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대어' 은마 집값 흔들…학군 수요 줄자 전·월세도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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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기대감 커진 은마아파트 가보니…
금리인상, 대출 규제에…시장 침체, 수요 감소까지
"상생임대인제도·계약갱신청구권 등 갈아타기 급감"
금리인상, 대출 규제에…시장 침체, 수요 감소까지
"상생임대인제도·계약갱신청구권 등 갈아타기 급감"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강남 재건축 대어(大魚)로 꼽히는 '은마'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재건축 정비 사업 가능성이 커졌음에도 금리인상과 대출규제가 발목을 잡으면서 집값이 오히려 하락했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다. 전·월세 수요도 덩달아 부진하다. '은마' 주변은 학군 수요로 유명한데 각종 임대차 관련 제도 시행으로 매물이 소진되지 않는 데다 학군이 좋은 곳으로 이동하려는 수요마저 감소했기 때문이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은마' 전용 84㎡는 지난달 25억7000만원(5층)에 손바뀜했다. 지난 5월 같은 면적대가 27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2억원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해 11월엔 이와 같은 층이 28억2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는데 해당 가격과 비교하면 약 9개월 만에 2억5000만원 하락했다.
전용 84㎡ 호가도 24억원까지 나와 있다. 최근 거래된 가격보다 1억7000만원 더 낮은 수준이다. 전용 76㎡ 역시 21억9000만원까지 하락해 올해 신저가인 22억8000만원보다 9000만원 떨어졌다.
'은마'는 지상 14층, 28개 동, 4424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다. 1979년 지어져 올해 42년 차를 맞았다. 대치동 중심에 있어 서울 대표 재건축 추진 단지다. 2010년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2017년 5월 정비구역에 지정됐고 정비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했지만 여러 차례 고배를 마셨다. 2018년 6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에 마지막으로 상정된 이후 사업이 멈췄다.
하지만 지난달 열린 도계위 소위원회에서 은마 정비계획안이 조건부로 통과됐다. 소위원회에서 요구한 요구 사항을 보완하면 본위원회인 도계위 심의에 상정될 수 있다. 이번 소위원회에서는 학여울역 앞 문화공원을 역세권 고밀개발을 고려해 주상복합 등으로 변경하라는 것과 동 개수를 줄여 일부 조밀한 동 간 간격을 넓히라는 의견이 나왔다. 은마 단지 내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최근 정비사업 추진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수를 고려하는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있었다"면서도 "강남 부동산 시장에도 침체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수요자들이 머뭇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B 공인 중개 관계자도 "대출도 나오지 않는 가격대이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어 직접 들어와서 거주할 수요자만 거래가 가능한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수요자들이 위험을 짊어지면서까지 들어오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강남 사교육 일번지인 대치동 학원가에 자녀를 보내기 위해 매년 '은마'에선 집을 구하기 위해 전쟁이 벌어져 왔다. 하지만 올해는 조용한 편이다. 대출 규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연이어 금리가 치솟으면서 실수요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져서다.
단지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상생임대인제도, 계약갱신청구권 등으로 갈아타기 수요가 많이 줄어들었다. 전세대출금리도 많이 오르면서 이사를 오려는 실수요자들도 많지 않다"며 "예전 같으면 이맘때 외국에서 학기를 마치고 들어오는 수요, 방학을 틈타 이사 오는 수요 등이 있었지만 올해는 조용하다. 전셋집이 없어 눈치싸움을 벌이던 것도 옛날 일"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면 수업을 대신할 수 있는 수업이 늘어나다 보니 굳이 대치동을 찾으려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
대치동 학원가 인근의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학원 수업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화상 수업, 인터넷 강의 등으로 대체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학교보다 학원 때문에 '은마'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학원을 보내지 않으니 단지에 이사 올 유인이 줄었다"고 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구 집값은 8월 마지막 주(29일) 기준 0.06% 하락해 전주(-0.04%)보다 소폭 낙폭을 확대했다. 지난 7월 첫째 주(4일) 이후 9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매매를 비롯한 전·월세 수요도 부족하다. 대치동이 있는 서울 동남권 매매수급지수는 지난달 마지막 주 88.7을, 전세수급지수는 89.1을 기록했다. 전주 대비 각각 0.7포인트, 0.3포인트 내렸다. 이 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으면 집을 찾는 수요보다 집을 내놓는 공급이 더 많단 얘기다. 매매·전세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둘째 주(8일) 이후 42주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다. 전·월세 수요도 덩달아 부진하다. '은마' 주변은 학군 수요로 유명한데 각종 임대차 관련 제도 시행으로 매물이 소진되지 않는 데다 학군이 좋은 곳으로 이동하려는 수요마저 감소했기 때문이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은마' 전용 84㎡는 지난달 25억7000만원(5층)에 손바뀜했다. 지난 5월 같은 면적대가 27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2억원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해 11월엔 이와 같은 층이 28억2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는데 해당 가격과 비교하면 약 9개월 만에 2억5000만원 하락했다.
