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시청과 게임 등으로 용도가 제한돼 있던 태블릿PC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야외 활동과 비대면 교육 등 특정 수요를 겨냥한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 태블릿PC 시장이 위축되면서 태블릿PC 제조사들이 틈새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저·인강…틈새수요 노리는 신상 태블릿
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태블릿PC 신제품인 갤럭시탭 액티브4 시리즈(액티브4, 액티브4프로)를 글로벌 시장에 공개했다. 신제품은 자급제와 온라인 오픈마켓 등을 통해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모델로 국내 출시도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탭 액티브 시리즈는 ‘튼튼함’에 초점을 맞춘 러기드 태블릿이다. 러기드 제품은 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방수·방진 기능과 스크래치, 충격에 강한 소재를 적용해 내구성을 끌어올린 기기를 일컫는다. 해외에선 군인과 경찰, 건설 현장 관계자들이 러기드 태블릿을 활용한다. 삼성전자는 여행과 익스트림 스포츠 등을 즐기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잡았다. 파손 가능성 등을 고려해 고성능 제품과 함께 활용할 ‘세컨드 태블릿PC’를 찾는 이가 적지 않다고 판단했다.

시장 테스트도 끝났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국내에 처음으로 러기드 스마트폰인 갤럭시엑스커버5를 선보였다. 미국 육군 납품 규정인 ‘밀스펙’ 등 뛰어난 내구성을 갖췄음에도 출고 가격이 27만5000원 선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엑스커버5는 출시 후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당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며 “러기드 태블릿PC 차기작에 대한 기대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달 초 교육용 태블릿 LG 울트라탭을 선보였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비대면 교육 수요에 대응한 제품이다. 지난해 모바일사업에서 철수한 LG전자가 태블릿 신제품을 출시한 건 3년 만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초·중·고교 학생 1인에게 1대의 스마트 기기를 보급하는 1인 1스마트기기 사업 등 비대면 교육 시장과 B2C 시장을 겨냥해 전략적으로 출시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업계가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것은 태블릿PC 수요가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글로벌 태블릿PC 출하량은 지난 2분기 3480만 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11% 줄어든 수치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