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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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일과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직접 영향을 줄 전망이다. 강풍과 물폭탄급의 비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태풍을 대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역 축제를 조기에 폐장하는 한편, 직접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제주의 대부분 학교는 원격수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강도가 '강'인 상태에서 6일 오전 9시 부산 남서쪽 70㎞ 부근으로 상륙할 전망이다. 상륙 시점 힌남노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50hPa(헥토파스칼)과 43㎧일 것으로 추정된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주변 공기를 빨아들이는 힘이 강해 세력이 센 것으로 분류된다. 힌남노의 950hPa이면 최근 20년 사이 가장 큰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낸 2003년 태풍 ‘매미(MAEMI)’, 2007년 ‘나리(NARI)’와 맞먹는 강도다. 매미는 중심기압이 950h㎩, 최대풍속 초속 41m의 강도 ‘강’에 달했다. 나리는 중심기압 960h㎩, 최대풍속 초속 43m의 강도 ‘강’이었다.

프로야구 경기 취소…5~6일 제주학교들 대부분 원격수업

강력한 태풍이 예고되면서 전국의 행사장은 조기에 문을 닫고 있다. 춘천시와 축제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개장한 춘천막국수닭갈비축제는 오는 4일까지 열릴 예정이지만, 급히 폐막했다. 올해로 34회째를 맞는 춘천인형극제도 이날 오후 조기에 폐막했다. 인형극제는 국내와 국외 극단 86개 팀이 참여한 아시아 최대 인형극축제로, 4일 오후 폐막할 예정이었다.
힌남노 물폭탄 예고에 '비상'…축제 문닫고 학교는 원격수업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릴 롯데와 LG의 경기가 순연됐다고 발표했다. 남부 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사직 LG-롯데전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제주는 이미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지점별 강수량은 한라산 진달래밭 206㎜, 성판악 165㎜, 윗세오름 157.5㎜ 등이다. 많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면서 한라산 탐방은 전면 통제됐다. 제주도 전역에는 강풍주의보가, 제주도 산지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9개 항로 12척 중 목포와 완도, 녹도 3개 항로 여객선 1척씩만 운항한다. 제주도 내 항구와 포구에는 어선 2000여 척이 대피했다.

제주지역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70% 이상이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제주 학교들은 각 학교장 판단에 따라 오는 5, 6일 정상수업 여부를 결정했다. 학사 운영 방식을 결정하지 않은 학교는 5일까지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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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일 유치원은 전체 118곳 중 76.3%인 90곳이 원격수업을 시행하며 7곳은 단축수업, 4곳은 휴업한다. 나머지 5곳는 추후 결정할 예정이며 12곳은 정상수업을 할 예정이다. 6일의 경우 유치원 82곳, 초등학교 84곳, 중학교 35곳, 고등학교 23곳, 특수학교 3곳 등 227곳(73.2%)이 원격수업을 한다. 유치원 7곳과 초등학교 8곳, 중학교 6곳, 고등학교 1곳 등 22곳(7.1%)은 휴업하며, 유치원 1곳과 초등학교 4곳 등 5곳(1.6%)은 단축 수업할 예정이다. 유치원 8곳과 고등학교 1곳 등 9곳(2.9%)은 정상 수업한다.

정부, 중대본 선제적 가동

한편 행정안전부는 3일 오전 10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태풍·호우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태풍 힌남노 대비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개최해 태풍대비 중점관리사항을 전파하고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한 총력대응을 지시했다.

이상민 중대본부장은 "태풍에 의해 전국이 위협받고 있는 국가적인 비상 상황"이라면서 "관계기관과 지자체는 가용한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서 태풍 대비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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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는 강력한 바람과 많은 양의 비를 동반하고 있어 도심지 저지대 침수와 강풍피해, 해안가 해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 부산·경남 등 태풍 영향권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저지대 및 반지하 세대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대피시켜 침수로 인한 인명피해를 대비해야 한다.

행안부는 침수취약가구에 양수기, 차수판, 모래주머니 등 설비를 사전에 배포하고, 하천범람, 제방유실 등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인근 지역주민을 대피소로 사전대피 시킬 것을 주문했다.해안가 저지대 지하시설 등을 사전에 점검하고 필요시 영업시간 단축 등을 권고했다. 맨홀·배수로·배수펌프장 등 배수시설을 철저히 점검도 지시했다. 강풍으로 인한 고층건물 등의 유리창 파손, 간판 낙하 등의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시설물 고정·결박을 재확인토록 요청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힌남노와 관련 행안부 장관에게 중대본의 선제적 가동을 포함해 최고 단계 태풍 대응 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 취약 계층의 재난 안전에 각별히 신경 쓰고, 내각 모두가 혼연일체가 돼 총력 대응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