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5일 이후 8년 5개월 만에 '중간 순위 9위'
두산, '10경기 이상' 기준 첫 9위 추락…구단 최다패 위기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2015∼2021년)'에 성공한 두산 베어스가 올 시즌에는 '구단 최다 패'와 '역사상 가장 낮은 순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두산은 3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 1-4로 패해 9위로 처졌다.

두산이 중간순위 9위로 내려앉은 것은 2014년 4월 5일 이후 8년 5개월 만이다.

'10경기 이상'을 치른 시점에서 9위로 처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O리그는 2013년 NC 다이노스가 합류하면서 9구단 체제를 맞이했고, 2015년 kt wiz가 가세해 10구단 체제로 자리 잡았다.

두산은 2014년 4월 4일 2승 4패로 중간순위 9위로 처졌고, 4월 5일에도 패해 2승 5패로 최하위(9위)에 자리했다.

그러나 4월 6일에 승리하며 8위로 올라섰고, 이후에는 단 한 번도 9위까지 처지지 않았다.

시즌 10경기 이상 치른 뒤에는 9위 이하로 처진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 두산은 달갑지 않은 경험을 하고 있다.

8월 17일 8위로 떨어진 두산은 이후 반등하지 못했고, 지난 3일 삼성에 패하면서 9위로 추락했다.

3일 현재 두산의 승률은 0.425(48승 2무 65패)다.

두산, '10경기 이상' 기준 첫 9위 추락…구단 최다패 위기
2015년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두산은 매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김태형 감독 부임 후 두산의 가장 낮은 승률은 지난해 찍은 0.522(71승 8무 65패)였다.

65패는 2015년(79승 65패)에 이은 김태형 감독의 '시즌 최다 패 타이기록'이었다.

올해는 29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벌써 65패를 했다.

두산이 1패를 더 당하면, 김태형 감독 부임 후 최다 패 기록이 바뀐다.

사실 두산은 '구단 역사상 최다 패'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1982년 한국프로야구 창립 멤버인 두산은 1990년 80패(35승 5무)를 당해, 승률 0.313으로 최하위인 7위에 그쳤다.

시즌 팀당 경기 수의 차이가 있지만, 올해 두산이 남은 29경기에서 16패 이상을 당하면 구단 역대 최다 패의 불명예 신기록을 쓴다.

두산이 창단 후 처음으로 9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하는 장면을 목격할 수도 있다.

두산은 1990년(7위)과 1991년, 1996년(이상 8위)에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9구단, 10구단 체제가 자리 잡은 뒤에는 '최하위권'으로 처진 적이 없다.

2000년대 두산의 최저 순위는 2003년의 7위다.

2014년 6위에 머물렀지만, 이후 7년 동안 한국시리즈 무대에 섰다.

두산, '10경기 이상' 기준 첫 9위 추락…구단 최다패 위기
두산의 전력은 해를 더할수록 약화했다.

김태형 감독 부임 후 김현수(LG 트윈스), 양의지(NC), 민병헌(은퇴),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랜더스), 이용찬, 박건우(이상 NC) 등 '왕조 시절의 주축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팀을 떠났다.

FA 보상 선수, 방출 선수, 신예 등 새 얼굴을 끌어모아 2021년까지는 '왕조'를 지켰지만, 올해는 한계에 다다랐다.

투타에 끊임없이 부상 선수까지 나오는 악재도 겹쳤다.

후반기 12승 19패로 처지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도 거의 사라졌다.

최근 7년 동안 KBO리그 마지막 경기 장면은 두 가지로 구분됐다.

두산 선수단이 우승(2015, 2016년, 2019년)을 차지해 기뻐하거나, 준우승(2017, 2018, 2020, 2021년)의 아쉬움을 곱씹는 장면이 교차했다.

올해 두산은 KBO리그의 조연으로 밀렸다.

9위 두산과 5위 KIA 타이거즈의 격차가 8.5게임으로 벌어진 터라,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지 않으면 KBO리그는 2014년 이후 8년 만에 '두산 없는 가을 야구'를 치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