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피라미드 비밀' 풀 열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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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인들이 어떻게 저런 걸 지었지?” 약 2000년 전 고대 로마인들이 이집트 여행 중 거대한 피라미드를 보고 한 말이다. 피라미드의 역사가 4500년이 넘으니, 이들 시대에도 이미 2500여 년 전 ‘고대 유적’이었다. 얼마 전에는 ‘괴짜 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피라미드는 분명히 외계인들이 만들었다”고 주장해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피라미드를 둘러싼 비밀은 한두 개가 아니다. 이집트 최대 규모 쿠푸왕 대(大)피라미드는 높이가 147m에 이른다. 2.5t의 육중한 사각형 돌 250여만 개를 쌓아 올렸다. 각 면 방위는 정확히 동서남북을 가리킨다. 나침반도 없던 시절에 어떻게 이런 정밀측정이 가능했을까.
학자들은 당시 이집트 기술 수준이 굉장히 높았다고 평가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나일강의 범람과 복구 과정에서 천문학과 기하학, 토목건축학, 측량술 등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피라미드 코드>의 저자 맹성렬 우석대 교수도 “수학 과학 공학 등의 지식이 상당히 축적돼 있었다”며 “고대 그리스 학자들이 이집트로 대거 유학을 간 까닭도 이런 고급 기술을 배우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장 노동자들은 누구였을까. 노예 20만 명이 동원됐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학계에서는 나일강이 범람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동안 농부들이 급료를 받고 일했다고 본다. 이집트판 뉴딜정책이었다. 이들은 2.5t짜리 돌을 둥근 나무통 위로 굴리는 방식으로 옮겼다. 그러나 수많은 돌을 먼 채석장으로부터 어떻게 운반했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나일강 범람을 이용하거나 인공수로를 팠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입증되지는 않았다.
최근 국제연구진이 꽃가루 화석을 이용한 분석으로 피라미드 인근에 흐르던 약 7㎞ 길이의 나일강 지류 흔적을 찾아냄으로써 마침내 의문이 풀리게 됐다. 대형 석재를 수송할 만큼 수위가 높았던 이 지류가 점차 말라 사막으로 변했다는 사실까지 확인됐다.
그런데도 남는 의문은 많다. 단단한 화강암을 아귀에 맞게 깎고 다듬으려면 정교한 절삭가공 도구가 필요한데 청동기 시대에 어떻게 했을까. 평균 공사 기간이 25년이라면 돌 250만 개를 6분에 한 개씩 쌓아야 하는데 이 또한 수수께끼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인 피라미드의 비밀을 풀 열쇠는 대체 몇 개나 더 필요한 걸까.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피라미드를 둘러싼 비밀은 한두 개가 아니다. 이집트 최대 규모 쿠푸왕 대(大)피라미드는 높이가 147m에 이른다. 2.5t의 육중한 사각형 돌 250여만 개를 쌓아 올렸다. 각 면 방위는 정확히 동서남북을 가리킨다. 나침반도 없던 시절에 어떻게 이런 정밀측정이 가능했을까.
학자들은 당시 이집트 기술 수준이 굉장히 높았다고 평가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나일강의 범람과 복구 과정에서 천문학과 기하학, 토목건축학, 측량술 등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피라미드 코드>의 저자 맹성렬 우석대 교수도 “수학 과학 공학 등의 지식이 상당히 축적돼 있었다”며 “고대 그리스 학자들이 이집트로 대거 유학을 간 까닭도 이런 고급 기술을 배우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장 노동자들은 누구였을까. 노예 20만 명이 동원됐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학계에서는 나일강이 범람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동안 농부들이 급료를 받고 일했다고 본다. 이집트판 뉴딜정책이었다. 이들은 2.5t짜리 돌을 둥근 나무통 위로 굴리는 방식으로 옮겼다. 그러나 수많은 돌을 먼 채석장으로부터 어떻게 운반했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나일강 범람을 이용하거나 인공수로를 팠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입증되지는 않았다.
최근 국제연구진이 꽃가루 화석을 이용한 분석으로 피라미드 인근에 흐르던 약 7㎞ 길이의 나일강 지류 흔적을 찾아냄으로써 마침내 의문이 풀리게 됐다. 대형 석재를 수송할 만큼 수위가 높았던 이 지류가 점차 말라 사막으로 변했다는 사실까지 확인됐다.
그런데도 남는 의문은 많다. 단단한 화강암을 아귀에 맞게 깎고 다듬으려면 정교한 절삭가공 도구가 필요한데 청동기 시대에 어떻게 했을까. 평균 공사 기간이 25년이라면 돌 250만 개를 6분에 한 개씩 쌓아야 하는데 이 또한 수수께끼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인 피라미드의 비밀을 풀 열쇠는 대체 몇 개나 더 필요한 걸까.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