 "상임전국위 총 55명 중 재적 위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소집 요구서가 제출된 상황"이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서병수 상임전국위 및 전국위 의장이 사퇴서를 제출했고, 직무대행자를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국위 규정에 의거해 연장자인 윤두현 의원이 (전국위 의장) 직무를 대행한다"며 "(전국위) 소집 공고, 사회까지 맡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윤두현 전국위 의장 직무대행은 이르면 9월 2일 당헌 개정안 작성을 위한 상임전국위를 소집할 예정"이라며 "당헌 개정안이 의결되면 즉각 전국위 개최를 공고하고 사흘 뒤인 5일 전국위를 소집해 ARS 투표를 통해 당헌 개정안을 의결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추석 연휴 전인 9월 8일 비대위가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