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에 빠진 '큰손'…이탈리아 축구팀 1조6000억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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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밀란 "레드버드캐피털이 12억유로에 인수"
뉴욕타임스 "구단주들 중계권 수익 확대 노려"
맨유엔 짐 래트클리프 이네오스 CEO가 관심
뉴욕타임스 "구단주들 중계권 수익 확대 노려"
맨유엔 짐 래트클리프 이네오스 CEO가 관심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투자가 몰리는 시장이 있다. 190개국 이상에서 중계권이 팔리는 유럽축구 시장이다. 최근 유럽 대형구단의 소유주가 잇따라 바뀌고 있다. 이탈리아 명문 축구구단인 AC밀란이 12억유로(약 1조6300억원)에 미국 투자사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구단 인수가는 5년 새 60% 이상 뛰었다. 잉글랜드 인기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영국 기업가의 투자 물망에 올랐다.
AC밀란은 이탈리아 프로축구 최상위 리그인 세리에A에서 19회나 우승한 축구 명가다. 지난 2021~2022시즌에도 리그 우승컵을 들었다. 2017년 중국 광산 사업가인 리융훙이 7억4000만유로(약 1조원)에 인수했지만 이 과정에서 빌린 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채권자인 엘리엇이 구단 소유권을 갖고 있던 상태였다.
레드버드캐피털이 5년 전 가격보다 63% 비싸게 구단을 매입한 데에는 비용을 상쇄하는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이번 인수 거래엔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뉴욕 양키스를 소유한 양키글로벌 엔터프라이즈(YGE)가 AC밀란 지분 일부를 보유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메이저리그의 수익 창출 역량을 축구팀 경영에 접목하겠다는 포석이다. 레드버드캐피털은 “운동 실력과 상업적 수익을 증진시키는 데에 투자하겠다”며 “YGE와 협업으로 팬층과 상업적 기회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레드버드캐피털은 골드만삭스 출신인 게리 카디날이 설립한 투자사다. 그간 중동, 동남아, 중국 등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한 부호들이 축구에 대한 열정을 밑바탕 삼아 축구 투자 열기를 이끌었다면 이 투자사는 대회 성공과 사업적 성공을 함께 추구하려는 실리적 성향이 강하다. 뉴욕타임스는 “AC밀란은 잉글랜드의 대형 구단과 비교해선 수입이 부족했다”며 “투자를 아끼지 않는 구단주들은 실제 성과와 무관하게 중계권 수익 확대를 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16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맨유를 인수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발언은 농담으로 드러났지만 인수 기대감에 뉴욕증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가가 다음날 7% 올랐다. 포브스에 따르면 맨유의 시장 가치는 46억달러(약 6조2300억원)에 달한다.
일부 구단은 올 들어 손이 바뀌었다. 지난 5월 30일 토드 보엘리 엘드릿지 CEO와 클리어레이크캐피털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잉글랜드 축구구단인 첼시FC를 42억5000만파운드(약 6조6700억원)에 인수했다. 전 구단주인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영국의 제재를 받자 지난 3월 내놨던 매물을 3개월 만에 사들였다.
미국 투자사인 엘드릿지를 운영하는 보엘리 CEO도 스포츠를 유망 산업으로 바라보는 인물로 꼽힌다. 메이저리그의 LA다저스, 미국 프로농구팀 LA레이커스의 공동구단주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잉글랜드 프로축구팀인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4억900만파운드(약 6400억원)에 인수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첼시 인수에 참여했던 컨소시엄 관계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190개국에서 1년에 9개월 동안 지속되는 ‘글로벌 상품’”이라며 “미디어를 통한 수익 창출 기회가 널려 있다”고 밝혔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AC밀란, 5년 새 가격 63% '껑충'
AC밀란은 “미국 투자업체인 레드버드캐피털이 구단을 12억유로에 인수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레드버드캐피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구단인 리버풀FC와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보스턴 레드삭스를 소유한 펜웨이스포츠그룹의 주요 투자자이기도 하다. 2020년 프랑스 축구구단인 툴루즈FC를 인수한 경험도 있다. 이번 인수로 레드버드캐피털이 보유 중인 프로스포츠팀 자산 규모는 75억달러(약 10조1400억원)로 늘었다.AC밀란은 이탈리아 프로축구 최상위 리그인 세리에A에서 19회나 우승한 축구 명가다. 지난 2021~2022시즌에도 리그 우승컵을 들었다. 2017년 중국 광산 사업가인 리융훙이 7억4000만유로(약 1조원)에 인수했지만 이 과정에서 빌린 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채권자인 엘리엇이 구단 소유권을 갖고 있던 상태였다.
