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꽃이 핀 월령리 선인장 군락지…동심으로 돌아간 카페 명월국민학교…웨딩촬영 성지 성이시돌 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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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다 같이 걷자, 한림 한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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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숲 그리고 빈티지. 한림은 제주에서 가장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서부 대표 관광지 애월에 가려졌던 한림은 남쪽엔 금오름과 성이시돌 목장, 서쪽 해안에는 월령포구와 선인장 군락지, 읍내 곳곳에는 빈티지 감성이 충만한 다양한 카페가 있다.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다 오름에서 산책한 후 카페 투어를 하다 보면 1주일도 빠듯하다. 바쁜 일상에 지쳤다면, 한림에서 한량처럼 지내보는 건 어떨까.
▷월령포구 차크닉=제주시 한림읍 월령리
협재해변과 금능해변의 인기에 밀린 월령포구는 스쿠버다이빙과 스노클링을 할 수 있는 숨은 명소다. 레저 스포츠를 즐기지 않더라도 최근에는 석양을 볼 수 있는 차크닉(자동차+피크닉) 장소로 새롭게 뜨고 있다. 차 트렁크에 앉아 제주 바람 속에서 준비해 간 도시락과 무알코올 음료를 먹으며 바라보는 제주 바다. 마치 물감처럼 퍼지는 푸른색과 붉은색은 칵테일 같다. 운이 좋으면 구름 한 점 없이 타는 듯한 붉은색의 ‘오메가 선셋’도 만날 수 있다. 제주 서쪽은 바람이 많이 부는 편이라, 바람 때를 맞춰 찾아가야 한다. 만조 때는 물살이 꽤 거칠어 주의해야 한다. 제주에는 마을마다 쓰레기를 분리수거할 수 있는 클린하우스가 잘 마련돼 있다. 잠시 머물다 가는 자여, 타인의 감동을 망치지 말자.
▷월령리 선인장 군락지=제주시 한림읍 월령리 359의 4
제주에 선인장 군락지라니. 남미나 미국의 어느 사막에서 볼 것 같은 명소가 제주에도 있다. 작은 노란 꽃을 마치 머리핀처럼 달고 있는 선인장들이 지천으로 핀 월령리 선인장 군락지다. 푸른 하늘과 옥빛 바다를 배경으로 하얀 풍력발전기와 검은 현무암, 노란 선인장이 모여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 선인장들은 열대 지방에서 해류를 타고 제주 한림에 도착해 뿌리를 내렸다고 한다. 그렇게 하나둘 모이더니 이제는 하나의 군락이 됐다. 손바닥처럼 보인다고 해서 손바닥선인장으로도 불린다. 선인장은 돌담 위에도 피어났다. 쥐와 뱀이 못 넘어오도록 하나둘 심었더니 어느새 마을 전체가 선인장 마을이 됐다.
▷명월국민학교=제주시 한림읍 명월로 48
아이들의 웃음이 끊긴 작은 학교, 폐교로 불리던 이곳이 작은 카페가 됐다. 명월국민학교는 문을 닫은 지 30년이 넘었다. 제주시의 무상 임대를 통해 2018년 9월 빈티지 감성이 물씬 나는 카페로 변신했다. 예전 작은 학교의 모습을 그대로 갖춘 카페 문 앞에는 ‘등교시간 오전 11시~하교시간 19시’가 적혀 있다. 넓은 교실의 책상은 언제나 만석이다. 커피뿐 아니라 어린 시절 먹던 불량식품도 함께 판매해 그 시절 동심으로 초대한다. 교실 밖 복도 창가에도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면 귓가에 그 시절 풍금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다.
▷금능상회=제주시 한림읍 금능5길 21 2층
금능해수욕장에서 차로 2분 거리의 금능상회는 세련된 외관과 다르게 내부에 들어서면 저절로 감탄사가 터진다. 우드톤 인테리어 사이로 아늑하고 따스한 조명들이 반긴다. 식당에 붙은 긴 바 테이블은 일본에 여행이라도 온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창가 쪽 테이블은 금능 바다와 비양도까지 한눈에 바라보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매일 80인분만 팔기 때문에 서둘러 와야 한다. 대표 메뉴는 해물라면과 문어덮밥이다. 해물라면 그릇 위로 문어, 새우, 홍합, 꽃게가 한아름 얹어 나온다. 문어덮밥은 문어의 크기에 한 번 놀라고, 맛에 두 번 놀란다. 입안에 제주 바다가 밀려 들어온다.
