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의 가동을 중단한 가운데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가스 없이도 겨울을 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유럽 국가 관리들은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가스 공급을 완전히 차단할 가능성에 대비했다며 공급을 제한해도 이번 겨울을 문제없이 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 경제 담당 집행위원 파올로 젠틸로니는 "EU는 러시아가 가스를 무기로 사용하는 데 대응할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자신했다.

러시아 가스의 최대 도입국인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도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아주 많이 어려워지더라도 우리는 겨울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독일의 에너지부는 자국 내 가스 저장고가 이미 10월 초 목표치인 85% 가까이 충전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당시 독일이 가스 수요의 55%를 러시아에 의존했다면 지난달 말에는 그 비중이 10% 정도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독일은 대부분의 가스를 노르웨이, 네덜란드, 벨기에 등 북유럽 국가들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에너지부 대변인은 "우리는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를 신뢰할 수 없음을 확인했고 그에 맞춰 러시아 에너지에서 독립하기 위한 여러 조치들을 계속 취해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지난 3일 독일과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에 이용되는 주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을 정비 점검 뒤 재가동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연기했다.

가스프롬 측은 "점검 중 터빈 주변에서 기름 유출이 발견됐다"면서 "노르트 스트림을 통한 가스 공급이 완전히 중단된다"고 밝혔다.

터빈 제작사인 독일 업체 지멘스 에너지는 "기름 유출이 터빈 작동을 중단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러시아의 재가동 연기에 다른 이유가 있음을 시사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