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기부 모임 윤기세씨 마트서 2차례 불…시설 전소
월세 살며 30년 기부한 마트 사장…화재에 이웃들 탄식
월세를 살면서도 30년 넘게 꾸준히 기부해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에 가입한 60대 남성의 식자재마트에서 하루 2차례 불이 나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37분께 윤기세(63)씨가 운영하는 인천시 서구 마전동 드림식자재마트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4시간 넘게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불로 마트 매장 시설물 대부분과 식료품 등이 타면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또 인근 점포 관계자인 50대 여성이 물건 정리 중 오른쪽 손바닥에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해당 마트는 이날 새벽에도 불이 났다가 1시간여 만에 진화됐던 곳이다.

윤씨는 2차 화재 지점인 매장 2층 창고가 처음 불이 난 곳 위에 있다며 재발화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월세 살며 30년 기부한 마트 사장…화재에 이웃들 탄식
이번 화재로 마트 대부분이 불에 탄 것으로 알려지자 윤씨의 오랜 선행사실을 아는 주변 이웃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1990년쯤부터 기부를 시작한 윤씨는 2008년 마트 사업을 확대하면서 본격적으로 기부 규모를 늘렸다.

동사무소에 수시로 쌀을 전달했고, 동사무소의 추천을 받아 생활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기도 했다.

2016년 7월 인천시 서구에서 이번에 불이 난 마트 운영을 시작한 뒤에는 기부금을 대폭 확대했다.

직접 후원이 필요한 기관을 수소문했고 지역 장애인복지관을 찾아가 매달 50만원씩을 기부했다.

2017년 6월에는 서구청의 소개로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하기도 했다.

또 굿네이버스에도 1천만원 이상을 후원하기로 하면서 '네이버스 클럽'에도 등재됐다.

특히 윤씨는 2012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본인 소유의 집 없이 월 90∼100만원을 주고 아파트에 살면서도 월세보다 훨씬 많은 돈을 기부해왔다.

윤씨의 딸인 윤미소(32)씨도 아버지의 영향으로 취업 후 첫 월급을 받자마자 기부를 시작했다.

이후 1억원 이상을 기부하기로 하면서 아너소사이어티에도 가입해 부녀 회원으로 조명을 받기도 했다.

김은자 인천시 서구 홍보팀장은 "2017년 구청 희망지원팀에 근무할 때 가방 하나 들고 기부하고 싶다고 오셨던 모습이 기억난다"며 "금액이 커서 기부금 전달식이라고 하려고 했으나 고사하면서 외부에 알리고 싶어하지도 않았는데 갑작스러운 화재 소식에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월세 살며 30년 기부한 마트 사장…화재에 이웃들 탄식
윤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1차로 불이 났다가 잔불까지 정리하고 철수를 했는데 다시 2층 창고에서 불이 났다"며 "2차로 불이 난 장소는 1차 발화 지점 바로 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기 누전 때문에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며 마트가 전부 타서 앞으로 6개월에서 1년은 영업을 제대로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마트는 철거 후 다시 지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