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조원 넘는 개인 순매수에도 2%대 하락…코스닥, 2%대 급락해 800 아래로
미중 갈등 재개에 강달러…환율, 금융위기 이후 최고
코스피 2,410대로 추락…환율, 연고점 경신하며 1,354.9원 마감
코스피가 1일 외국인과 기관의 대량 매도에 2,410대로 추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56.44포인트(2.28%) 내린 2,415.61에 장을 마쳤다.

이날 낙폭은 지난 6월 22일(-2.74%) 이후 가장 컸다.

지수는 전장보다 29.05포인트(1.18%) 내린 2,443.00에 개장해 장중 하락 폭을 키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천586억원, 8천325억원을 순매도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홀로 1조1천610억원을 순매수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환율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자 수급이 악영향을 받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7.3원 오른 1,354.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중 한때 1,355.1원까지 올라 전날 기록한 장중 연고점(1,352.3원)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이날 환율은 고가 기준으로 2009년 4월 29일(1,357.5원) 이후, 종가 기준으로도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8일(1,356.80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기조를 강조하는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국 반도체 대기업인 엔비디아와 AMD에 인공지능(AI)용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중단하라고 통보한 것도 시장에 부담을 줬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제한 조치는 미중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더욱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날 발표된 한국 수출입 통계 수치가 부진한 것도 악재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6% 늘었고, 수입은 28.2% 급증했다.

무역수지는 94억7천만달러(약 12조7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무역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6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은 0.7%로 집계됐다.

8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다.

민간소비는 2.9% 늘었으나, 수출과 수입은 각각 3.1%,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미중 갈등은 글로벌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줬고, 달러 강세 요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외환 시장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 8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등 경제지표 결과에 따른 달러화 가치 변동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에서는 삼성전자(-2.18%)와 SK하이닉스(-2.94%)가 나란히 2%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1.08%), LG화학(-1.42%), 현대차(-0.26%), 삼성SDI(-3.85%) 등 대부분 종목이 내림세였고, LG에너지솔루션(0.11%)만 상승 마감했다.

업종별로도 기계(-3.79%), 섬유·의복(-3.71%), 건설업(-3.64%), 금융업(-2.85%), 운수·창고(-2.77%) 등 대다수가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른 종목 수는 78개, 내린 종목 수는 827개였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8.72포인트(2.32%) 내린 788.32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6.30포인트(0.78%) 내린 800.74에서 시작해 장중 낙폭을 확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천369억원, 1천362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2천601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권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2.50%), 에코프로비엠(-4.99%), 엘앤에프(-4.60%), 펄어비스(-4.75%) 등 대부분 종목이 약세였다.

카카오게임즈(-5.11%)는 인기 모바일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환불소송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이날 하루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 대금은 각각 8조1천517억원, 6조5천298억원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