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월별 설정액 증감 추이. 자료=대신증권
국내 ETF 월별 설정액 증감 추이. 자료=대신증권
올 1월 이후 처음으로 8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설정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락장에서도 그간 ETF 시장으로는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8월의 설정액 감소는 투자심리 위축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이해인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 5주차 ETF 주간 리포트를 내고 "8월 한 달 동안 국내 ETF 시장에선 1월 이후 처음으로 설정액이 감소했다"며 "실제로 8월 순자산 기준으로는 코스피와 채권형 중심으로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성과와는 별개로 ETF 시장에서 1조955억원의 투자자금이 빠져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올 4월과 6월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코스피 성과가 부진했던 올 1, 4, 6월에는 각각 국내 ETF 순자산이 감소했지만 1월을 빼고는 전체 ETF 시장 설정액은 여전히 증가했었다. 주식형이 부진했어도 원자재와 채권 ETF 등 다른 자산유형으로 자금이 순유입됐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달 들어선 특정 ETF를 제외하고는 자산 불문하고 대체로 설정액이 줄어들었다.

자산별로 살펴보면 원자재에서 설정액 감소가 컸다. 이 가운데 특히 원유선물 인버스 ETF 2종에서 각각 4910억원, 2320억원이 순유출된 영향이 컸다. 아울러 채권에서도 설정액 감소가 뚜렷했는데, 단기통안채에 투자하는 ETF에선 운용사 불문하고 자금이 1654억원 순유출됐다.

다만 국내 장기채(10년물 이상) 중심으로는 정방향에 자금이 순유입되고 인버스에 자금이 순유출됐다. 장기물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국내 상장 미 채권 ETF에서도 채권에 대한 수요는 확인됐다. 미 장기국채 인버스(-170억원) ETF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고르게 자금이 순유입됐다.

주식형은 지역이나 유형 분류에 따라 별다른 방향성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코스닥 ETF에서 설정액 감소가 두드러졌다. 코스피 기준으로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상품 모두 자금이 순유출되며 상방과 하방 어느 쪽에도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이 연구원은 "주식시장 부진에도 ETF 시장에는 자금이 순유입됐던 기존 상황과는 대조적"이라며 "방향성이 부재한 시장으로 투자심리 위축을 어느정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