전용 84㎡ 호가도 24억원까지 나와 있다. 최근 거래된 가격보다 1억7000만원 더 낮은 수준이다. 전용 76㎡ 역시 21억9000만원까지 하락해 올해 신저가인 22억8000만원보다 9000만원 떨어졌다.
'은마'는 지상 14층, 28개 동, 4424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다. 1979년 지어져 올해 42년 차를 맞았다. 대치동 중심에 있어 서울 대표 재건축 추진 단지다. 2010년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2017년 5월 정비구역에 지정됐고 정비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했지만 여러 차례 고배를 마셨다. 2018년 6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에 마지막으로 상정된 이후 사업이 멈췄다.
하지만 지난달 열린 도계위 소위원회에서 은마 정비계획안이 조건부로 통과됐다. 소위원회에서 요구한 요구 사항을 보완하면 본위원회인 도계위 심의에 상정될 수 있다. 이번 소위원회에서는 학여울역 앞 문화공원을 역세권 고밀개발을 고려해 주상복합 등으로 변경하라는 것과 동 개수를 줄여 일부 조밀한 동 간 간격을 넓히라는 의견이 나왔다. 은마 단지 내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최근 정비사업 추진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수를 고려하는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있었다"면서도 "강남 부동산 시장에도 침체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수요자들이 머뭇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B 공인 중개 관계자도 "대출도 나오지 않는 가격대이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어 직접 들어와서 거주할 수요자만 거래가 가능한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수요자들이 위험을 짊어지면서까지 들어오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강남 사교육 일번지인 대치동 학원가에 자녀를 보내기 위해 매년 '은마'에선 집을 구하기 위해 전쟁이 벌어져 왔다. 하지만 올해는 조용한 편이다. 대출 규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연이어 금리가 치솟으면서 실수요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져서다.
단지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상생임대인제도, 계약갱신청구권 등으로 갈아타기 수요가 많이 줄어들었다. 전세대출금리도 많이 오르면서 이사를 오려는 실수요자들도 많지 않다"며 "예전 같으면 이맘때 외국에서 학기를 마치고 들어오는 수요, 방학을 틈타 이사 오는 수요 등이 있었지만 올해는 조용하다. 전셋집이 없어 눈치싸움을 벌이던 것도 옛날 일"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면 수업을 대신할 수 있는 수업이 늘어나다 보니 굳이 대치동을 찾으려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
대치동 학원가 인근의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학원 수업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화상 수업, 인터넷 강의 등으로 대체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학교보다 학원 때문에 '은마'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학원을 보내지 않으니 단지에 이사 올 유인이 줄었다"고 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구 집값은 8월 마지막 주(29일) 기준 0.06% 하락해 전주(-0.04%)보다 소폭 낙폭을 확대했다. 지난 7월 첫째 주(4일) 이후 9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매매를 비롯한 전·월세 수요도 부족하다. 대치동이 있는 서울 동남권 매매수급지수는 지난달 마지막 주 88.7을, 전세수급지수는 89.1을 기록했다. 전주 대비 각각 0.7포인트, 0.3포인트 내렸다. 이 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으면 집을 찾는 수요보다 집을 내놓는 공급이 더 많단 얘기다. 매매·전세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둘째 주(8일) 이후 42주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