▷성이시돌 목장=제주시 한림읍 산록남로 53
1954년 선교사 맥그린치 신부가 황무지를 개간해 만든 목장 성이시돌. 제주의 가난을 타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곳은 이제 무료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아름다운 경관 사이로 독특한 건축물 테쉬폰도 볼 수 있다. 테쉬폰은 이라크 바그다드 지역의 독특한 건축 양식이다. 마치 드럼통을 반으로 잘라 만든 것처럼 생겼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성이시돌 목장에서만 볼 수 있다. 이국적 풍경이 이곳을 스냅사진과 웨딩촬영 성지로 만들었다. 내려오는 길에는 목장에서 운영하는 카페 ‘우유부단’을 들러야 한다. 우유로 만든 수제 아이스크림과 밀크티가 유명하다. 정직한 그 맛은 전혀 우유부단하지 않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월령포구 차크닉=제주시 한림읍 월령리
협재해변과 금능해변의 인기에 밀린 월령포구는 스쿠버다이빙과 스노클링을 할 수 있는 숨은 명소다. 레저 스포츠를 즐기지 않더라도 최근에는 석양을 볼 수 있는 차크닉(자동차+피크닉) 장소로 새롭게 뜨고 있다. 차 트렁크에 앉아 제주 바람 속에서 준비해 간 도시락과 무알코올 음료를 먹으며 바라보는 제주 바다. 마치 물감처럼 퍼지는 푸른색과 붉은색은 칵테일 같다. 운이 좋으면 구름 한 점 없이 타는 듯한 붉은색의 ‘오메가 선셋’도 만날 수 있다. 제주 서쪽은 바람이 많이 부는 편이라, 바람 때를 맞춰 찾아가야 한다. 만조 때는 물살이 꽤 거칠어 주의해야 한다. 제주에는 마을마다 쓰레기를 분리수거할 수 있는 클린하우스가 잘 마련돼 있다. 잠시 머물다 가는 자여, 타인의 감동을 망치지 말자.
▷월령리 선인장 군락지=제주시 한림읍 월령리 359의 4
제주에 선인장 군락지라니. 남미나 미국의 어느 사막에서 볼 것 같은 명소가 제주에도 있다. 작은 노란 꽃을 마치 머리핀처럼 달고 있는 선인장들이 지천으로 핀 월령리 선인장 군락지다. 푸른 하늘과 옥빛 바다를 배경으로 하얀 풍력발전기와 검은 현무암, 노란 선인장이 모여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 선인장들은 열대 지방에서 해류를 타고 제주 한림에 도착해 뿌리를 내렸다고 한다. 그렇게 하나둘 모이더니 이제는 하나의 군락이 됐다. 손바닥처럼 보인다고 해서 손바닥선인장으로도 불린다. 선인장은 돌담 위에도 피어났다. 쥐와 뱀이 못 넘어오도록 하나둘 심었더니 어느새 마을 전체가 선인장 마을이 됐다.
▷명월국민학교=제주시 한림읍 명월로 48
아이들의 웃음이 끊긴 작은 학교, 폐교로 불리던 이곳이 작은 카페가 됐다. 명월국민학교는 문을 닫은 지 30년이 넘었다. 제주시의 무상 임대를 통해 2018년 9월 빈티지 감성이 물씬 나는 카페로 변신했다. 예전 작은 학교의 모습을 그대로 갖춘 카페 문 앞에는 ‘등교시간 오전 11시~하교시간 19시’가 적혀 있다. 넓은 교실의 책상은 언제나 만석이다. 커피뿐 아니라 어린 시절 먹던 불량식품도 함께 판매해 그 시절 동심으로 초대한다. 교실 밖 복도 창가에도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면 귓가에 그 시절 풍금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다.
▷금능상회=제주시 한림읍 금능5길 21 2층
금능해수욕장에서 차로 2분 거리의 금능상회는 세련된 외관과 다르게 내부에 들어서면 저절로 감탄사가 터진다. 우드톤 인테리어 사이로 아늑하고 따스한 조명들이 반긴다. 식당에 붙은 긴 바 테이블은 일본에 여행이라도 온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창가 쪽 테이블은 금능 바다와 비양도까지 한눈에 바라보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매일 80인분만 팔기 때문에 서둘러 와야 한다. 대표 메뉴는 해물라면과 문어덮밥이다. 해물라면 그릇 위로 문어, 새우, 홍합, 꽃게가 한아름 얹어 나온다. 문어덮밥은 문어의 크기에 한 번 놀라고, 맛에 두 번 놀란다. 입안에 제주 바다가 밀려 들어온다.
▷성이시돌 목장=제주시 한림읍 산록남로 53
1954년 선교사 맥그린치 신부가 황무지를 개간해 만든 목장 성이시돌. 제주의 가난을 타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곳은 이제 무료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아름다운 경관 사이로 독특한 건축물 테쉬폰도 볼 수 있다. 테쉬폰은 이라크 바그다드 지역의 독특한 건축 양식이다. 마치 드럼통을 반으로 잘라 만든 것처럼 생겼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성이시돌 목장에서만 볼 수 있다. 이국적 풍경이 이곳을 스냅사진과 웨딩촬영 성지로 만들었다. 내려오는 길에는 목장에서 운영하는 카페 ‘우유부단’을 들러야 한다. 우유로 만든 수제 아이스크림과 밀크티가 유명하다. 정직한 그 맛은 전혀 우유부단하지 않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