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스1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스1
이번주(9월 5~8일) 주식 시장은 추석연휴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일 전망이다. 시장은 고강도 긴축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 행보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지수는 2360~2460선 내에서 오갈 전망이다.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98.64포인트(3.93%) 내린 2409.41을 기록했다. 지수는 잭슨홀 미팅 여파와 반발 매수 영향에 등락을 반복하다 결국 2400선까지 후퇴했다.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60원대를 돌파하는 등 원화 약세가 심화하자 기관과 외국인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수급을 보면 지난 5거래일 동안 유가증권 시장에서 기관은 1조9505억원을 팔아치운 반면 개인은 2조2430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은 1905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지난주 중 4거래일을 매도세로 일관했다. 특히 주 후반으로 갈수록 매도세를 확대했다.

이번주 증시는 전반적으로 관망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대형 이벤트를 대기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은 고조된 상태다. 증시 반등을 꾀할 재료가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연휴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7일(현지시간) 공개되는 미 중앙은행(Fed)의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선 경기 침체 수준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는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7월 베이지북에선 12개 Fed의 관할 구역 중 5개 지역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됐다. 이번에 경기침체 우려가 추가로 확산됐다는 판단이 나오면 주식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베이지북에서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는 전망이 나오더라도 Fed가 매파적 입장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베이지북에서는 인플레이션 부담이 다소 진정되고 있지만 노동시장이 여전히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임금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이유들로 인해 Fed의 통화 긴축 행보에 있어 매파적인 시각이 크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로존의 통화정책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8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됐다. 시장에서는 유로존의 금리 인상폭에 대해 50bp(1bp=0.01%포인트) 혹은 75bp 인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지만 유로존 8월 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9.1%까지 상승하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러시아발(發) 에너지 위기에 따른 비용 부담과 경기 침체 우려 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제 긴축강도를 높이기 시작하는 ECB 기조 강화는 유로화 강세를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라며 "결국 에너지 위기 및 경기 우려로 인한 유로화 약세 vs 긴축 강도 확대로 인한 강세 압력이 공존하면서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에 증권가에선 경기와 무관한 구조적 성장주, 정책 수혜주, 경기방어주 중심의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와 과학법 발효로 향후 첨단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이러한 미국의 정책 방향은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고 미중 관계에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에는 우호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산업별로는 수혜·피해 분야가 갈릴 수 있다"며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분야에서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