레드버드캐피털이 5년 전 가격보다 63% 비싸게 구단을 매입한 데에는 비용을 상쇄하는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이번 인수 거래엔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뉴욕 양키스를 소유한 양키글로벌 엔터프라이즈(YGE)가 AC밀란 지분 일부를 보유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메이저리그의 수익 창출 역량을 축구팀 경영에 접목하겠다는 포석이다. 레드버드캐피털은 “운동 실력과 상업적 수익을 증진시키는 데에 투자하겠다”며 “YGE와 협업으로 팬층과 상업적 기회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레드버드캐피털은 골드만삭스 출신인 게리 카디날이 설립한 투자사다. 그간 중동, 동남아, 중국 등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한 부호들이 축구에 대한 열정을 밑바탕 삼아 축구 투자 열기를 이끌었다면 이 투자사는 대회 성공과 사업적 성공을 함께 추구하려는 실리적 성향이 강하다. 뉴욕타임스는 “AC밀란은 잉글랜드의 대형 구단과 비교해선 수입이 부족했다”며 “투자를 아끼지 않는 구단주들은 실제 성과와 무관하게 중계권 수익 확대를 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맨유엔 영국 부호가 '눈독'
자산가의 관심을 받는 구단은 AC밀란만이 아니다. 잉글랜드 인기 축구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엔 영국 부호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18일 CNN에 따르면 영국 석유·화학 기업인 이네오스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짐 래트클리프(사진)가 맨유 인수 의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래트클리프 CEO의 자산은 62조7000만달러(약 8조4900억원) 수준이다.지난달 16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맨유를 인수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발언은 농담으로 드러났지만 인수 기대감에 뉴욕증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가가 다음날 7% 올랐다. 포브스에 따르면 맨유의 시장 가치는 46억달러(약 6조2300억원)에 달한다.
일부 구단은 올 들어 손이 바뀌었다. 지난 5월 30일 토드 보엘리 엘드릿지 CEO와 클리어레이크캐피털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잉글랜드 축구구단인 첼시FC를 42억5000만파운드(약 6조6700억원)에 인수했다. 전 구단주인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영국의 제재를 받자 지난 3월 내놨던 매물을 3개월 만에 사들였다.
미국 투자사인 엘드릿지를 운영하는 보엘리 CEO도 스포츠를 유망 산업으로 바라보는 인물로 꼽힌다. 메이저리그의 LA다저스, 미국 프로농구팀 LA레이커스의 공동구단주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잉글랜드 프로축구팀인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4억900만파운드(약 6400억원)에 인수했다.
프리미어리그 매출 20년새 8배 성장
유럽축구 시장에 대한 인기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에 따르면 1997~1998시즌 5억8000만파운드(약 9100억원) 수준이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매출은 20년 뒤인 2017~2018시즌 48억2000만파운드(약 7조5700억원)로 8배 이상 늘었다. 2022~2023시즌 매출은 60억파운드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첼시 인수에 참여했던 컨소시엄 관계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190개국에서 1년에 9개월 동안 지속되는 ‘글로벌 상품’”이라며 “미디어를 통한 수익 창출 기회가 널려 있다”고 밝혔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