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근무 돌입…대응태세 점검·유사시 주민 대피계획 수립

충북은 우리나라 한가운데 위치한 '바다 없는 내륙'이지만 여름마다 태풍과 호우를 피한 적이 별로 없다.

[태풍 힌남노] 2000년 이후 인명피해 29명…충북도 '긴장'
태풍이 할퀴거나 폭우가 쏟아질 때면 어김없이 강풍과 물폭탄에 인명·재산 피해가 이어졌고 다수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역대급 세기'로 분류된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자 충북도는 산사태 취약지역, 저지대 주택, 상가, 지하차도 등을 사전 예찰하는 등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3일 충북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태풍·호우로 도민 27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5차례의 태풍과 5차례의 호우로 인한 재산피해는 무려 4천686억원, 이재민은 5천879명에 달한다.

가장 많은 인명·재산 피해를 초래한 자연재해는 2002년 8월 말 불어닥친 태풍 '루사'다.

당시 영동 255㎜, 단양 173㎜, 괴산 167㎜의 폭우가 쏟아졌다.

설상가상으로 영동 초강천 둑이 터지면서 군 전역이 '물바다'로 변해 9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재산피해는 1천605억원, 이재민은 3천967명에 달했다.

2003년 9월 '매미', 2012년 '볼라벤'·'덴빈', 2020년 '마이삭'·'하이선' 북상 때도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각 62명, 16명, 24명이 이재민 생활을 해야 했다.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도 잦았다.

2020년 8월 중부지방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충북에는 시간당 70㎜ 안팎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강수량은 제천 640㎜, 음성 630㎜, 진천 572㎜에 달했다.

오랜 장맛비로 지반이 약해진 데다가 이른 아침에 많은 비가 집중되면서 토사가 유출되고 산사태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제천·충주 등지서 7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재산 피해도 2천497억원에 달했다.

시간당 최고 9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2017년 7월 중순에도 산사태·급류로 사망자 5명이 발생했다.

당시 기상당국은 일찌감치 호우 예비특보 발령했는데, 지자체가 산사태 우려 지역이나 하천 주변을 통제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도 나왔다.

2004년 6월에는 청주 362㎜, 증평 349㎜의 폭우가 쏟아지며 3명이 숨졌고, 2006년 7월에도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충북도는 힌남노가 북상하자 지난 1일부터 연일 상황판단회의를 하며 대책을 논의 중이다.

최근 잦은 비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여서 토사 유출이나 주택·상가 침수 우려가 크다.

도는 실국별로 업무를 분담, 대응태세를 점검하고, 취약지역에는 담당 공무원을 지정해 주민 대피계획도 수립했다.

도 관계자는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면서 태풍이 올라오기 전까지 피해 우려지역과 시설물 등에 대한 사전 점검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