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명 밸로프 대표이사가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밸로프-교보9호스팩 합병상장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신현아 기자
신재명 밸로프 대표이사가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밸로프-교보9호스팩 합병상장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신현아 기자
"밸로프와 같은 리퍼블리싱 사업 구조를 갖춘 곳은 전세계에 없다고 보면 됩니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도 가능합니다."

신재명 밸로프 대표(사진)는 2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밸로프-교보9호스팩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성장 전략과 미래 가치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2007년 설립된 밸로프는 국내 1호이자 유일한 게임 '리퍼블리싱 기업'이다. 이 회사는 기존 게임 사업권을 인수해 재공급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리퍼블리싱한 게임은 '알투비트'가 대표적이다. 이 게임은 2014년 서비스 종료된 뒤 7년 만인 지난해 다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밸로프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게임이다. 이 밖에 밸로프는 로스트사가, 이카루스, 앤에이지, 아틀란티카 등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게임 개발에 투입되는 비용이 없다 보니 실패 리스크가 적다는 얘기다. 개발 리소스나 판권에 대한 로열티 비용이 들지만 이 역시 그리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재성 밸로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열티 비용은 전체 매출의 10% 정도로 낮은 편"이라며 "당초 충성고객이 확보된 게임만을 들여오는 만큼 신규 게임을 출시할수록 고객이 쌓여 매출이 상승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중국, 베트남에서 개발진을 꾸려 비용 절감도 이뤘다. 현지법인을 통해 효과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도 갖췄다. 현재 밸로프는 일본, 대만, 중국, 홍콩 등 전세계 6곳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신 대표는 리퍼블리싱 게임업계에 대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며 "수년 안에 리퍼블리싱 게임 쪽을 맡을 개발진을 구성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밸로프는 리퍼블리싱 시장이 밝을 것으로 전망했다. 게임 시장의 확대로 기회 요인이 많을 것으로 봐서다.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신작 게임이 나오더라도 한계는 있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관리의 한계, 수익성 부진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일부 게임사들은 서비스를 종료했다.

신 대표는 "게임들사들이 수익성 제고를 고려하다보니, 게임 리퍼블리싱이 부각되고 있다"며 "재출시 게임에 대한 로열티로 추가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임사와 게임이용자 모두의 재출시에 대한 요구가 있는 만큼 리퍼블리싱의 필요성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 게이밍(PC·모바일)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6.2% 성장할 것으로 밸로프는 전망했다.

미래 먹거리로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밸로프는 2019년 이미 자체 플랫폼 'V펀(VFun)'을 출시한 바 있다. 여기에 메타버스 시대에 대응한 운용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해당 플랫폼은 지난해 12월 기준 일방문자가 25만명을 돌파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신 대표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2~3년 내에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 상반기 밸로프는 매출액 117억원, 영업이익 21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난 3년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매해 늘었다. 2019년엔 5000만원의 영업손실이 났지만 이듬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지난해 18억6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게임 생태계 조성,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매출액 582억원, 영업이익 136억6000만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상장을 통해 밸로프로 유입되는 자금은 86억원이다. 밸로프는 2025년까지 3년간 신규게임 라인업 확대를 위한 인건비·마케팅 비용과 V펀 플랫폼 강화 등에 해당 자금을 쓸 계획이다.

밸로프는 교보9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올 10월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스팩 상장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박 CFO는 "리퍼블리싱 분야가 흔히 알려지지 않은 만큼 빠르게 상장되길 바랐다"며 "타이밍이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밸로프의 발행주식수는 90만9678주(액면가 500원), 교보9호스팩의 발행주식수는 388만주(액면가 100원)다. 스팩존속방식 합병 절차에 따라 밸로프 보통주 1주당 교보9호스팩 보통주 48.357주를 교부할 예정이다. 합병 후 총 발행주식 수는 4786만9299주이며, 예상 시가총액은 957억원 수준이다. 합병 기일은 다음달 12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달 31일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