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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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사흘 만에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장중 한때 1355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17원30전 오른 1354원90전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9일 기록한 연고점(1350원40전)을 3일 만에 또다시 경신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8일(1356원80전)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4원40전 오른 1342원에 개장했다. 이후 오후 12시50분께 1355원10전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달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인 94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환율 상승에 압력으로 작용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역적자가 커지는 것은 달러 수요가 커진다는 걸 의미한다"며 "여기에 수출 부진에 따른 경제 둔화 우려까지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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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내년 초까지 4%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 발언을 내놓은 것도 원·달러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원화 약세(환율 상승)의 요인이 됐다. 이날 중국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는 지난달 시장 예상치를 밑돈 49.5로, 전달보다 0.9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PMI가 50을 넘지 못하면 '경기 축소'를 의미한다.

미·중 갈등이 더욱 악화할 조짐이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에 추가적 부담이 될 전망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대만이 자국 영역으로 들어온 중국 드론에 실탄 경고사격을 날렸다고 밝히며 대만해협을 둘러싼 지정학 긴장감이 확대되고 있다"며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 수위가 고조되면서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대두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