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이직후 월급이 2배 됐는데, 기쁘지 않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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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관한 고민은
'경제학'으로 해결할 수 있다
NHK 총괄PD의 'MZ세대 경제학'
가상의 애덤 스미스·마르크스 초대
현대 직장인들의 고민에 답해줘
'경제학'으로 해결할 수 있다
NHK 총괄PD의 'MZ세대 경제학'
가상의 애덤 스미스·마르크스 초대
현대 직장인들의 고민에 답해줘
디지털에 의해 촉발되고, 팬데믹에 의해 가속화되고 있는 일터의 변화가 현기증이 날 정도다. 미국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는 퇴사하거나 소극적으로 일하는 ‘조용한 그만두기(Quiet Quitting)’가 트렌드다. 한국에서도 ‘퇴사 놀이’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직장에서는 직업윤리를 둘러싼 갈등이 자주 빚어지고 있고, 세대 간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일이란 과연 무엇일까. 이제는 일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8월 초 일본에서 출간돼 인기를 얻고 있는 책 <일에 관한 고민은 ‘경제학’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일과 직장에 대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는 직장인에게 속 시원한 해답을 선사한다. 일과 돈을 둘러싼 주변 환경의 변화, 피곤한 직장 내 인간관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 플랫폼 경제가 만들어낸 신종 일자리, 데이터 자본주의, 비대면 비즈니스의 일상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등 지난 30여 년간 일과 라이프스타일에 있어 어떤 극적인 변화가 있었는지 알려준다. 경제학을 공부하고 현재 NHK 엔터프라이즈에서 총괄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마루야마 슌이치는 ‘창조성 대학’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직장인들이 역사의 거장들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소설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로부터 시작해 마르크스 케인스 슘페터 하이에크 베블렌 등과 같은 경제학자, 칸트 흄 벤담 데리다 가브리엘(마르쿠스) 등과 같은 철학자, 뒤르켐 보드리야르 레비스트로스와 같은 사회학자 등이 창조성 대학에 초대돼 각종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이직하면서 월급이 두 배가 된 직장인은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다고 고백한다. 자신은 전혀 변한 게 없는데 노동 단가가 두 배가 됐다는 사실이 왠지 꺼림칙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내가 일하는 노동 가치가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대해 수염을 멋지게 기른 마르크스가 친절한 답변을 이어간다.
“가치는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우선 ‘사용가치’라는 게 있습니다. 그 상품 본래 성질에 기초한 것이죠. 시계는 팔에 차고 다니며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고, 안경은 눈이 나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죠. 물건 본래의 가치가 사용가치입니다. 그리고 ‘교환가치’라는 게 있어요. 이것은 그 상품을 생산하는 데 얼마나 많은 노동이 필요했는지에 따라 측정되는 것으로 다른 물건과 교환하기 위한 가치입니다. 이직하면서 노동 단가가 두 배가 됐지만, 그것은 교환가치의 잣대로 평가한 겉모습일 뿐 당신의 사용가치는 변하지 않았을 겁니다. 바로 거기에서 왠지 모를 찜찜함이 생겨나는 겁니다.”
요즘 직장인들이 왜 소외감에 시달리게 되는지, 열정페이와 같은 노동시장의 불합리함은 왜 생겨나는지, 파이어(경제적 독립과 조기 은퇴)족이 유행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책에 소개된 일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답변은 서로 다른 생각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직장에서는 직업윤리를 둘러싼 갈등이 자주 빚어지고 있고, 세대 간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일이란 과연 무엇일까. 이제는 일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8월 초 일본에서 출간돼 인기를 얻고 있는 책 <일에 관한 고민은 ‘경제학’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일과 직장에 대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는 직장인에게 속 시원한 해답을 선사한다. 일과 돈을 둘러싼 주변 환경의 변화, 피곤한 직장 내 인간관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 플랫폼 경제가 만들어낸 신종 일자리, 데이터 자본주의, 비대면 비즈니스의 일상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등 지난 30여 년간 일과 라이프스타일에 있어 어떤 극적인 변화가 있었는지 알려준다. 경제학을 공부하고 현재 NHK 엔터프라이즈에서 총괄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마루야마 슌이치는 ‘창조성 대학’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직장인들이 역사의 거장들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소설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로부터 시작해 마르크스 케인스 슘페터 하이에크 베블렌 등과 같은 경제학자, 칸트 흄 벤담 데리다 가브리엘(마르쿠스) 등과 같은 철학자, 뒤르켐 보드리야르 레비스트로스와 같은 사회학자 등이 창조성 대학에 초대돼 각종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이직하면서 월급이 두 배가 된 직장인은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다고 고백한다. 자신은 전혀 변한 게 없는데 노동 단가가 두 배가 됐다는 사실이 왠지 꺼림칙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내가 일하는 노동 가치가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대해 수염을 멋지게 기른 마르크스가 친절한 답변을 이어간다.
“가치는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우선 ‘사용가치’라는 게 있습니다. 그 상품 본래 성질에 기초한 것이죠. 시계는 팔에 차고 다니며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고, 안경은 눈이 나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죠. 물건 본래의 가치가 사용가치입니다. 그리고 ‘교환가치’라는 게 있어요. 이것은 그 상품을 생산하는 데 얼마나 많은 노동이 필요했는지에 따라 측정되는 것으로 다른 물건과 교환하기 위한 가치입니다. 이직하면서 노동 단가가 두 배가 됐지만, 그것은 교환가치의 잣대로 평가한 겉모습일 뿐 당신의 사용가치는 변하지 않았을 겁니다. 바로 거기에서 왠지 모를 찜찜함이 생겨나는 겁니다.”
요즘 직장인들이 왜 소외감에 시달리게 되는지, 열정페이와 같은 노동시장의 불합리함은 왜 생겨나는지, 파이어(경제적 독립과 조기 은퇴)족이 유행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책에 소개된 일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답변은 서로 다른 생각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