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출신 뭉친 머스트바이오 "차세대 CD3·IL-2 타깃 이중항체 개발"
"글로벌 제약사가 관심가질 수밖에 없는 약을 만들겠다."

설립 2년차 신생 바이오벤처인 머스트바이오 김맹섭 대표(사진)가 던진 출사표다. 김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돈 되는 약을 만들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자 출신 바이오벤처 최고경영자(CEO) 치고는 꽤나 공격적이고 직설적으로 목표 제시를 한 셈이다.

김 대표는 한미약품 연구소장 출신이다. 2015년 한미약품이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해 최근 상용화 기대를 키우고 있는 항암 신약 '포지오티닙' 개발을 이끈 주역이다. 기술 반환이 이뤄지긴 했지만 한미약품이 2016년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항암 신약 '올무티닙'도 개발했다.

연구소장인 정성엽 부사장은 한미약품에서 랩스커버리 기술 개발을 이끌었던 주인공이다. 랩스커버리는 약물 지속 시간을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대표적인 플랫폼 기술이다.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 기술을 기반으로 당뇨와 비만,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시판 허가 심사 중인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도 랩스커버리 기술 기반이다. 김 대표가 “글로벌 제약사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안다”고 장담할 수 있는 배경이다.

머스트바이오의 핵심 기술은 차별화한 다중항체 플랫폼 '빅스타(BICSTA·Best-In-Class in multi-Specific Targeting)'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타깃을 한 손으로 공격하는 게 아니라 두 개, 세 개 손으로 공격하는 원리다. 김 대표는 "BICSTA 플랫폼은 기존 기술 대비 이중항체 생산 효율이 높고, 여러 세포주가 아닌 단일 세포주에서 항체를 개발한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했다.

머스트바이오는 일단 이중항체 치료제 개발에 어느 정도 속도를 낸 뒤 삼중항체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은 두 개(MB101, MB201)다. MB101은 PD-L1과 CD3, MB201은 PD-L1과 인터류킨-2(IL-2)를 공략한다. 암 세포 표면에 있는 PD-L1 단백질와 '암세포 공격수'인 T세포의 PD-1이 결합하면 T세포가 암 세포를 공격하지 않는다. PD-L1 타깃은 항체는 이런 작용을 저해한다.

CD3 단백질은 T세포에 있다. T세포 활성화에 관여한다. PD-L1과 CD3 타깃 이중항체인 MB101은 한 손은 암 세포(PD-L1)를 잡고 한 손은 T세포(CD3)를 잡아 T세포의 암세포 공격을 활성화시키는 원리다.

또 다른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인 MB201은 마찬가지로 PD-L1을 공략하면서 CD3 대신 IL-2를 타깃한다. IL-2는 몸 속 면역반응을 조절한다. 그는 "CD3와 IL-2는 암 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를 암 세포에 끌고 가거나, 수를 늘려준다"며 "면역 세포를 암 세포로 데려갈 수 있기 때문에 획기적인 치료 효과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 차세대 CD3나 IL-2는 단백질 수용체에 대한 결합력을 조절해 항암 활성은 유지하면서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연내 MB101과 MB201 후보물질 발굴을 마무리해 내년 전임상에 들어가는 게 목표다. 폐암과 흑색종을 적응증으로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머스트바이오의 시리즈A 투자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프리미어 파트너스, 파트너스 인베스트먼트가 총 90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